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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게서 배우다 1
  • 김병철
  • 등록 2026-06-19 21:57:13


莊子 內篇

第1篇 逍遙遊


北冥有魚하니 其名爲鯤이니

鯤之大는 不知其幾千里也로다

북녘 검푸른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몇천 리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북명(北冥)은 북쪽 끝의 바다, 곧 북해를 가리킨다. ‘冥’은 일부 판본에서 ‘溟’으로 기록되며, 이는 어두운 색을 뜻하거나 끝없이 아득한 상태를 의미한다. 동방삭의 《십주기》에서는 바닷물이 검푸른 것을 ‘명해’라 하며, 바람이 없어도 큰 파도가 이는 바다로 설명하였다. 또한 嵆康 은 ‘끝이 없어 아득하다’는 뜻으로 풀이했고, 간문제 는 ‘멀고 끝이 없기 때문에 명이라 한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주석들을 종합하면 북명은 ‘검푸른 바다’와 ‘끝없는 바다’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문헌에는 ‘궁발의 북쪽에 명해가 있다’라는 구절도 나타나며, 이는 북쪽 끝에 존재하는 아득한 바다를 지칭한다. 동방삭은 전한 무제 때의 인물로 전설에 따르면 신선술에 능했고,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장수를 누렸다고 전해진다. 嵆康 은 위‧진 시대의 인물로 죽림칠현 가운데 한 사람이며, 223년에서 262년까지 활동하였다. 간문제 가 속한 ‘양(梁)’은 남북조 시대 남조의 나라 이름이다. 《석문》은 당나라의 육덕명 이 저술한 《경전석문》을 가리킨다. 정리하면, 북명은 단순히 지리적 바다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검푸른 색’과 ‘끝없는 아득함’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대의 학자와 인물들이 이를 해석해 왔다.

곤(鯤)은 물고기의 이름으로, 청나라의 곽경번은 방이지의 견해를 따라 곤이 본래 작은 물고기의 이름이었으나 장자가 이를 큰 물고기의 이름으로 사용했다고 풀이하였다. 이는 작은 곤을 거대한 물고기로 표현함으로써 만물이 평등하다는 제물 의 뜻을 암시한다. 곤을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비유한 것이라면, 〈제물론〉에서 “천지도 한 개의 손가락이고 만물도 한 마리의 말이다”라는 구절은 큰 것을 작은 것으로 비유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이는 곤을 단순히 ‘큰 물고기의 이름’으로 풀이하였다.

곤의 크기는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다”라는 구절은 곤의 거대함을 강조한다. 당나라 성현영은 《현중기》를 인용하여 동방에 큰 물고기가 있어 머리를 지나가는 데 하루, 꼬리를 지나가는 데 7일이 걸리며, 출산하는 3일 동안 바다가 붉게 변한다고 설명하였다. 1리의 길이가 약 400미터임을 고려하면 곤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원진은 곤과 붕의 거대함을 지인의 도가 크다는 것에 비유한 것이며, 이어서 작은 사물들을 언급한 것은 곤과 붕의 지극한 크기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따라서 곤은 본래 작은 물고기의 이름이었으나 장자에 의해 거대한 물고기로 재해석되었으며, 이는 만물의 크고 작음이 상대적임을 보여주는 철학적 장치이다. 곤의 거대함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장자가 말하는 절대 자유와 만물 평등의 사상을 드러내는 중요한 비유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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