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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괘 火雷噬嗑(화뢰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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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6-09-07 13:33:12
  • 방해물을 씹어 부수고 상하를 합하는 서사

제21괘 火雷噬嗑 – 방해물을 씹어 부수고 상하를 합하는 서사

☲ 상괘 : 불 (離火)

☳ 하괘 : 우뢰 (震雷) 

                                화뢰서합괘 


• 호괘(互卦): 수산건(水山蹇, ☵☶) → 진행 과정 속 장애와 내적 험난함

• 도전괘(倒轉卦/綜卦): 산화비(山火賁, ☶☲) → 실질적 척결(噬嗑)과 문화적 조화(賁)의 균형

• 배합괘(配合卦/錯卦): 수풍정(水風井, ☵☴)→ 엄격한 형벌의 궁극적 목적은 마르지 않는 생명수 공급(井)

• 착종괘(錯綜卦/交卦): 뇌화풍(雷火豊, ☳☲) → 처단을 통해 도달하는 풍요와 성대함

눈앞의 방해를 피하지 말고 직면하여 깨부수라. 그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합(合)의 길이 열린다.


1. 卦象의 서사

천둥(震)이 아래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번개와 불(離)이 위에서 찬란하게 번쩍이는 형상이 바로 화뢰서합(火雷噬嗑)이다. 번개치고 우뢰가 진동하여 따름으로써(同聲相應) 서로 모여 합하는 뜻이 있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로는 아침이 지나 한낮이 되는 때이고, 봄철이 지나 여름철이 되는 때이니 만물이 형통하여 서로 합하는 이치가 들어있다.  우뢰와 번개가 동시에 발동하여 온 천지에 왕성한 활동력을 뿜어내는 격렬한 형국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내면은 입안에 단단한 방해물이 끼어 있어 위아래 입술이 서로 합치지 못하는 답답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서합의 괘가 보여주는 진정한 묘미는 정체(停滯)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극복에 있다. 입안을 가로막은 그 단단한 장애물을 온 힘을 다해 씹어 부수면, 마침내 상하가 하나로 긴밀하게 합쳐지고 막혔던 소통의 흐름이 막힘없이 통하게 된다.

「噬」는 「깨물다」 또는 「씹는다」는 뜻이고 「嗑」이란 「합해지다」 또는 「합하다」는 뜻이다. 본괘는 離괘를 上卦로, 震卦를 下卦로 이루어진 괘인데 離는 「번개」를 뜻하고 震은 「우뢰」를 뜻하니 번개와 우뢰 사이에 어떤 사물이 있다면 부서지지 않을 것이 없음을 나타내는 괘이다.

또 卦體로 보면 上九효는 陽으로 괘의 맨 위에 있고, 初九효 역시 陽으로 괘의 맨 아래에 있으니 형상으로 보면 위/아래 치아를 상징하며 九四-陽이 그 가운데 격(隔)하고 있으니 반드시 그것을 깨물어야 위 아랫니가 합해지게 되므로 괘명을 「서합」이라고 한 것이다. 


2. 주역 본문과 해석

卦辭 (괘사)

• 원문: 噬嗑 亨 利用獄. (감옥 옥獄)

• 한글 음: 서합은 형하니 이용옥하니라.

• 직역: 서합은 형통하니, 형벌을 사용함이 이롭다.

• 해석: 물건이 입안에 있으면 위 아래의 턱을 격하게 되니 그것을 씹거나 깨물어 부셔야만 상하가 합해져 형통하게 되므로(噬嗑 亨)이고 옥을 사용한다는 것(利用獄)은 민심의 소재를 살피면 그 사회의 장애요인을 알 수 있고 그것을 알면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彖傳(단전)

• 원문: 彖曰 頤中有物 曰噬嗑 噬嗑而亨, 剛柔分 動而明 雷電合而章 柔得中而上行 雖不當位 利用獄也.

     (턱 이 頤, 우뢰 뢰雷, 번개 전電, 빛날 장章, 비록 수雖)

• 한글 음: 단왈 이중유물일새 왈서합이니 서합하야 이형하니라, 강유분하고 동이명하고 뇌전 합이장하고 유득중이상행하니 수부당위 이용옥야니라.

• 직역: 단에 가로되 턱 가운데 물건이 있음을 가로되 서합이니 씹어 합하여 형통하니라, 강과 유가 나뉘고 움직여서 밝고 우뢰와 번개가 합하여 빛나고, 유가 중을 얻어 위로 올라가니 비록 位는 당치 않으나 옥을 씀이 이로우니라.

• 해석: 턱(입) 가운데에 물건이 끼어 있는 것을 일러 '서합'이라 한다. 장애물을 씹어 합하여 형통해지니, 강함과 부드러움(剛柔)이 뚜렷이 나뉘고, 움직임이 지혜롭고 밝으며(動而明), 우뢰와 번개가 결합하여 그 위엄과 빛이 천지에 드러난다. 유약한 효(六五)가 중용(中)을 얻어 위로 나아가니, 비록 그 자리가 마땅치 않으나(不當位),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고 형벌을 사용하는 것이 이롭다.

「강과 유가 나누어진다」는 것은 하괘 震은 剛하고, 상괘 離는 유한데, 震은 아래에 있고 離는 위에 있으니 강한 것은 안에 있고 유한 것은 밖에 있는 것이므로 나누어 진다고 한 것이다.

「動而明」이란 震은 우뢰이고 離는 번개이니 우뢰와 번개는 광명하다는 말이며 「雷電合而章」이란 章은 「빛난다」는 뜻으로 우뢰는 동하면 위엄이 있고 번개가 칠 때는 밝은데 우뢰와 번개가 교대로 일어나면 그 빛남이 더한다는 말이다.

「柔得中而上行」이란 六五는 유한 것으로서 中을 얻고 지존(至尊)의 자리에 처해 있음을 말한다. 「雖不當位 利用獄」이란 六五는 獄의 주관자인데 음으로서 양이 자리에 처해 있으니 비록 정당한 자리는 아니나 단 「獄의 道」란 지나치게 강하면 난폭하여 상도를 잃고, 지나치게 유해도 獄의 상도를 잃게 되는데 六五는 강유를 겸비하였으니 用獄에 이롭다고 한 것이다.


大象傳 (대상전)

• 원문: 象曰 雷電 噬嗑 先王以明罰勅法.

• 한글 음: 상왈 뇌전 서합이니 선왕하야 명벌칙법하니라.

• 직역: 상에 가로되 우뢰와 번개가 서합이니 선왕이 이로써 벌을 밝히고 법을 신칙하느니라.

• 해석: 우뢰가 떨쳐서 위엄을 보이고 번개가 쳐서 밝게 빛남이 서합의 상이다. 선왕(先王)이 이것을 본받아 죄의 경중 유무를 밝히고, 위엄을 보임으로써 두려워 법을 어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벌(罰)이란 범죄자가 처분을 받는 것이고, 法이란 범죄에 대한 처분조문이며 칙(勅)이란 正이며 理이다. 우뢰는 동하면 위엄이 있고 번개는 무엇보다 밝은 것이니 선왕은 서합괘의 상을 보고 형벌을 명백히 결정하여 나라의 법을 바르게 세워 국법의 엄중함을 사람들이 알게 함으로서 법을 어기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3. 6효의 효사와 해석

初九:屨校滅趾 无咎, 象日 履校滅趾 不行也.

  (신길 구屨, 형틀 교校, 멸망할 멸滅, 발꿈치 지趾)

• 한글 음: 초구 구교하야 멸지 무구하니라, 상왈 구교멸지 불행야라.

• 직역: 발에 족쇄를 채워 발가락이 상하지만, 허물은 없다. 상에 가로되 ‘구교멸지’는 행하지 못하게 함이라.

• 해석: 校란 발에 채우는 형틀이고 屨란 채운다는 뜻이니 구교멸지(屨校滅趾)란 직역하면 발에 형틀을 채워 발꿈치가 잘린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발에 형틀을 채워 놓아 발뒤꿈치까지 덮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형벌은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형벌 중에서는 가장 경미한 것이다. 初九는 陽이지만 位가 없으니 아래 있는 백성을 상징하며 또 죄는 지었으나 初犯으로 죄가 경미하니 발에다 형틀만 채워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한편, 다시는 나쁜 짓이나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니(不行也)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이다.

• 서사적 의미: 죄가 아직 작을 때 가벼운 징계를 내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형국이다. 초기에 단호히 다스림으로써 더 큰 과오와 파국을 미연에 방지하는 지혜를 뜻한다.


六二:噬膚滅鼻 无咎, 象日噬膚滅鼻 乘剛也

    (살 부膚, 코 비鼻)

• 한글 음: 육이 서부호대 멸비 무구하니라. 상왈 서부멸비 승강야일새라.

• 직역: 육이는 살을 씹되 코를 멸하니 허물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서부멸비는 강을 탐이라.

• 해석: 滅鼻란 코를 벤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지만 噬膚滅鼻란 살갗이란 깨물기가 가장 쉬워 살갗을 깨물었는데 깊이 물었기 때문에 코까지 들어 갔다는 말이며 이는 형벌이 가중된다는 뜻이다. 六二는 음으로 본성이 유순하고 中正을 얻어 매사에 공정무사(公正無私)하여 用獄에 있어 正理대로 행하니 죄인이 쉽게 복종하게 되므로 「살갗을 깨문다」는 형용사를 취한 것이다. 六二는 初九를 승(乘)하고 있으나 初九는 양으로 강강(剛强)하여 불순한 자이니 반드시 중한 형벌로 다스려야 하며 이는 마치 살갗을 깨물었을 때 깊이 코까지 무는 것처럼 해야만 형벌이 효과를 내어 재범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이다.

象에 이르기를 살갗을 깨물고 코를 벤다는 것은 강한 양기를 승(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 음효가 강한 양효를 승하고 있는 것은 성정이 강촉한 자를 재판하는 것이니 이 때는 반드시 형벌을 가중해 처벌해야 하므로 噬膚滅鼻의 상황이 있게 된 것이다.

•서사적 의미: 유연하고 정당한 자리에서 악을 척결하려다 보니, 너무 과감하게 깊이 들어가 도리어 내 코가 다치는 유의 고통과 상처가 따를 수 있다. 그러나 대의를 위해 과감히 밀고 나가야 마침내 허물이 사라진다.


六三:噬腊肉 遇毒 小吝 无咎. 象日 遇毒位不當也

  (포 석腊, 고기 육肉)

• 한 글 음: 육삼 서석육하다가 우독이니 소린이나 무구리라.

 상왈 우독 위부당야일새라.

• 직역: 육삼은 딱딱하게 마른 포를 씹다가 독을 만나니, 조금 부끄럽고 근심이 있으나 허물은 없으리라. 상에 이르기를 독한 것을 만난다는 것은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 해석: 마른 고기는 굳고 단단하여 오래되면 반드시 독이 있다. 六三은 음으로서 양의 자리에 처해 있으니 정당한 자리가 아니므로 오래동안 압력을 받아 獄事를 판정하기 어렵고 형벌을 써도 죄인이 복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망을 듣게 되니 이는 마치 마른 고기를 씹다가 독한 것을 만난 것과 같다. 그러나 죄인을 심판하는 직책을 맡았으니 죄인에게 형벌을 주는 것은 결코 부당한 일이 아니므로 비록 원망을 듣는다 하더라도 조금 부끄러울 뿐 義에 있어서는 허물이 없다는 말이다. 

六三효가 마른고기(上九)를 씹다가 독한 것을 만난 상황이 된 까닭은 三은 음으로서 양의 자리에 처해 자신의 자리가 부당하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형벌을 받는 자가 복종하지 않는 것이다. 육삼은 유약한 재질에다가 不中正한 덕으로 벌을 주니 상대방이 쉽게 복종을 하지 않는 것이다(遇毒). 정응 관계인 上九 마른 고기를 씹지만 상구가 쉽게 복종하지 않고 원망을 하니 인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형벌을 준 것이 義에 어긋난 것은 아니므로 허물은 없는 것이다.

• 서사적 의미: 고질적이고 오래된 장애물에 부딪혀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발이나 부작용(독)을 겪게 된다. 일시적인 곤란과 원망을 사게 되지만, 끈기 있게 인내하며 끝까지 깨부수면 결국 허물을 면한다. 


九四:噬乾胏 得金矢 利艱貞 吉, 象曰 利艱貞吉 未光也.

  (마를 건乾, 포 치胏, 화살 시矢)

• 한글 음: 구사 서간치하야 득금시 이간정하니하리라.

상왈 이간정길 미광야라.

• 직역: 마른 고기를 씹다가 굳센 화살촉(금시)을 얻는다. 어렵고 고통스러울지라도 바름을 굳건히 지키면 길하다. 상에 이르기를 어렵더라도 곧고 바르게 함이 길하다 함은 아직 빛나지 못함이라.

• 해석: 살에 뼈가 있는 마른 고기를 건치(乾胏)라 한다. 九四는 자리가 至尊인 九五에 가까워 신하의 자리이니 간악한 범죄를 제거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자인데 뼈가 있는 마른 고기를 씹듯 어려움이 있을 때는 반드시 쇠로 만든 화살을 얻어 그 뼈를 발라내듯 해야 비로소 서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이른바 「金矢」란 金은 강하다는 뜻이고, 矢란 곧다는 뜻이니 강직하면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이 떳떳한 정신을 가질수 있다는 뜻의 비유사이며 이러한 자라야 간악한 범죄자를 굴복시킬 수 있으므로 得金矢라 한 것이다. 利艱貞吉이란 九四는 양으로서 음의 자리에 있으니 양이 비록 강하나 처한 자리가 유하기 때문에 견고하게 지키기 어려우니 반드시 어렵고 힘들더라도 곧고 바르게 지켜가면 吉하다는 뜻이다.

상에서 利艱貞吉 未光也 라고 한 것은 九四는 不中不正하므로 獄事를 다스림에 있어 반드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곧고 바르게 해야 길해지나 비록 길하다 해도 그 道에 있어서는 아직 빛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 서사적 의미: 난이도가 가장 높고 단단한 장애물을 뚫어내는 시기이다. 뼈를 씹는 듯한 극심한 고난을 이겨내고 중심을 잡으면, 강직하고 예리한 권한과 해결책(금시)을 손에 쥐며 마침내 큰 보상과 길함이 따른다.


六五:噬乾肉 得黃金 貞厲 无咎. 象日 貞厲无咎得當也

 • 한글 음: 육오 서건육하아 득황금이니 정려 무구리라.

 상왈 정려무구 득당야일새라.

• 직역: 마른 고기를 씹다가 황금을 얻으니, 바름을 지키되 늘 위태로움을 망각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 상에 이르기를 곧고 바르게 하며 위려하는 마음을 가지니 허물이 없다는 것은 처리가 정당하다는 것이다.

• 해석: 乾肉이란 딱딱한 고기다. 六五는 음으로서 양의 자리에 처해 있으니 正을 얻지 못한 까닭에 죄인에게 형벌을 내리나 복종하지 않는 것이며 이는 마치 딱딱한 고기를 씹을 때의 어려움과 같다. 「황금을 얻다」함은 黃은 중앙 土색이고 金은 강한 것이니 이는 강한 것이 中을 얻었다는 뜻이다. 五효는 존위에 있으면서 中까지 얻었으니 中道를 얻은 자로 獄事를 결정함에 있어서 공평무사하나 오로지 貞正을 지키고 항상 위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 서사적 의미: 존귀하고 중용을 얻은 위치에서 완고한 장애를 해소하는 형국이다. 유연하면서도 엄격한 태도로 사태를 해결하면 황금과 같은 중용의 덕과 큰 이득을 얻는다. 단, 권력의 자리일수록 매사 조심하고 위태로움을 경계해야 비난을 사지 않는다.


上九:何校滅耳 凶.  象日 下校滅耳 聰不明也

  (멜 하何, 형틀 교校, 귀밝을 총聰)

• 한글 음: 상구 하교하야 멸이 흉토. 상왈 하교멸이 총불명야일새라.

• 직역: 목에 무거운 칼(형틀)을 쓰고 있어서 귀까지 가려지니 흉하다.

상에 이르기를 머리에 질곡을 채워 귀까지 덮는다 함은 귀가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 해석: 何는 짊어지다. 부담하다는 뜻이니 「何枚滅耳」란 죄가 극악하면 머리에 질곡(枉楷)을 채워 그 귀까지 덮어 버리는 것으로 가장 무거운 형벌을 말한다.

上九는 陽으로서 陰의 자리에 있으니 不中不正하며 또 「서합」의 극에 있으니 성정이 음험하여 망동하는 자로 범죄에 대한 최고의 형벌을 가하니 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何校滅耳凶」이라 한 것이다. 본 괘의 각 효는 모두 씹거나 깨문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초효와 상효에 그 말이 없는 것은 대개 初六은 初犯으로 범죄가 가벼워 형벌을 판단하기가 쉽고, 上九는 죄악이 분명하여 복종여부를 불문하고 시비를 가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象에서 말하길 귀가 밝지 못하다는 것은 제멋대로 못하는 짓이 없이 방자하게 행동하고 그로 인해 악이 극에 달한 까닭에 何校滅耳라는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서사적 의미: 작은 경고와 악행을 무시하고 방해물을 끝까지 방치하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중죄를 짓고 파멸에 이르는 파국이다. 충고를 듣지 않는 귀가 멀어버린 격이니, 끝내 제거하지 못한 악이 스스로를 집어삼키는 대흉(大凶)의 경고다. 


4. 기미를 알아차리는 효와 견기이작(見幾而作) 메시지

주역에서 견기이작(見幾而作)이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곪아 터지기 전, 미세한 조짐(幾)을 포착하여 지체 없이 즉각 결단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4.1. 조기 경보와 미연 방지의 기미: 初九 (屨校滅趾, 无咎)

    • 기미의 상징: 발에 착고를 채워 발가락이 상하는 형국으로, 과오와 모순이 아직 작고 경미하게 싹트는 초기 단계입니다.

   • 견기이작 메시지: "작은 문제를 방치하면 뼈대를 흔드는 중죄로 번진다"는 징후를 초기에 알아차려야 합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않도록, 악습이나 규정 위반이 감지되는 즉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가벼운 제재와 교정 조치를 단호히 취해야(作) 허물을 면합니다.

  4.2. 가장 단단한 핵심 모순을 돌파하는 결단의 기미: 九四 (噬乾胏, 得金矢. 利艱貞, 吉)

    • 기미의 상징: 뼈가 붙은 마른 고기를 씹다가 굳센 쇠화살촉(金矢)을 얻는 자리로,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가장 단단한 장애물과 정면 충돌하는 순간입니다.

    • 견기이작 메시지: 문제의 핵심에 다가갈수록 저항과 반발이 극에 달한다는 위기의 기미를 통찰해야 합니다. 이때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말고, 쇠화살촉과 같은 강직한 원칙(金矢)과 고통을 견디는 바름(艱貞)을 쥐고 정면 돌파해야 마침내 장애를 깨부수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4.3. 반면교사의 파국 기미 (기미를 무시했을 때): 上九 (何校滅耳, 凶)

    • 기미의 상징: 목에 무거운 칼을 쓰고 귀까지 가려져 피를 흘리는 형국입니다. 초구의 작은 경고를 무시하고 타협을 거듭하다가 충고를 듣는 귀가 완전히 멀어버린 상태입니다.

    • 견기이작 메시지: 주변의 조언과 내부의 경고음을 "별일 아니겠지"라며 뭉개는 순간이 곧 파멸로 직행하는 기미입니다. 이 징후가 보이면 체면을 버리고 즉각 모든 것을 멈추어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5. 현대인을 위한 메시지

화뢰서합의 핵심은 "눈앞의 가시와 장애를 두려워하여 삼키지도 뱉지도 못한 채 끙끙 앓지 말고, 온 힘을 다해 깨부수라"는 데 있습니다.

5.1. 개인적 삶에서의 활용 포인트

   • 나쁜 습관과 미루는 타성의 조기 절제 (초구의 지혜)

    ㅇ 기미: "오늘 하루쯤이야", "내일부터 해야지"라며 낭비하는 시간, 디지털 중독, 미세하게 일상을 갉아먹는 게으름의 싹입니다.

    ㅇ 실천: 발가락에 작은 통증이 올 때 멈추듯(屨校滅趾), 충동이 생길 때 앱을 즉시 삭제하거나 환경을 차단하는 작은 페널티 루틴을 선제적으로 실행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냅니다.

   • 관계 속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는 용기 (육이·육삼의 지혜)

    ㅇ 기미: 상처받기 두려워 갈등을 덮어두거나, 유해한 관계임을 알면서도 정에 이끌려 미봉책으로 질질 끄는 순간입니다.

    ㅇ 실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 코가 베이거나(육이) 쓴 독을 삼키는 듯한 일시적 고통(육삼)이 따르더라도, 솔직하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대화를 시도하여 고질적인 갈등의 가시를 씹어 부수어야 합니다.

5.2. 비즈니스 및 조직 관리에서의 활용 포인트

   • 상벌의 명확화와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 - 명벌칙법(明罰敕法) (대상전의 지혜)

    ㅇ 기미: 사내 정치, 온정주의, 파벌 싸움으로 인해 원칙이 무너지고 유능한 인재들이 의욕을 잃는 징후입니다.

    ㅇ 실천: 번개처럼 명확하게 기준을 밝히고 우레처럼 단호하게 집행해야 합니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확립하여 불공정과 비효율이라는 사내 장애물을 단칼에 제거해야 조직의 상하 소통이 비로소 하나로 통(合)하게 됩니다.

   • 핵심 리스크와 고질적 부실의 정면 돌파 (구사·육오의 지혜)

    ㅇ 기미: 적자가 누적되는 사업부, 시장성이 다한 레거시 제품, 결함이 발견된 프로젝트를 책임 추궁이 두려워 묵인하려는 순간입니다.

    ㅇ 실천: 뼈를 씹어 화살촉을 얻듯(九四 噬乾胏 得金矢)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나 피벗(Pivot)을 감행해야 합니다. 단, 권한을 행사할 때는 육오(六五)의 황금처럼 공정하고 사심 없는 중용을 지키며 위태로움을 잊지 않아야(貞厲) 반발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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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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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iceye2026-09-07 21:43:27

    화뢰서합의 핵심을 ‘장애를 피하지 않고 깨부수어야 비로소 합(合)이 열린다’는 실천의 지혜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견기이작의 관점은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모순과 타성을 방치하면 결국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조율은 무조건적인 타협이 아니라, 합을 가로막는 것을 분별하고 때로는 단호하게 제거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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