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재 격화되고 있는 볼리비아의 시위 : 로드리고 파소 정권의 급격한 몰락 중
  • 알렉세이정 칼럼리스트
  • 등록 2026-05-27 15:34:47

현재 볼리비아는 에너지 생산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어 심각한 상황이다. 볼리비아는 아르헨티나에 천연가스 수출을 임시적으로 재개하면서 어느 정도 숨통을 틔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적이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자국산 천연가스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2024년 9월부로 볼리비아산 가스 수입 계약을 종료하였으나 인프라가 완성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  자국에서 생산량이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인해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임시적으로 재개한 것이었다. 그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이어 볼리비아 천연가스 수입 2위인 국가로 볼리비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수입 중단에 따른 국가 수입의 감소를 우려했지만 이제 약간의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볼리비아는 현재 아르헨티나에 3,6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출하여 총 4억 7,5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 수출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수출량인 4억 5,400만 입방미터를 대비하여 약 4.62% 상승세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수출 재개로 수출량은 다소 상승했지만 천연가스 및 석유 생산량은 각각 -9.32%, -11.74% 감소하여 월별 생산량 지수는 -9.65% 감소 추세를 보였다. 

볼리비아 노동자 총연맹(COB)과 볼리비아 광업노동자연맹(FSTMB)이 수도 라파스(La Paz)에서 펼치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및 행진 모습, 출처 : Milenio


볼리비아의 최대 자원의 가치는 본래 천연가스나 석유보다 리튬에 있다. 지난 2024년 러시아(Uranium, One Group), 중국(Hong Kong CBC)과 각각 체결한 리튬 개발 계약 2건이 계약 조건이 볼리비아에 불리하고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야당과 리튬 관계자들의 주장으로 인해 하원에서 심의가 보류되었다. 위의  2건의 계약을 통해 볼리비아 정부는 약 20억 불(약 2조 8,000억 원)의 투자를 확보하고자 했으며 리튬을 직접 추출할 수 있는 EDL 기술을 확보하려 했다. 그리고 2개의 동 이상, 리튬 플랜트를 건설하면서 생산 확대를 노렸고 배터리 등급 탄산 리튬이 생산될 것을 기대했다. 이에 볼리비아 국영리튬공사(YLB)는 의회에 계약 승인 지연으로 인해 볼리비아가 리튬 시장에서 최대 10년 더 뒤쳐질 수 있고, 계약이 무산될 경우 향후 해외 투자가 위축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리고 볼리비아가 해당 계약에서 51%의 수익을 확보하고 상업 활동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다고 주장하며 조속한 심의 통과와 더불어 법적 보호와 투명성을 촉구했다. 게다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달러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 볼리비아는 최악의 경제적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경제학자 출신인 로드리고 파스(Rodrigo Paz)가 기독민주당 소속으로 2025년 대선에서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Capitalismo para todos)’를 공약으로 내세워 19년 동안 이어진 모랄레스 정권을 종식시켰다. 그는 미국에서 아메리카 대학을 졸업한 친미 인사로 볼리비아의 외화 부족을 초래한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시장경제 중심 개혁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연료 부족 현상이 만연해졌다. 하지만 파스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보조금 폐지 이후 휘발유 가격은 86%, 경유 가격은 163%까지 뛰었다. 지난 달 4월의 볼리비아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4%까지 올랐다. IMF의 전망에 의하면 올해 볼리비아 1인당 GDP가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으로 보여진다.따라서 가솔린 가격이 훨씬 더 비싸졌으며 2026년 이란-미국 전쟁 역시 볼리비아 경제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 되었다. 볼리비아 원주민과 농촌 조직들은 4월 10일부터 시행되었던 법 제1720호에 대해 맹비난하기 시작했는데 소유권이 있는 소규모 농업 자산을 서면 요청과 선서 공표를 통해 중규모 자산으로 자발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었다. 


그리고 해당 토지를 은행 대출의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같은 법 제1720호는 농민의 토지를 압류로부터 보호하는 면책권을 박탈하고 농지의 상업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되었다. 그리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볼리비아 원주민과 농촌 조직들이 집단으로 반발했고, 결국 법 제1720호는 5월 13일에 폐지되었지만 분노한 농민들과 원주민들의 반발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볼리비아의 시위는 1월부터 산발적으로 발생해 왔으나, 5월 초에 들어서면서 더욱 격화되었다. 처음에는 토지 담보 대출을 허용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농민들에 의해 촉발되었고 이는 전국적으로 도로 봉쇄와 시위대들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이로써 볼리비아 전역에서 67개의 고속도로가 봉쇄되어 국내 무역이 제한되었다. 그리고 지난 5월 12일에는 수도 라파스에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행진하면서 시위는 더욱 강렬해졌다. 농민들과 함께 광부들이 노동 개혁과 연료를 요구하며 시위에 합류했으며, 이에 교사와 볼리비아 원주민들도 가세했다. 이에 대통령인 로드리고 파스가 5월 13일 토지 담보 법안을 무효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계속 확산되었다. 5월 14일에는 볼리비아 노동자 연맹 소속 광부 20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대표단이 로드리고 파스와 대화하기 위해 대통령궁을 방문했으나 전혀 성과가 없었다. 


오후에 광부들은 시내에서 소형 다이너마이트를 폭파시키기 시작했고 일부 시위대들은 대통령궁에 강제로 진입하려 시도했다. 이 때, 일부 시위대들은 대치하는 과정에서 보안 요원들에게 화염병을 던졌다. 이에 경찰은 과격한 시위대를 제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였으며  대통령궁 주변 도로를 모조리 차단했다. 이달 초 임금 인상과 토지 개혁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작된 노동조합 시위는 5월 15일 늦게부터 시위의 초점은 로드리고 파스의 사임 요구로 바뀌었다. 시위대는 볼리비아 9개 주 가운데 6개 주 이상에서 도로를 봉쇄했고, 이로 인해 라파스와 엘 알토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식량과 연료,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5,000대 이상의 트럭이 고속도로에 고립되었으며, 하루에 5,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로드리고 파스는 에드가 모랄레스(Edgar Morales) 노동부 장관을 해임하는 등 내각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한 주간 라파스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 최소 100명이 체포되었다. 수도인 라파스의 시위대 수천 명은 다음과 같은 표어를 내세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파스의 사임이다. 언제? 지금 당장(Lo que queremos es la renuncia de Paz. ¿Cuándo? Ahora mismo)."

 

이 표어는 라파스 시내 시위대들의 상징물이 되었다. 그리고 일부 시위대가 의회 인근 경찰 저지선을 돌파하려 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더불어 시위에 참여했던 24세 청년이 총상을 입고 숨진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당국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총기 및 고무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경찰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5월 21일 기준, 시위로 인해 4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3명은 시위대의 병원 봉쇄로 인해 물자가 전달되지 못해 사망했고, 1명은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사망했다. 볼리비아 정부 검찰에 따르면 시위와 관련해 90명이 체포되었다.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은 경제난 심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볼리비아 남동부 수크레 지역 연설에서 “국가를 위한 노력과 헌신의 일환으로 급여를 50% 삭감하겠다(Reduciré mi salario en un 50% como muestra de mi esfuerzo y dedicación al país).”고 밝혔다. 현 파스 대통령의 급여는 월 24,000볼리비아노(약 524만 원) 수준이다. 중남미 정상급 지도자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볼리비아 평균 임금의 약 8배에 달할 정도다. 


파스 대통령은 여러 주체에게 다가가려는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며 사회적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으며 소상공인과 대중교통 운전기사, 자영업자를 위한 세금 감면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들은 대통령 퇴진 요구를 이어가며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처럼  시위가 격화하자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나섰다. 그는  파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본인이 다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성년자 인신매매 혐의로 수배 중이었지만 90일 안에 새로운 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스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실패로 이끌고 지역적 혼란을 일으키려는 국내외 이해관계가 많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그 연계 세력이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며 비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틀 뒤인, 27일 정부와 재계, 시위대 대표들이 참여하는 경제 사회 위원회 회의를 열고 경제 관련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사태 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