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1987년 무렵 서울법대 출신이 <우리말 분류 사전>을 펴냈다는 기사가 대부분의 신문에 대서특필 됐다. 그는 1967년 서울법대 1학년 때 법전을 공부하다 암호문(?) 수준의 난해한 문장에 의문을 품고 국어 운동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 뒤 평생 우리말글 사랑의 길을 걸어온 그가, 이번에는 <세종실록> 6년 탐독 끝에 '세종 전도사'가 됐다. 남 작가를 지난 15일, 그가 직접 지은 '세종학교 보은 수련원'에서 만나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아래는 남 작가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세종 전도사'를 자처한 이유

AD"그 많은 책에도 불구하고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원이 없다, 기술이 없다, 자본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제가 세종에게서 배운 결론은 그 반대였어요.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원도 기술도 자본도 아니라 '좋은 정치'라는 것입니다. 나쁜 정치는 자원이 넘쳐도 사람을 못 살게 하고, 좋은 정치는 없는 자원도 만들어 냅니다. 세종은 그 '좋은 정치'가 관념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했다는, 지구상에 거의 유일한 증거예요. 저는 그 증거를 증언하려고 이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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