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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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렸으며 비상 정부를 수립해 헌법 개정 전까지 대통령령으로 통치하겠다고 발표하게 된다. 이는 지난 9월, 국가 사업을 두고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페루 검찰은 특정 업체가 공공 근로 계약을 대거 따낸 경위와 관련하여, 대통령과 대통령 측근들의 조직적인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나섰다. 대통령궁과 사저에 대해 압수 수색을 하기도 한 검찰은 대통령의 처제 예니퍼 파레데스를 붙잡아 수사하는 한편 릴리아 파레데스 영부인까지 조사 대상으로 올려놓고 출석을 통보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조사 직후 성명을 통해 이와 같은 의혹과 주장은 모두 조작된 이야기라면서 자신을 몰아내기 위한 정치적인 책략으로, 잘못된 비난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 언급하면서 비상정국과 더불어 계엄령까지 선포하게 된 것이다.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지낸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출처 : Britannica
카스티요 대통령에게 걸린 혐의는 이 사건만이 아니다. 대학 시절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 외에도 부패 혐의로 추가 6건의 범죄 가능성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의회를 해산하고 통행금지령과 계엄령 선포에 대해 의회는 이를 대응하기 위해 본 회의를 열고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3번째 탄핵안을 추진하여 의결정족수(87명)를 훨씬 넘긴 101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탄핵을 승인하면서 탄핵되고 말았다. 탄핵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카스티요 대통령은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군대는 물론 내각까지 이에 호응하지 않아 실패하면서 스스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달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여당까지 대통령에 반발하게 되어 여당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였기 때문에 결국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이다. 카스티요는 탄핵되면서 대통령에서 파면되었고 쿠데타 혐의까지 드러나면서 법원에서도 체포 영장까지 나오게 되었다. 카스티요는 가족과 해외로 도주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카스티요의 탄핵과 체포 후 대통령직은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승계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카스티요와 함께 부통령에 당선되었었다. 그러나 카스티요가 탄핵되면서 졸지에 페루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었다.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전임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시도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공식 취임 이후 카스티요의 남은 임기 3년 반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새로 선임한 장관들에게 반 부패 서약을 요구하는 등 카스티요 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페루 내부에는 여전히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시위대는 당장의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고 카스티요 지지 시위대는 그녀를 배신자로 지탄하고 있다. 일부 지지 시위대는 고속도로를 차단하고 다른 시위대들은 의회 문을 폐쇄하며 볼루아르테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페루는 지난 8년 동안 8명의 대통령을 거쳤고 그 중 3명은 국회가 탄핵권을 한창 발동하던 2020년 단 1주일 동안에 교체되었던 혼란을 겪었었다. 더불어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의회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반증이다. 그녀는 전임 카스티요와 마찬가지로 지난 1월에 두 사람을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뽑아준 소속 극좌 정당인 "자유 페루(Partido Político Nacional Perú Libre)"당에 의해 축출 당했기 때문에 그녀의 당적도 전무하고 그를 뒤에서 받쳐줄 강한 지지 세력 또한 전무하다. 특히 아푸리막에서는 반란 수준의 폭동이 발생하면서 30일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결국 시위 격화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청소년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태가 일어나자 의회와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시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조기 총선을 추진했다. 2023년 1월 9일, 훌리우카 지역에서 시위에 대응한 경찰에 의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따라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볼루아르테는 시위대 진압에 자신은 책임이 없고 경찰과 군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라면서 책임을 전면 회피했다. 결국 시위대 학살 관련하여 페루 법무부로부터 수사를 받게 되었다.
볼루아르테는 2024년 3월에 롤렉스 게이트와 관련 있다는 의혹까지 받게 된다. 이 때 경찰에게 사저와 정부 청사를 압수수색 당했는데 이는 페루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압수수색당한 사례였다. 당시 볼루아르테의 수입(월급 4,200달러)으로 구매할 수 없는 롤렉스 등의 고가 시계(21,000~38,000달러 사이)가 확인된 것만 17개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도합 50만 달러 가치의 고급 보석 컬렉션도 확인되면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이중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심지어는 볼루아르테가 이들을 자산 신고서에 기록하지도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2024년 IMF 통계 기준 페루의 1인당 GDP가 그녀의 월급의 2배 정도에 불과한 8,316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녀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40만 달러가 넘는 금전 거래도 발각되었는데, 여기에는 볼루아르테의 은행 계좌로 입금된 '출처 불명의' 296,000달러가 포함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비리는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오는 양파와 같다는 비아냥을 듣게 되면서 그녀의 탄핵은 만장일치로 확정되었다.
그녀의 형제인 니카노르 볼루아르테(Nicanor Boluarte)는 뇌물 수수 혐의와 범죄 조직 연루를 포함한 부패 혐의로 체포, 재판 전 구금 3년형을 선고받게 되면서 볼루아르테 가문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없는 집권자 집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재임 당시 볼루아르테의 지지율은 극도로 처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탄핵은 만장일치 수준이었다 해도 이를 제어할 정치 세력이 미약해 결국은 쉽게 2연속 탄핵을 당할 수 있었다. 탄핵 직후 대통령직은 헌법 규정에 따라 페루 의회 의장인 호세 헤리(José Jerí)가 승계했다. 그러나 호세 헤리 또한, 중국인 사업가 양즈화와 가졌던 부적절한 비밀 회동, 이른바 치파게이트(Chifa-gate) 스캔들이 폭로되어 2026년 2월 17일 대통령직에서 탄핵되어 축출되고 말았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세계 최초의 현직 대통령 3연속 탄핵 축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페루의 정치권은 부정부패를 썩지 않은 곳이 없다. 83세의 중도좌파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José María Balcázar)가 후임 대통령으로 임명되었다. 발카사르는 페루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며, 21세기 남미 지도자 중에서도 최고령에 속한다. 그러나 그 또한 조혼 옹호 논란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시달리고 있어 과연 7월까지 5개월 남짓 남은 임기를 채울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페루의 국정 혼란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3년 전, 완전히 사면되었고 페루 최대 야당인 민중의 힘(Fuerza Popular)의 대표이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가 적극적으로 대통령 지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모리 집안과 최대 야당인 민중의 힘(Fuerza Popular)은 볼루아르테 대통령 이후, 호세 헤리와 마리아 발카사르까지 적극 밀어주면서 정국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대선에 세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낙선한 상황에서 현 정국에서 얼마나 지지층들이 확보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게이코 후지모리 또한 부패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최대 30년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후지모리 가문이 페루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필자의 판단으로는 매우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