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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거짓말이 아니다
  • 朴京範 소설가/철학수필가
  • 등록 2026-07-17 15:00:06
  • 수정 2026-07-18 00:08:46
소설가가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은 흔히 잘못 비유되듯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삶은 다 우주에서 기획된 바가 있어서 지구상에 구현되는 것이다. 각자의 삶은 고유의 주제가 있고 그자신과 주변인의 영적향상에 기여한다. 이렇게 우주에서 기획된 많은 이야기 중에, 주제의 원형을 강조하다보니 지구상의 여러 환경여건에 완전히 들어맞지는 않아, 구현이 유보된 이야기를 지구상에 전달하는 것이 소설가의 일이다. 따라서 모든 픽션의 발표는 우주의 영적진리를 지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다만 배경이 되는 공간과 시간을 여느 픽션작품보다 훨씬 넓게 잡았을 뿐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편집자 注)

허구(虛構)의 진실: 소설은 왜 거짓말이 아닌가

우리는 흔히 사실(Fact)이 아닌 것을 지어내어 말할 때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과 사건을 창조해 내는 소설은 필연적으로 거짓말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때로는 현상의 파편적인 사실들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보다, 의도적으로 가공된 하나의 이야기가 인간과 삶의 본질을 더 투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소설은 결코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다. 그것은 지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차원의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감성의 증폭 장치이자, 영적인 설계도이다.

만약 이 세상에 오직 언론의 리포타주나 다큐멘터리처럼 오직 눈앞의 사실(Fact)만을 기록하는 수단만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01:08] 어떤 거대한 사건이나 삶의 파도를 직접 겪은 이가 느낀 감동과 깨달음이 100이라고 할 때, 그것을 가공 없이 말로 전해 들은 타인은 겨우 70이나 80 정도의 잔상밖에는 전달받지 못한다. [04:44] 물리적인 빛과 소리가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필연적으로 신호의 손실을 겪듯, 인간의 체험과 감정 역시 날것 그대로 전달될 때 반드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01:42] 게다가 철저히 사실에만 갇힌 이야기는 결국 '내 눈으로 본 나만의 이야기'라는 파편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 [02:14] 타인의 내면과 다각도의 시선을 온전히 포섭하지 못하는 날것의 사실은, 역설적으로 진실의 온전한 형태를 보여주지 못한다.

소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본래의 진실이 100이라면, 작가는 그것에 상상력과 서사라는 살을 붙여 120이나 130의 강렬함으로 증폭시킨다. [04:53] 이는 무대 위 배우가 관객에게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일상보다 조금 더 짙은 울림소리와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03:38], [04:25] 전달 과정에서 일어날 손실을 미리 계산하여, 받는 이가 마침내 온전한 100의 감동과 진실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고도의 설계인 셈이다. 따라서 소설 속 허구는 진실을 가리는 장막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을 가장 선명하게 보기 위해 초점을 맞추는 렌즈라고 해야 옳다.

보다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소설은 지상에서 미처 다 피어나지 못한 ‘천상의 각본’을 구현하는 일이다. [05:04] 우리의 영혼이 지상에 내려올 때, 우리는 저마다 영적 성장과 깨달음을 위한 완벽하고도 감동적인 인생의 플랜을 품고 온다. [05:26], [08:00] 그러나 수많은 인간의 인연과 거친 환경이 얽히고설킨 이 현실 세계 속에서, 그 이상적인 계획은 타협되고 변형되며 때로는 지루한 기다림 속에 묻혀버린다. [06:17], [06:58] 지상의 삼차원적 한계로 인해 모범적인 영혼의 플랜이 온전히 실현되기란 대단히 어렵다. [08:08]

소설가는 바로 그 실현되지 못한 ‘원형(Archetype)의 플랜’을 포착하여 글로 옮기는 영적 기록자이다. [08:29] 비록 현실 속 어떤 누구도 소설 주인공과 똑같은 삶을 살지는 않았을지라도,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인간 내면의 목적과 영적 성취의 궤적은 현실보다 더 생생한 모범이 되어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07:28], [08:37]

그렇기에 우리는 소설을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짓이라 부를 수 없다. 소설은 현실의 모사가 아니라, 현실보다 더 상위의 차원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진리를 지상에 전하는 숭고한 방편이다. [09:25] 허구의 인물이 흘리는 눈물 속에서 우리가 나의 삶을 돌아보고 참된 인간성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설은 눈에 보이는 사실(Fact)을 넘어, 보이지 않는 삶의 진실(Truth)을 향해 걸어가는 가장 지적인 우회로인 것이다.출처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SB__lxqIOx4&t=311s

整理, 揷畵 : 제미니(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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