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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셀모스의 증여론 강독 1
  • 김병철
  • 등록 2026-10-12 15:21:51
  • 수정 2026-10-12 15:23:47
  • 서문



Je n'ai jamais trouvé d'homme si généreux

et si large à nourrir ses hôtes

que « recevoir ne fût pas reçu »,

ni d'homme si... (l'adjectif manque)

de son bien

que recevoir en retour lui fût désagréable 


나는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관대하고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러한 사람은 받는 것조차 싫어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소유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그러한 사람은 그것을 돌려받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자기 소유물을 너무나 소중히 여겼다.

그는 자기 소유물을 받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자기 소유물을 너무나 사랑해서 받는 것조차 싫어했다.

나는 그렇게 관대하고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주석


전체 해석 (Traduction et Sens)"나는 자신의 손님들을 대접함에 있어 너무나 관대하고 통이 커서 '받는 것이 (단순히 빚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또한 자신의 재물을 주는 데 너무나 [아낌이 없어서 / 인색해서] 답례를 받는 것이 그에게 불쾌한 일이 되는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13세기 고대 노르드어 시 모음집 《하바말(Hávamál)》 제39절의 일부로, 오딘 신이 전하는 관대함과 상호주의에 관한 지혜를 담고 있다. 이 문장은 너무나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남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으며, 답례를 받는 것 또한 불쾌해하지 않는다는 덕목을 강조하며 고대 바이킹 사회의 선물을 교환하는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막셀모스는 그의 증여론의 서문에  《하바말(Hávamál)》의 시 일부를 배치하여 선물이란 주어지고 그 선물을 받고 다시 답례로 돌려 주는 것이며 이러한 선물의 교환이 상품경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회적인 전체 반대급부의 구조속에서 순환하는 것임을 인용한 시를 통해서 암시하고 있다. 


환대란 나의 경계 밖에 있는 타자를 주체인 나와 동등한 자로 간주하여 손님으로 맞이하는 것이다.자크 데리다는 그의 강연집 <환대>에서 언어학자 에밀 벤베니스트(Émile Benveniste)의 연구를 바탕으로, 환대를 뜻하는 프랑스어 'Hospitalité'의 라틴어 어원인 'Hospes'와 'Hostis'의 결합에 주목한다. 데리다의 주장에 의하면 프랑스어 'Hospitalité'는 라틴어 어원인 'Hospes'와 'Hostis'의 결합으로 파생된 단어인데 라틴어 Hospes는 평등한 관계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영접하는 주인을 의미하고 Hostis는 본래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이방인(Stranger)'을 뜻했으나, 역사적으로 공동체의 경계를 위협하는 '적(Enemy)'이라는 의미로 변화했다고 그는 서술 한다.


데리다는  이 어원적 분석을 통해 환대(Hospitality)의 중심에는 이미 적대성(Hostility)이 내포되어 있음을 밝혀낸다.데리다는 환대와 적대라는 이 상반된 두 개념을 합성하여 '호스티탈리티(Hostipitalité, 적대적 환대)'라는 신조어를 제시한다. 


이는 환대가 언제나 적대로 뒤바뀔 수 있는 위험천만한 긴장 상태에 놓여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환대는 조건적 환대와 무조건적 환대로 구분된다.조건적 환대는 현실의 법과 제도로 말미암아 이방인에게 일정한 조건(신원 증명, 체류 기간, 규칙 준수 등)을 요구하게 된다.주인이 손님을 환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공간이 '내 것'이라는 주권(Sovereignty)을 주장해야 하며, "여기서는 내 규칙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순간, 환대는 이방인을 통제하고 배제하는 또 다른 형태의 적대이자 폭력이 된다. 


반면에 무조건적 환대는 윤리의 영역에 속한 것이어서 이방인이 누구인지, 왜 왔는지 묻지 않고, 아무런 조건 없이 문을 열어주는 절대적 환대이다. 상대가 나를 해칠 수 있는 '호스티스(적)'일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위험을 감수한다.그런데 이 두가지 조건적 환대와 무조건적 환대는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서로를 파괴하는 모순적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불가능한 이념인 무조건적 환대와 현실의 조건적 환대는 서로 양립 가능한 관게항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호스티스'는 환대의 이면에 숨겨진 '이방인이자 적'의 얼굴이며 환대가 이방인을 환영하는 윤리적 행위인 동시에, 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방인을 통제하려는 적대적 행위(Hostility)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데리다는 헤겔 법철학의 구분들 즉 가족, 시민사회, 국가등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이방인을 맞이 할 때  국가(L'État-nation)나 시민사회는 법과 제도로 이 경계를 나누려 하지만, 환대 안에는 이미 언제든 적대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Problematic)이 내포되어 있다고 지적 한다.


 인간은 가족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출발해, 경제적 이익이 충돌하는 시민사회를 거쳐, 궁극적으로 '국가'라는 보편적 공동체 안에서 자유를 실현하지만 국가나 시민사회가 설정한 '안과 밖', '우리와 타자'의 경계가 과연 정당한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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