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지나친 진보주의’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열정이 지나쳐서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보이데올로기 敎條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혹은 그 교조의 원천(유럽좌파학회 등)에 대한 충성이 지나친 이유로 인해, 현실에 대한 올바른 분석이 없는 경우를 가리킨다.
인터넷 여성신문에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전경찰대교수가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 그리고 그를 따르는 젊은 남자들”의 현상에 대한 견해를 말했다 표교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상황을 살피고 차분하고 따뜻하게 다가서지 않는다면, 그저 ‘이상하고 귀찮은 존재’로 밀어내고 무시해버린다면, 우리 사회는 점차 ‘소수 남성’의 소외와 반발이 여성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분노와 공격으로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라고 했다. 필자는 남성연대의 회원도 아니고 앞으로도 참여할 가능성이 없기도 하지만 비슷한 문제의식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입장으로서 말하건대, 진보교조주의자들은 ‘이들’에게 ‘살피고 따뜻하게 다가설’ 의사가 없음은 물론 그 능력도 되지 않는다. ‘이들’의 요구를 경청해주는 것은 곧 ‘젠더동등’이라는 진보교조키워드를 버리는 것으로서 진보교조주의자들의 존재의미와 정체성이 상실됨을 뜻한다. 표교수는 남성연대에 참여하고 성대표의 분향소에 찾아온 남성들만을 그 취지에 찬동하는 집단으로 보며 ‘소수 남성’이라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이들’은 결코 소수가 아니고, 대한민국 남성 중 ‘성공가도를 달리’거나 ‘진보혁명을 꿈꾸는’ 일부 똑똑하고 능력 있는 남성을 제외한 절대다수이다. 다만 이들이 가진 사회적 위치가 보잘 것 없기 때문에 사회운동 면에서 이제까지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적극적인 추진력도 그다지 가지지 않은 자들이기 때문에, 남성운동에 실제로 참여한 자는 여타의 이념운동 등에 비하면 전체에 비해서는 소수에 불과하다.
남성운동의 주체는 성적 소수자도 아니고 가부장적 지배 욕구를 가진 자들도 아니다
이대로 두면 남성운동 참여자들이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향해 분노할 것이라는 표교수의 예언은 그가 진보교조주의에 사로잡혀, 남성운동이라는 것이 마초이즘이며 남자답지 못한 자들을 경멸하는 운동이리라는 짐작에 따른 것이다. 물론 자연스런 남성성의 발현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저항의 성격은 있다. 표교수는 다시 “동시에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에게 다가갈 경우 의외로 쉽게 마음을 열고 손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성차별의 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다. ‘다수와 소수’의 문제며 ‘강자와 약자’의 문제요, ‘지배와 착취’의 문제다.”라고 했다. 다시 말하지만 마음을 열고 손을 잡는 것은 그들이 진보교조를 버릴 경우에야 가능하다. 성차별의 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필자가 오래 전부터 주장했던 것으로서 강자의 약자에 대한 지배와 착취에 관련한 문제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수와 소수’의 대결에서 다수를 강자라고 하는 것 역시 그가 진보교조주의에 매여 있는 탓이다. 남성운동이 강조하는 것은 소수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것이 아니다. 권력, 금력, 조직력을 갖지 못한 다수가, 소수이면서도 힘을 가진 계층에 억눌리는 상항을 타파하려는 것이다. 표교수는 그가 벗어나지 못하는 진보교조에 따라 “여전히 남성이 다수자, 강자, 지배자, 착취자인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를 ‘소수, 약자, 피해자’로 느끼는 남성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강자, 지배자’의 정체성을 찾으라고 요구하기보다 ‘같은 약자’ ‘오랜 기간 약자였던’ 다른 성의 경험과 느낌을 나누며 대화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을 이었다. 표교수는 또 뜬금없이 “미국, 프랑스, 뉴질랜드 등 전 세계적으로 ‘동성결혼 합법화’가 확산되는 21세기의 다른 한 구석에선 호모포비아와 명예살인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남성 권리’ 운동에 대한 여성계와 사회 전반의 진지한 관심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성별이나 성적 취향 등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라 말하면서 남성운동을 이른바 성이념 갈등문제와 동일대상에 올려놓았다. 지금의 남성운동의 발생배경은, 지나치게 만연한 진보주의에 의한 국가사회 해체의 초기단계 현상이다. 좌파는 저들의 진보교조인 ‘젠더동등’을 내세워 국방력 약화 및 사회질서의 해체 등을 꾀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모순으로 우선은 그들 운동 스스로에도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남성연대라는 특정단체의 성패와는 관계없이 그 운동취지는 앞으로 잘 발전될 것이니 똑똑한 진보교조주의자들은 염려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당신들은 계속 진보교조에 맞춰, 연장자와 젊은이의 주장의 평등, 공부 잘하는 아이와 안하는 아이의 평등, 남자와 여자의 역할의 평등을 주장하라. 다만 그 구호가 기득권층에 이용되어 불평등 사회를 심화시키는 것을 알고는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진보교조주의자들이 변할 가능성은 없지만, 적어도 양심의 가책은 느끼고 있어야 장차 국가체제붕괴촉진의 수준으로 진보주의가 앞서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