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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대사 : 3년 전, 프리고진의 쿠데타, 군부 내 실력자 수로비킨 장군의 몰락
  • 알렉세이정 칼럼리스트
  • 등록 2026-07-10 12:47:38

프리고진의 군사 반란 여파로 그와 가장 가까운 세르게이 수로비킨(Сергей Суровикин) 특수군사작전 부사령관이 반란과 연루되어 있는 설이 대두되었다. 그는 러시아 연방 항공우주군 총사령관(Главнокомандующий воздушно-космическими силами)으로 러시아 군 내에서 대단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장성이다. 더불어 그는 노보시비르스크 출신에 21살 때 옴스크 고등군사지휘학교를 졸업하고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직접 참전했기 때문에 전장에서의 야전 경험도 풍부한 장군이다. 1991년 8월 쿠데타 당시 쿠테타에 참여했지만 옐친 대통령이 그의 군사적 능력을 높이 사 사면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1995년에는 프룬제 군사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2004년에는 제2차 체첸전쟁에도 참전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것은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면서부터다. 

러시아 육군 대장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수로비킨(Sergey Vladimirovich Surovikin), 출처 : The Moscow Times

2017년 시리아 내전에서 현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며 상대편 도시에 무자비한 폭격을 가해 '아마겟돈 장군'이라 불렸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수군사작전 지역 통합 군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우크라이나 전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미국 정보 기관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수로비킨 부사령관과 다른 장군들이 프리고진의 군사 반란을 지원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군사반란에 수로비킨이 연루되지 않았다면 프리고진은 반란을 꿈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수로비킨 장군이 의심을 받는 것은, 프리고진이 그를 가장 군인다운 군인이라고 칭송했고, 또 그가 특수 군사작전 총사령관에 보임된지 몇 개월만에 부사령관으로 강등됐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당시 프리고진이 매우 싫어하는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군사령관으로 내려왔고 군부 내 2인자인 수로비킨 강등됐다는 사실 때문에 그가 오랫동안 러시아 군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수로비킨 장군은 반란이 일어나자, 즉각 이 같은 반란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바그너 전사들에게 참여하지 말것을 촉구하는 등 프리고진의 군사 반란과는 선을 그었다. 크레믈린도 수로비킨의 연루설을 두고 수많은 소문들 중 하나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사실 반란 기간에 프리고진과 함께 있었던 러시아 군 장성은 유누스-베크 예프쿠로프(Юнус-Бек Евкуров) 국방차관이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의 12번째 차관으로 러시아 남부 지역 중 후방 지역을 총괄하고 있었다. 예르쿠로프는 로스토프 나도누의 남부군 사령부에서 다른 장성 한 명과 함께 프리고진과 대화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사태를 중재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전화를 프리고진에게 바꿔준 당사자이기도 했다. 반란에 가담하고 내통했던 자라면 수로비킨 부사령관보다 예프쿠로프의 연루설이 더 유력하지 않을까? 


28일 저녁 우크라이나 전보 채널들이 수로비킨의 연루설에 대해 보도가 잇달아 나오기 시작했다. 수로비킨 부사령관이 부관 안드레이 유딘(Андрей Юдин) 대령과 함께 체포되어 전 KGB 감옥인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소문의 시작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 미하일 즈빈쿠크(Михаил Звинкук)가 이날 아침 수로비킨 장군이 지난 토요일 이후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가 심문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올린 글이다. 뉴욕 타임즈도 즈빈쿠크의 내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즈빈쿠크는 오후 2시쯤 수로비킨 장군의 체포는 그저 루머일 뿐이라고 정정했다. 안드레인 유딘 대령도 자신이 체포를 당했음을 부인했다. 다만, 남쪽으로 휴가를 떠나있는 수로비킨 부사령관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측은 "수로비킨이 체포됐다"는 미확인 보도를 퍼나르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수로비킨 장군이 쇼이구 장관이나 게라시모프 참모총장보다는 아래 계급이긴 하지만 그가 프리고진을 도와서 반란을 도모하려 했다면 모스크바는 원군 기다릴 필요없고 방어할 일 없이 반란군인 바그너 그룹에게 함락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수로비킨 장군이 프리고진에 협력하려 했다면 이는 우발성이 아니라 계획성이라는 것이 더 짙게 나타나게 된다. 수로비킨이 프리고진에 동조했더면 쿠데타는 벌써 끝났을 것이고 루카셴코가 중재할 시간조차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프리고진과 한 때 친분이 있다고 해서 수로비킨 장군이 반란에 동조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전쟁은 진실을 찾는 싸움이 아니고 무조건 선동하여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싸움이다. 


상대의 심리를 위축시키거나 도덕성을 일깨우고, 그 과정을 통해 상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고도의 프로파간다 전술은 요즘 전쟁에 있어 전략과 전술에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 그룹'의 군사반란 이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와 서방측의 프로파간다는 더욱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러시아측이 그 빌미를 주긴 했지만 이를 이용한 전략적 프로파간다는 앞으로도 꾸준히 러시아를 괴롭힐 도구로 사용될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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