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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14 《확인》
  • 조율여백
  • 등록 2026-08-14 08:51:24

●위 이미지는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되었습니다.


                          《확인》

                                      조율여백 이수진

4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저는 유별나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그것을 다시 구조화하고 의미화하려는 과정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지점에서 오히려 설명하기 어려운 이질성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

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제가 하는 일이 주변과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제가 투입하고 있는 노력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존재의 위치와 방향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점검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러한 질문을 동일한 깊이에서 반복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질문 자체가 과도하거나 난해하게 받아들여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단순히 지식의 많고 적음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찰하고, 이성적으로 검토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받아온 것과 존재의 기회를 감사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능력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성찰과 이성, 감사에 대한 감응과 연결성이 형성되어야 비로소 이러한 질문들이 하나의 지속적인 사유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러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제가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에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도 합당한지 확인하고, 제가 놓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제가 가진 판단이 특정한 관성이나 편견에 의해 왜곡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살펴봅니다.


그래서 저에게 질문은 결론의 반대가 아니라 유지와 교정을 위한 장치에 가깝습니다.


확인하고, 의심하고, 다시 살펴보고, 구조화하고, 의미를 찾고, 필요하다면 이전의 판단을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저는 이러한 반복을 하나의 자가점검의 순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답을 얻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질문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완전하지 않고 저 역시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판단만으로 삶의 방향을 확정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궤도를 한 번에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궤도를 수정하고 유지하는 일일 것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반복해 온 확인과 질문, 성찰과 구조화 역시 결국 이러한 과정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이 지나치게 무겁고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기 어렵고, 스스로에게조차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묻게 됩니다.


그럼에도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 과연 의미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반복할수록 한 가지는 오히려 더 분명해집니다.


완전한 세계를 발견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세계 안에서도 합당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점검하는 행위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에게 확인은 불안을 반복하는 행위가 아니라 방향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끝없는 질문은 결론을 거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너무 쉽게 확신하여 잘못된 방향을 고정시키지 않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리고 구조화는 세상을 완벽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진 한계 안에서라도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과 의미를 가능한 한 정합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결국 저는 완전함을 목표로 하기보다 불완전함 속에서 합당한 순환 궤도를 만들어 가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궤도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흔들릴 수도 있고,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다시 확인하고, 다시 성찰하고, 다시 조율할 수 있다면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의미 있는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순간의 노력이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


아마 이 질문은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불완전한 존재가 자신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질문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궤도를 수정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가능성일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확인’은 바로 그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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