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러시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두 명의 차르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2 16:47:56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의 역사를 바꿔놓은 두 명의 차르가 있다. 하나는 이반 4세 (이반 뇌제), 하나는 표트르 대제이다. 두 차르는 러시아의 역사를 바꿔놓은 유명한 개혁 군주라는 공통점 외에도 여러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이반 뇌제와 표트르 대제,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첫째, 어린시절을 불우하게 살았다. 두 차르 모두 어린 나이에 차르에 즉위했지만 권력형 귀족들과 섭정의 핍박을 받았다. 이반 4세는 슈이스키와 벨스키 가문 귀족들에게 동생 유리와 함께 지독한 학대를 당했다. 귀족들은 이반에게 누더기 옷을 입히고는 궁에서 내쫒거나 먹을 것조차 주지 않고 쫓아냈으며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왕을 채찍 등으로 모질게 때리거나 밀실로 끌고가서 여러 고문까지 했다고 한다.


표트르 대제도 10살에 차르가 되었지만 이복누이인 섭정 소피아에게 갖은 괴롭힘을 당해야 했다. 그래서 표트르는 형인 이반 5세와 왕궁인 모스크바에서 살지 못하고 모스크바 외곽인 프레오브라젠스크(Преображенск)에서 살았다. 이후 이복누나인 소피아와 계모인 밀로슬랍스카야 가문이 표트르의 형제들을 죽이려 들었고 표트르는 형제들과 함께 트로이츠키 수도원(Троице-Сергеев монастырь)으로 도주했다. 트로이츠키 수도원(Троице-Сергеев монастырь)이 있는 그곳은 현 세르기예프 파사드라 불리는 곳으로 세르기예프 파사드에는 어린 표트르가 숨어지내던 수도원 동굴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결국 두 차르 모두 어렸을 때 당한 학대가 트라우마가 되어 평생 편집증처럼 자리 잡았다. 


둘째, 두 차르는 이 트라우마 때문에 귀족 정치를 매우 혐오했다. 두 차르는 귀족들을 매우 잔인하게 숙청했으며 차르의 절대권력을 강화시켰다. 오늘날 차르는 절대권력의 상징이라는 수식어 붙은 시초도, 이반과 표트르 두 차르의 철권 통치 때문이었다. 권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지독한 편집증이 되어 나타나기 십상이다. 자신들의 개혁에 있어 반기를 드는 귀족은 직접 사형장으로 가서 목을 쳐버렸다. 특히 표트르 대제는 2m의 큰 키와 큰 체구 및 체형을 갖춘 괴력의 장사라 자신의 다리 길이만한 양날 쇠도끼를 들고 직접 100여 명의 귀족들의 목을 쳐버렸다고 하니 감히 차르에게 반기를 드는 귀족들이 없었다. 


셋째, 이런 편집증은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두 차르 모두, 권력에 대한 집착과 광기로 자기 아들도 처형했다. 이반 4세는 자신의 아들인 이반을 직접 구타해서 때려죽였고 표트르 대제는 쿠데타를 기도했다는 죄를 물어 자신의 아들인 알렉세이를 감옥에서 죽였다. 


넷째, 러시아의 영토를 확장하고 그 영광을 만방에 떨친 차르들이다. 이반 4세는 몽골-타타르족의 카잔 칸국과 아스트라한 칸국을 정복했으며 예르마크 티모페예비치와 코사크 인들을 동쪽으로 본내 바이칼까지 영토를 확보했다. 물론 당시 바이칼까지 영토 확보는 잠시동안의 지배에 그쳤지만 러시아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표트르 대제는 스웨덴 왕국과 대북방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고 발트 해 연안과 카렐리야, 발트 3국이라 불리는 리보니아 지역을 확보했으며 러시아-투르크 전쟁에서도 승리하여 투르크 세력을 우크라이나와 카프카스 일대에서 몰아냈다. 그리고 동방 시베리아에도 끊임없이 탐험대를 보내 동쪽으로의 진출을 확보하고자 했다. 


다섯째, 두 차르 모두, 일반 백성들에게 있어 대단한 명군(名君)이었다. 백성들의 세금을 감면했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백성들 순시를 나가 그들의 삶을 직접 둘러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노력했다. 심지어는 백성으로 위장해 잠행하여 그들의 실상을 듣고 처우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권력형 귀족들에게는 대단한 폭군들이었지만 힘없이 백성들에게는 다시 없는 성군들이었던 것이다. 이 두 차르가 힘없는 백성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마 어렸을 때 백성들과 함께 섞여 살면서 보았던 처절하고 어려운 삶에, 본인들 스스로가 동질감을 느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직접적으로 백성들의 불행을 겪어보았기에 그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던 것도 컸다. 


이런 공통점들이 오늘날 러시아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권력에 대한 잔인한 모습과 러시아의 영토를 확대하고 서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자한 통치의 모습, 두 개의 얼굴을 가진 권력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대표자의 모습으로 표상되는 러시아 국민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정서로 볼 때 최고의 명군이 아닐까 싶다.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