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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파키스탄의 소수민족 발루치스탄과 발루치인들 - 하(下)편 : 이란-파키스탄-발루치스탄의 삼각관계 및 지역 문제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4 15:54:07

이란과 파키스탄은 발루치스탄을 통해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인더스 강 유역을 두고 고대 시대부터 교류가 매우 활발했었다. 그리고 신흥 이슬람 세력이 7세기에 이란을 정복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와, 인더스 강 유역을 넘어 인도를 침입했는데, 당시 이슬람권 동부 지역에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력이 강했었기 때문에 인더스 강 유역은 페르시아의 문화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기에 신흥 이슬람 세력의 침입에 이들은 게릴라 전을 펼치며 극렬히 저항했다. 이처럼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점령의 위협에서 벗어났지만 상당수가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무슬림이 되었다. 오늘날 파키스탄의 국어 우르두어는 아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고, 오히려 이란의 영향으로 페르시아어에서 사용되는 나스탈리크체 우르두어에 표기되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을 막대했다. 그러나 이란은 근세 시대 사파비 왕국 시대를 통해 시아파의 주류 지역으로 변모하면서 페르시아와 인도 대륙 간의 문화적인 교류는 상당 부분 축소되었다. 더불어 이란의 나디르 샤가 파키스탄이 후신을 자처하고 있던 무굴 제국의 델리를 공격해 파괴하고 약탈하는 등 양측 간에 전쟁으로 물들었던 역사도 존재한다.그러나 오늘날의 기준으로 본다면 파키스탄과 이란은 서로 심각하게 적대하고 있는 사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친한 관계 또한 아니다. 파키스탄의 주류는 수니파고, 이란의 주류는 시아파라 종파가 다르기 때문이다. 

Markazi Jamiat Ahle Hadees Pakistan activists protest in Lahore on January 19, after Iran launched an airstrike in Pakistan‘s southwest Balochistan province. 출처 : Photo Credit, Arif ALI / AFP


파키스탄의 이전 강대국에 해당되는 무굴 제국은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친교 관계를 맺었으며 이란의 시아파 왕조들을 계속 견제하며 오스만 제국의 후방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파키스탄의 시아파 인구 상당수는 중앙아시아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분포한 이스마일파 신도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란에서 주류에 해당하는 12이맘파를 믿는 경우, 주로 이란과 파키스탄 양국에서 모두 인종 차별적인 박해를 당하고 있는 민족인 하자라족이라 할 수 있다. 하자라족은 몽골군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모골족들과 관계가 깊으며 같은 혈통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하자라라는 명칭은 페르시아어로 ‘1천’을 의미하는 하자르(هزار hazār)에서 유래되었고 이는 몽골군의 천호(千戶)에서 온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칭기즈칸의 몽골군을 따라 이란을 정복한 타타르족으로 칭기즈칸의 사후, 4개의 칸국으로 몽골 제국이 분할될 때, 훌라구와 함께 일한국을 건국하고 통치했던 자들이며 일한국이 붕괴되어 티무르 제국에 속하게 되었을 때도 그들의 주류가 되었으며 티무르 제국의 붕괴 이후, 훌라구의 일한국과 티무르 제국의 후예를 자처하며 살고 있는 민족이라 볼 수 있다. 하자라족은 아프가니스탄에 400만 명, 파키스탄에 900,000명, 이란에 500,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제법 규모가 되는 민족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하자라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 발루치스탄으로 발루치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데 발루치족에 비해 독립하고자 하는 열망은 적은 편이다. 


이 지역은 영국령 인도 제국과 카자르 왕조 사이에 설정되었던 국경이 오늘날 파키스탄과 이란의 국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국의 국경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령 발루치스탄과 이란령 발루치스탄으로 분단되었다. 양국은 종파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으며 시아파와 수니파의 사이가 아니더라도 같은 시아파여도 이란은 12이맘 시아파, 파키스탄은 이스마일 시아파라 서로 다르기에 거리가 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이슬람 혁명 당시 아불 알라 마우두디(Abul A'la Maududi)의 이슬람주의 사상은 호메이니의 이란 이슬람 혁명과 그 이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체계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이어 외교적인 부분으로 볼 때, 파키스탄은 이란이 적대시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의 아랍 국가들 및 터키 등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국방적으로 상호 협력하거나 근로자들을 보내주고 있으며, 반대로 이란은 파키스탄과 적대국인 인도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부분에서 서로 간에 매우 미묘하게 갈등을 빚고 있긴 하다. 파키스탄은 이란이 자국보다 강대국이기에 서로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는 자국의 시아파, 특히 수니파 입장에서 매우 이단시 되고 있는 이스마일파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탄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마일파는 수니파 이슬람과 사이가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그 대립의 강도가 매우 심하다. 그리고 세속적인 파키스탄의 대도시 지역 시민들은 이란이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라 보면서 그다지 좋게 보지 않기도 하지만 대부분 파키스탄의 시골 도시들이 오히려 더 원리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와 좋지 않게 보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그리고 양국의 외교적인 공통점은 파키스탄이 인도를, 이란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친하게 지낸다. 그러한 관계를 중국이 이란과 파키스탄 사이에서 중재를 섰다. 1995년 이란 남동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를 파키스탄 중동부 펀자브 주까지 육상으로 수송하는 대규모 에너지 협력 사업을 중재한 것이다. 이를 '평화 가스관'이라 이름을 붙였다. 당시 양국이 건설을 약속하면서 투자 금액이 70억 달러에 달했고, 가스관의 길이는 2,780㎞에 달했다. 당시 중국은 각자 이란-파키스탄의 영토 내에서 가스관을 건설해 국경에서 서로 잇기로 합의했고 중국 또한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1999년에는 인도도 이에 참여하면서 이란, 파키스탄, 인도 3개국으로 사업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이 사업은 미국이 끝내 방해했다. 미국은 인도와 원자력 협정을 맺었고 인도는 2009년에 갑자기 손을 털면서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럼에도 이란은 계약대로 2011년 파키스탄 국경까지 가스관을 완공했다.


그런데 미국에 여기에 공작을 그치지 않았다. 그 마수가 파키스탄에게로 뻗었다. 미국은 2010년 파키스탄에 이 사업을 중단하면 타지키스탄에서 LNG와 전기를 수입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며 배후에서 미국의 조종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가 2012년 이란과 가스관 사업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파키스탄에 에너지를 원조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에너지가 부족한 파키스탄의 입장에서는 끌릴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미국과 사우디아리바아의 입장으로는 이란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최우선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는데 파키스탄을 잃게 된다면 이란에 대한 압박은 무위로 돌아갈 수 있가에 이들은 이 사업을 좌초시키려 한 것이다. 이같은 사태를 파악한 이란은 파키스탄과 부지런히 접촉했다. 그러자 파키스탄 측도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으면서 문제가 되었으며 2014년 초, 파키스탄은 끝내 이란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를 이유로 이 사업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사업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가면서 이란과 관계는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발루치스탄 분리주의자들이 이 가스관에 대한 공격을 심심치 않게 감행하면서 이란 또한 이 가스관을 수호하기 어려워졌다. 그러자 이란은 파키스탄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파키스탄이 하루에 100만 달러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 지역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테러분자들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심심치 않게 기습해왔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라들'은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의 산하 조직으로 이란 발루치스탄 영토인 시스탄오발루체스탄 주(州)와 인접한 파키스탄 산악 지대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 국경 경비대에 대한 테러를 감행했고, 자살폭탄 공격이 이어지자 이란 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Mohammad Ali Jafari) 총사령관은 파키스탄 정부는 반혁명적이고 이슬람교에 위험한 분자들을 보호해왔으며 그들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리고 그동안 발생한 범죄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국의 관계는 최악으로 빠지게 된다. 이후 2018년 임란 칸(Imran Khan)이 파키스탄의 총리로 당선되자 그는 곧바로 최악으로 빠진 이란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하게 된다. 당시 이란과 파키스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모책은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테러 단체들을 함께 소탕하자는 것이다. 당시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과 임란 칸은 양국 국경지대의 치안과 무장조직 소탕을 담당하는 공동 신속 대응부대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임란 칸 총리의 이란 방문은 파키스탄이 비록 경제난을 겪고 있지만 핵보유국이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미국, 이스라엘 사이의 역내에서 벌어지는 경쟁 구도를 자국의 이익에 이용하려는 행보로 여겨진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발루치스탄에 거주하는 발루치족들이 분리독립문제로 인해 양국 간의 갈등이 있다. 따라서 이란과 파키스탄에서는 발루치족들의 독립을 막기 위해 발루치족들을 진압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발루치스탄 분리 독립만큼은 막기 위해 서로 협력 중에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 16일 이란이 파키스탄과의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무장단체를 소탕하기 위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6발을 발사했고, 파키스탄 또한 이란 측 발루치스탄의 사라반 시(市) 주변 다수 지역에 대한 폭격을 감행했다. 발루치스탄 분리주의자들을 박멸하기 위한 서로 간의 약속 대련처럼 벌어졌기에 양측이 상호 합의하면서 폭격은 종료되었다. 이후 이란의 이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이 파키스탄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발루치스탄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대테러 작전을 협업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면서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인 무역 규모를 5년 안에 5배 이상으로 늘리는 것으로 합의했으며 양국 간 가스관 건설, 전력 수출 등 에너지 부문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은 파키스탄에게 제재하겠다며 위협했지만 파키스탄은 여기에 신경쓰지 않고 이란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은 이란과 파키스탄을 동시에 흔들기 위해 발루치스탄 분리주의자들을 상대로 로비에 나서면서 각종 무기들과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에 대한 미국의 지원 규모가 커지면서 양국 사이의 불안을 계속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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