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철학자 이종철 著 〈철학은 반란이다〉를 손에 쥐었다. 어서 서평을 써서 功德을 쌓고는 싶었는데 완독하기에는 아직 좀 멀었다. 다른 평소 공부해야 할 것도 있는 데다가 이 책은 내가 購入한 속칭 ‘내돈내산’의 책이기 때문에 서평을 서둘러 올려야할 부채의식(?)에 쫓기지 않아 다소 게으르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서평을 올릴 수가 있는 것은 이 책을 一見해본 바 전체적인 얼개가 있기보다는 논설집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일부를 인용해도 충분히 논평의 글이 될 만하기 때문이다. 이종철 박사는 “칸트와 이승만” 단락에서 철학공부는 해도 철학을 하지 못한다는 칸트의 지적을 오늘에 되살려 이 땅의 철학자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여기서의 철학자는 정치인 등 실천철학이 요구되는 폭넓은 의미로 보아두어야 하겠다. ) 저자는 경험론과 합리론을 ‘중재’한 칸트처럼 진영논리에 함몰된 오늘날의 대한민국 사회에도 칸트의 묘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묘책이라고 내세우기는 쑥스럽지만 이 자리에서, 필자는 卽前에 어떤 서평에 관하여 말하기를 “서평에 자기 이야기를 쓰다니” 하며 비판한 바 있었는데 바로 똑같은 행위를 하는 我是他非의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필자는 한국사회의 진영논리는 “이념논쟁”으로 풀이될 것이 아니고, “팩트 자체에 충실”하여 살펴보면 미국의 인종갈등과 같이 뿌리가 다른 이 나라의 구성원들이 한반도를 대륙 혹은 해양에 가까이 두려는 兩 ‘비주류’ 세력의 갈등이며 결국 한반도 구성원 主流의 역사적 “팩트 자체에 충실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이념과 영혼〉). 初代 대통령 이승만의 평가에 있어서도 보수 혹은 진보의 이념적 가치관으로 보지 않고 팩트에 충실하면 이승만은 김구와 함께 민족진영의 지도자이며 당시 비록 정치적 경쟁자는 되었더라도 크게 보아 ‘동일진영’인 것이 팩트이다. 다만 당시의 만주중앙아시아군벌세력과 반도내친일세력은 오늘날에도 정치적 후예의 持分은 있으나 딱히 그들의 元祖 지도자로 내세울 인물이 없다보니 김구 혹은 이승만 둘 중 하나만을 취하고 다른 지도자를 폄하(貶下)하여 떼어내려 하는데 여기에 ‘凡민족진영’은 굳이 휘둘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마치 필자가 칸트와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옳은 주장과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정말 人類史에 검증된 智慧임을 확신할 수 있느냐에서 철학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예수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간음한 여자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 등) 그런데 그러한 생각과 행동이 진정 가르침에 충실함을 확신할 수 있음으로 靈的 성취도의 차이는 큰 것이다. 그 전에는 일개 주장에 불과했던 것을 칸트의 방법론에 충실한 철학에 기반한 ‘학설’이 되게끔 格上할 기회를 준 칸트 先生과 이종철 박사에 감사를 드린다.
철학은 반란이다
책 소개
〈철학은 반란이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들고 나온 이 책은 필자가 지난 몇 년 동안 써온 ‘에세이 철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에세이철학’은 철학의 기존의 학술 논문이나 연구서 등과 달리 철학의 분야나 장르를 넘어서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쓰는 철학의 한 분야다. 기존의 학술 논문들이 각주와 레퍼런스 들로 무장한 A4 10 장 짜리 글리 정형화된 것에 식상한 에세이 철학은 그런 각주나 레퍼런스에 구애받지 않고 쓰는 자유로운 글이다.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 왜 철학은 반란인가? 5
Ⅰ. 한국과 한국인 비판 10
1. 한국인들의 무례 12
2. 한국인들의 불행 16
3. 한국인들의 거짓말 22
4. 한국인들과 칭찬 26
5. 한국인들의 극단적 사고 30
6. 한국인들과 종교 34
7. 한국인들의 자기감정 41
8. 한국인들과 공부 46
9. 한국인들의 서구 콤플렉스 51
10. 조선과 북한의 ‘초록이 동색’ 62
11. 획득형질이 유전되는 괴이한 사회 67
12. 어떻게 일으켜 세운 나라인데 75
13. 사랑은 아무나 하나? 80
Ⅱ, 해석과 비판 86
1. 언필칭 K-Philosophy가 존재하는가? 88
2. 최근의 한류 현상을 둘러싼 논쟁 비판 93
3. 한류 현상과 인문학 97
4. 인문학의 위기 담론 비판 100
5. 주입식 암송교육과 사대주의 106
6. 이어령 교수의 〈제망매가〉 해석에 대한 비판 110
7. 송재윤 교수의 주자학적 관념성 비판 116
8. 이 한우의 논어 강의 비판 119
9. 신영복 선생의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의 해석에 대한 비판 124
10. 우물안 개구리와 조선의 선비들 133
11. 뉴라이트의 열등 심리학과 컴플렉스 137
12.김상봉 선생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신학』 출간과 〈한겨레〉 인터뷰 139
13. 칸트와 이승만 145
14. 박정희의 5.16, 혁명인가 쿠데타인가? 152
15. 김훈과 김민웅 둘 다 틀렸다. 156
Ⅲ, 철학과 사상 비판 162
1. 포이어바흐의 기독교 비판에 대한 재비판 164
2. 헤겔과 청년 마르크스의 철학관 169
3. 한글 유감 173
4. 한국인의 사유와 일본인의 사유의 차이와 비판 177
5. 문제는 악의 평범성이 아니다. 182
6. 개인의 자유와 서구의 몰락 187
7. 공자와 나이 191
8. 향원은 덕의 적이다(鄕愿,德之賊也) 198
9.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202
10. 돈오돈수(頓悟頓修) 인가 돈오점수(頓悟漸修) 인가? 206
저자 프로필 210
작가정보
저자(글)
이종철은 연세대 정법대를 졸업한 후 문과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교원대, 숙명여대, 서울여대 등에서 강의했고, 몽골 후레 정보통신대학 한국어과 교수와 한국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한남대 초빙교수를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은퇴를 했고, 현재는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전임연구원으 재직하면서 〈브레이크뉴스〉와 〈저널인뉴스〉의 칼럼니스트로 재직하면서 ‘에세이철학’ 분야를 새로 개척하고 있고, NGO 환경단체인 〈푸른아시아〉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 《철학과 비판 - 에세이철학의 부활을 위하여》와 《일상이 철학이다》가 있고, 2025 4월에는 격동의 시대 1980년대를 철학 소설로 표현한 〈그대에게 가는 먼 길〉 1부를 출간했다. 에세이 철학 관련해서 〈네이버 프레미엄 서비스〉에 정기적으로 기고를 하고 있다. 공저로 《철학자의 서재》, 《삐뚤빼뚤 철학하기》, 《우리와 헤겔철학》 등이 있으며, J. 이뽈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 2), A. 아인슈타인의 《나의 노년의 기록들》, S. 홀게이트의 《정신현상학 입문》, D. 로즈의 《헤겔의 법철학 입문》,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Ⅰ,Ⅱ》(2, 3, 4/공역), 《무엇이 법을 만드는가》(공역) 등 다수의 책들을 옮겼다.
출판사 리뷰
‘에세이 철학’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필자는 여러 곳에서 답변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에세이 철학’은 자신의 삶과 시대 그리고 사회를 반성한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일상언어로 표현한 철학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실상을 돌아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학문성과 과학성이라는 미명하에 각주와 레퍼런스에 묻혀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자기 생각이 없다 보니 자기 언어를 갖기도 힘들어서 철학은 추상 개념을 남발하게 되고, 대중들의 철학적 관심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되어 소수 전문가들의 비밀스런 코드로 전락하는 경우들이 많다. 남의 사상에 올라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보니 자신들의 삶이나 사회 그리고 시대와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 말하자면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이야기들이 태반인 경우가 많다. 오늘 날 점점 인문학의 위기 담론이 넘치는 현상은 전문 철학자들과 철학들이 이처럼 대중으로부터 소외된 데 기인한 바 크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생각과 자기 언어, 자신들의 삶과 시대 등을 강조하는 에세이 철학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에세이 철학이 생각처럼 만만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적 삶과 일상 언어, 후썰 식으로 말하면 생활세계(Lebenswelt)나 분석철학에서 말하는 일상언어(ordinary language)의 본질과 맥락, 전체성과 깊이 등을 통찰하고 기술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다. “밥짓고 물긷는 데 도(道)가 있다.”고 임제 선사가 말씀하셨지만, 이 ‘일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일상은 그야말로 온갖 이데올로기들의 전쟁터이고, 이념의 장막 속에서 은폐되고 곡해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일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판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이런 비판의 정신을 독일 관념론의 비판 철학 이상으로 당나라 선사들의 사무라이같은 언사들에서 찾고 있다. 임제(臨濟) 의현(義玄) 선사는 깨달음을 구하는 과정에서 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殺佛殺祖)고 일갈 했다. 말하자면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말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대중이 이 말을 지키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런 정신을 결코 잊지 말하야 할 것이다. 에세이 철학은 다른 어떤 철학보다 이 살불살조의 정신에 충실하고자 하는 철학이다. 필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에세이 철학 관련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를 해왔다. 덕분에 지난 몇 년 동안에 〈철학과 비판〉(수류화개, 2021)와 〈일상이 철학이다〉(모시는 사람들, 2023)을 출판했고, 2025년에는 에세이 철학으로 단련된 문체를 가지고 〈그대에게 가는 먼 길〉(중앙미디어, 2025)도 썼다. 〈철학은 반란이다〉도 기존에 출간한 책들의 연장 선상에 있지만, 특별히 여기서는 논쟁과 비판, 반란과 전복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할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한국인들의 자화상〉이란 제목하에 한국인들의 특성과 개성, 그리고 문제점 등을 비판적으로 기술했다. 2022년 대선 때 썼던 정치 담론 2편도 파탄과 탄핵으로 얼룩진 윤석열 정부의 실상을 정확히 예측해 놓았기 때문에 이 책에 끼어 놓았다. 2편은 〈해석과 비판〉이란 제목으로 최근의 한류 현상, 이른바 K-Philosophy과 인문학의 위기 등을 기술했다. 아울러 여기에는 인문학과 철학 분야에서 많이 알려진 이어령, 송재윤, 신윤복, 이한우, 김상봉, 김훈, 김민웅, 이승만, 박정희 등에 대해 실명으로 비판하고 기술했다. 실명 비판은 한국 사회에서 금기와 같지만, 필자는 이들에 대해 인식 공격 보다는 인문학과 철학에서의 논쟁을 진작하기 위해 썼다. 오늘 날 인문학과 철학이 점점 위기담론 뒤로 몸을 가리면서 축소되는 현상은 허구헌 날 외국의 사상과 철학을 수입하느라 정작 우리 시대, 우리 사회, 우리 사상의 문제는 완전히 뒷전으로 물러난 데도 큰 원인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 3부는 〈철학과 사상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사상과 철학의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논의하고 비판해보고자 했다. 여기에는 포이어바흐의 종교 비판에 대한 마르크스의 재비판, 한국인의 사유와 일본인의 사유의 차이와 비판, 한나 아렌트의 유명한 ‘악의 평범성’ 비판, 서구의 개인주의 비판을 다뤘다. 또 공자를 통해 한국사회에서의 세대 변화도 비판해보았다. 마지막으로 흔히 생각하는 불립’문자와 말할 수 없는 세계로 통칭되는 깨달음’의 문제를 언어의 차원에서 냉정하게 비판해 보았고, 성철 선사의 지눌 선사에 대한 비판에서 제기된 ‘돈오돈수(頓悟頓修)와 돈오점수(頓悟漸修)’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보았다.
이처럼 목차에서 드러난 이 글의 내용은 한결같이 논쟁과 비판으로 일관되고 있다. 철학자들은 ‘언어’라는 도구를 매개로 사무라이 이상으로 싸움을 좋아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끊임없는 비판을 통해 반란과 전복으로 점철된 철학사만 보아도 그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필자는 이런 비판의 정신이 한국 철학계에서 실종된 현상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한편 그런 정신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철학은 반란이다〉는 제목을 달아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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