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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소설을 썼다. 생소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처럼 영역과 경계를 많이 따지는 곳에서는 쉽지는 않은 일이다. 작가 이종철은 서양 근대 철학, 특히 근대 독일철학을 전공한 철학자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다. 지난 몇 년 전부터 그는 에세이철학에 심취해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형식의 글을 써왔다. 이 소설은 이런 실험적 글쓰기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전공과 장르를 불문한 글쓰기가 드디어 소설 쓰기까지 발전한 셈이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흔하지 않다. 사르트르의 경우는 철학자로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는 소설도 꽤 썼다. 덕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만 철학자의 신념을 지키고자 그 상을 거부했다. 10여 년 전 영화로도 나온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인 파스칼 메르시어의 본명은 피터 비에리(Peter Bieri)인데, 그는 하이델베르크 대학 철학부 출신으로 독일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한 철학 교수이다.
출처 : 교수신문(https://www.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