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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셀 모스의 선물론 강독 3
  • 김병철
  • 등록 2026-10-14 02:42:21
  • 수정 2026-10-14 02:57:12


On doit être un ami 

pour son ami 

et rendre cadeau pour cadeau 

on doit avoir 

rire pour rire 

et dol pour mensonge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에게 친구가 되어야 하고 

선물은 선물로 갚아야 하며 웃음에는 웃음으로  

거짓말에는 거짓말로 갚아야 한다.

  

 <하마말>에 수록되어 있는 112시구인 본문은 대구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신의 친구>에게는 <친구>가 되어야 하고 <선물>은 < 선물>로 되 갚아야 하고 <거짓말>에는 <거짓말.>로 반드시 되갚아야 한다고 나와 타자의 관계를 규정한다. 소위 말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상호주의 원리가 배태되어 있다. 선물에는 선물로 되 갚아야 한다는 것은 나와 타자 즉, 서로 친구사이에는 호혜적 공존의 관계가 성립하지만 거짓말에는 거짓말로 되갚는다는 것은 전략적 기만과 상호 보복의 관계가 동전의 양면처럼 존치되고 있다.


 거짓말에는 거짓말로 번역된 mensonge는 우리말로 거짓말이나 잘못된 진술로 번역될 수 있지만 dol은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그리고 다분히 의도를 지닌 기만이나 속임수를 의미한다. 자신이 친구라고 여겼던 타자가 거짓말(mensonge)로 자신을 속였다는 것은 호혜적 공존을 파괴하는 것이므로 나는 파괴된 신뢰를 다분히 의도성을 지닌 기만dol으로 되 되갚아야 하는 것이다. 친구라고 여겼던 타자의 단순한 거짓말의 의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없이 현상적으로 나타난 거짓말의 사실성을 기준으로 하여 나는 의도된 기만으로 되 갚는 것이다. 

 고대의 바이킹 사회에서는 기만행위나 거짓말에 대한 중간적인 국가 권력이나 사법체게가 미비했다. 호혜성이 부정되었을 때 혹은 계약을 위반했을 때 위법성과 불법을 규정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이 부재하였기에 호혜성의 파괴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것은 나의 가문이나 믿을 수 있는 동맹이였기에 중재자 없이 상호 호혜적 균형이 부정되었을때는 부정된 방식 그대로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단어는 선물로 번역된 단어 cadeau이다. 막셀모스는 그의 증여론에서 선물에 해당하는 단어를 두 가지로 사용하는데, don과 cadeau가 그것이다. cadeau는 다시 반환되어야 할 의무를 지니지 않고 단순히 증여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마말>의 노르웨이어를 프랑스어로 막셀모스가 옮기면서 cadeau pour cadeau로 표현한 것은 주고받고 다시 답례로 되돌려지는 순환 구조 속에 오딘의 신화 속의 선물이 놓여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물에 대하여 pour cadeau 선물로 답례해야 한다고 rendre cadeau 모스가 번역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등가물의 교환을 전제로 하는 선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don와 cadeau, 이 두 단어 사이에는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선물은don 주어야 할 의무와 받아야 할 의무 그리고 다시 되돌려 주어야  할 의무의 순환 구조속에 존재하는 선물이다. 선물의 특성상 주어진 즉시 답례되어 져서는 않되며 유한한 시간적인 제한을 두고 현재 받은 선물은 미래 어느 시점에 반환되어지고 이렇게 미래에 반환되어진다고 하는 시간의 관점에서 선물이 주어지는 순간에 받는 사람과 선물을 주는 사람은 미래의 시간과 연결 된다. 

 현재의 선물을 주고받는 이 양자는 미래의 어느 한 순간과 연결되면서 현재의 선물을 주고받는 이 사건은 미래의 불특정한 어느 시점과 연결된다. 현재시점에서 선물을 준 사람은 즉시 선물을 되돌여 받을 수가 없기에 선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미래 어느 시점에 선물을 되돌려 받는다고 하는 의무만이 현 사실성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의무는 현재와 미래 사이의 시간의 간격을 상호신용(credit)이  매개한다. 

  물권의 이동(transaction)사이에 존재하는 현재와 불특정한 미래라는 이 두 계기는 이 두 계기를 매개하는 양태에 따라 다양하게 현상화된다. 우리는 두 계기를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즉 어떻게 현재와 미래를 사회적으로 연결하느냐 하는 방식에 따라 증여,신용,채무,계약이라는 상이한 형태의 사회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현재와 미래의 시간적 간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계기 속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사회화하느냐에 있다. 현재의 급부 뒤에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행위는 답례채무·신용계약이라는 현재의 의무와 관계 속에 포괄적으로 규정된다. 

 불확실성을 사회화하는 과정을 진화론적으로 고찰하면 고대사회의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단순한 물물교환으로 규정하면서 아울러 원시적인 거래 방식으로 규정하면서 상품경제가 보다 진화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일반의 경제사학자들은 규정한다. 이 지점은 막셀모스의 주장과 상반되는 입장이기도 한데 증여론 중반부에서 막셀모스의 입장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모스의 입장은 현재와 미래의 양화적 시간 간격을 신용credit이라는 질적 규정으로 대치시키면서 고대나 게르만의 계약법과 로마의 물권법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현재와 미래를 묶는 사회화의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서술하면서 . 경제학사를 진화론적으로 전개하는 관점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 한다. 

 모든 거래 transactions는 증여를 포함하여 양화된 시간 간격을 질적인 신용 credit이 순환하면서 사회 전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결속하고 이 신용이 사회 전체 내부에서 순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모스의 입장이다. 이러한 신용의 순환은 사회 내에서 스스로 순환하면서 주고, 받고, 되갚는 구조를 만들 뿐만 아니라 급부(prestation)를 구성한다고 모스는 주장한다.  메리 더글라스는 막셀 모스의 증여론 영문판 서문에서 프랑스어 prestation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서술하고 있다. 프랑스어 prestation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부담금, 직업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나 재화, 수당, 출산이나 사망 수당, 군인에게 지급된 급여, 패전국이 부담하는 현물 배상, 관중에게 보여주는 운동이나 공연에서의 활약상, 봉건시대 영주에 대한 신하의 의무 혹은 맹세나 서약, 변호사의 법정에서의 선서, 위자료, 행정기관에서 부과하는 노역 등을 의미 한다. 

프랑스어 prestation은 선물이 한 사회 내에서 순환되면서 파생시키는 각종 관계에서  이행되어야 할 행위 사실과 재화를 포괄한다. 따라서 prestation은 국가, 종교, 경제, 사회, 상품, 관습, 도덕,계약, 결혼, 잔치나 연회를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용어로 증여론에서 사용되고 있다. 메리 더글라스는 prestation이 포괄성을 지닌다는 의미에서 영어로total을, 그리고 prestation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가 존재하지 않지만 그녀가 생각하기에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단어 service를 결합하여 프랑스어 prestation을 total service로 옮기고 있다.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프랑스어 prestation를 급부給付로 일반적으로 옮기고 있는데 이 경우 급부給付라는 용어는 책무자의 채무 이행이라는 법학적인 범주에서 태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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