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3] 여럿이 협력하는 인공지능: '나'만의 시대를 넘어서
  • 황승현
  • 등록 2026-08-14 11:25:58
  • 수정 2026-08-14 12:17:48
  • 혼자 나는 천재 새보다, 함께 대형을 맞추어 나는 새떼의 비행이 더 멀리 간다.


많은 것을 아는 천재기술도 마주한 한계

우리는 인공지능을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능 천재'처럼 여겨왔습니다. 더 크고 거대한 단일 모델(LLM)을 만들면 세상의 모든 복잡한 문제를 혼자서 척척 해결할 것이라 기대했지요. 하지만 이전 에세이에서 언급되었던 '맥락의 한계'나 '자기착각' 문제에서 보듯, 단 하나의 인공지능은 실제 세상의 거대한 불확실성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최근의 기술 현장은 이 홀로 선 천재 모델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여러 인공지능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멀티에이전트(Multi-Agent)' 시스템,  또는 자연계의 개미나 새떼에서 착안한 Swarm Intelligence 이라 부릅니다. 미·중의 글로벌 AI 연구소들이 최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멀티에이전트: 역할을 분담하는 AI 팀원들

이 '멀티 에이전트'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쉽게 말해, 하나의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개의 작은 인공지능(에이전트)에게 서로 다른
역할과 전문성을 부여하여 분담합니다.

  1.  - 기획 에이전트: 전체적인 문제 해결 순서를 계획합니다.

  2.  - 검색 에이전트: 필요한 실시간 정보를 외부에서 찾아옵니다.

  3.  - 코딩 에이전트: 계획에 맞춰 실제 코드를 작성합니다.

  4.  - 리뷰 에이전트: 코드를 검수하고 에러를 잡아냅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AI에게 이 모든 것을 다 잘하라고 요구했다면, 멀티에이전트 방식은 마치 실제 조직처럼 "너는 기획을 맡고, 너는 개발을 맡아"라며 역할을 분담시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 대화(메시징)를 주고받으며 계획을 수정하고 결과물을 완성해 나갑니다.

이 상호작용의 기술적 핵심은 '협동 논리(Orchestration Logic)'입니다. 

각 에이전트가 완벽한 답을 내놓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고 오류를
바로잡아주는 '피드백 순환 고리' 자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개미떼가 보여주는 상호작용의 지혜

이 기술적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은 개미 한 마리는 단순하지만, 수천 마리가 모이면 거대한 개미집을 짓고 복잡한 길을 찾아냅니다. 그들은 '나 하나의 완벽한 정답'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남기는 아주 단순한 신호(페로몬)를 읽으며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소통합니다. 그 '상호작용의 반복'이 결국 공동체의 최적의 길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멀티에이전트 기술 역시 이와 같습니다. 완벽한 하나의 모델이 정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에이전트 간의 끊임없는 소통과 조율을 통해 '함께 정답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강력한 기술적 해법이 됩니다.



'나'의 정답에서 '우리'의 정답으로

이 기술적 전회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여태껏 교육과 사회 속에서 '나 홀로 정답을 맞히는 천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받아왔습니다.
돈과 성공을 쫓아 나의 정답이 우선시되는 시대를 살아왔지요.

하지만 개미떼처럼 협력하는 멀티에이전트 기술이 증명하듯,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 앞에서는
한 명의 천재보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평범한 이들의 연대'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제 우리는 혼자 완벽한 정답을 내놓으려는 조바심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생각들이 건강하게 부딪히고 소통하며
 '함께 정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술이 우리를 홀로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라는 정답의 성벽'을 허물고 
'서로 연결된 우리'의 지혜를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무리지어 일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건네는 오늘날의 인간적인 메시지입니다.

1

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paniceye2026-08-15 10:43:00

    황승현 선생님께
    조율여백 이수진의 다음글은 선생님의 글을 읽고 일종에 화답 또는 파생된 내용임을 기록해봅니다

  • 프로필이미지
    paniceye2026-08-14 23:27:13

    기술이 보여주는 ‘우리’의 지혜
    한 명의 완벽한 천재보다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존재들이 소통하고 조율하며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강력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멀티에이전트 AI의 핵심도 결국 각자의 능력이 아니라 상호 피드백과 협동에 있겠지요. ‘나의 정답’에서 ‘우리의 정답’으로 이동하는 이 변화가 기술을 넘어 인간 사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AI의 진화가 오히려 인간에게 연대와 소통의 의미를 재창출하는군요

정신현상학 全文낭독
정신현상학 상세해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