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동아일보)국교위 제67차 전체회의에서 김경회 국교위 문해력 특별위원장이 '교과서 한자병기 보도' 등과 관련, "(한자교육 강화 등에 대해) 충분히 개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 발언에 발언에 대해 논란이 많다.
한쪽은 문해력 증진을 위해 당연한 처사라고 보는데 반해, 다른 쪽은 57년 전 사라진 교과서 한자병기를 논의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한자 병기가 문해력 증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여부이다.
먼저 문해력 저하를 한자 사용 부재에서 찾는 것 자체가 단견이다. 요즘 학생들은 과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어 무엇보다 절대 독서량이 과거의 학생들에 비해 적다. 게다가 '쇼츠'와 같이 즉흥적 반응을 요구하는 짧은 동영상들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마비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온라인 수업이나 동영상 강의 같은 것은 일방향이어서 학생들이 사고할 여지도 주지 않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지 않고서 단순히 한자병기를 통해 문해력 개선을 유도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이다.
다음으로 과연 한자를 병기하면 문해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도 문제이다. 한자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각각의 글자에 대한 의미를 아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장의 의미는 단순히 단어의 뜻을 안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장은 여러 단어들의 조합과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맥락과 문맥이 중요하고, 이런 것들을 알 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독서량을 요구한다. 문제는 절대적인 독서량에 있다!
세번째로 낯선 개념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자 병기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이다. 단어의 뜻은 단순히 한자 병기가 아니라 사전 참조가 절대적이다. 외국의 사이트에서는 어려운 단어를 클릭하면 의미를 알려주는 말풍선이 지원되는 경우가 있고, 독일이나 프랑스의 사이트에서는 아예 사전까지 지원해주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학생들도 사전을 일상적으로 참조할 수 있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는 사전을 보면서 자국어는 사전을 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문해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자 병기는 가뜩이나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어린 학생들이 독서를 더 회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한자 병기는 그에 수반되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수도 없이 많다. 타이핑을 할 때도 이중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데서 비효율적이다. 굳이 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별 교육이나 선택 과목을 통해서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국교위가 한자 병기를 부활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그들의 비현실적인 의식을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