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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태국 총선과 새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의 성향 - 태국 보수정권의 정계 복귀와 앞으로의 청사진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4 21:10:02

지난 5일 전, 2월 8일에 태국에서 총선거가 있었다. 어차피 예상은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과 "자랑스러운 태국당(Phak Phumchai Thai, 일명 : 태국자랑당)이 압승할 것으로 보았다. 이전 수상은 패통탄의 정당이자 친나왓의 정당이라 할 수 있는 쁘아타이(Phak Phuea Thai)는 태국판 중도우파 성향의 스팩트럼을 갖고 있지만 패통탄의 몰락으로 친(親) 탁신 계열의 이 정당은 몰락했고, 더구나 군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패통탄이 탄핵된 이후, 태국 하원 투표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아누틴 찬위라꾼 완연한 보수파였다. 그는 진보 정당들의 지지를 얻어 매우 여유있게 당선되었다. 아누틴은 자수성가 재벌 출신으로 탁신 가문과 유사한 행보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가 탁신 가문과 다른 면이 있다면 탁신 가문은 왕실과 거리를 두는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진보파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실의 절대적 보위대인 군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반면 아누틴 찬위라꾼은 전형적인 방콕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매우 스마트한 인물로 꼽힌다. 게다가 조산화교의 탁신 가문과 다른 광동화교 출신으로써 그동안 태국 정계를 쥐락펴락했던 조산화교에서 광동화교로 권력 구도가 바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광동화교 집단은 조산화교 집단과 차이가 있다. 바로 군부와 왕실에 대한 태도다. 

Thai Prime Minister Anutin Charnvirakul arrives at the Government House in Bangkok on Feb. 9. Chanakarn Iasosarakham / AFP via Getty Images


광동화교는 태국에 자리 잡을 때부터 왕실을 수호하고, 군부와 밀접하게 협력하는 전형적인 태국 보수의 상징과 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방콕과 수도권 일대에 자리를 잡고 대부분 자수성가로 성장하여 방콕 경제를 주도한 자들이다. 태국 북부인 치앙마이와 그 일대를 기초로 한 조산화교와는 이런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다. 방콕을 주무대로 하고 있기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긴밀하고 미국, 캐나다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비즈니스적이다. 특히 아누틴은 이들 광동화교들과 방콕 중산층 집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아누틴은 패통탄이 탄핵되고 난 이후, 조기 총선을 위해 임시적으로 총리를 맡았고, 집권 4개월 이내 의회 해산, 개헌 추진 등 인민당의 요구 조건을 수용했다. 2025년 12월 12일 태국 국왕 라마 10세가 국회 해산 왕실 칙령서에 서명하면서 의회가 해산되었고 이에 따라 조기총선에 들어갔다. 모든 사람들은 지난 총선처럼 야당 인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고 비군부 정당들과 연립을 노려 집권할 것이란 예상을 했다. 그러나 필자는 아누틴이 속한 품짜이따이당(태국 자랑당)의 완승을 예상했고, 결국 필자의 예상대로 아누친과 자랑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가 완승함으로써 탁신과 다른 태국 정국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었었지만 그의 경력과 과거 부총리 겸 공중보건부장관 시절 때 했던 정책들을 보면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보인다. 


그는 2019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이 되면서 쁘라윳 짠오차 내각 당시 태국 부총리 겸 공중보건부장관을 맡았었다. 그는 태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태국의 보건 체계를 총괄하며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그다지 팬데믹까지 판단할 정도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취급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태국 내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그는 코로나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으나 코로나를 위험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백신 조달 및 접종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문제는 당시 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에도 도입해 시암 바이오 사이언스를 통한 국내 생산도 함께 병행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누틴은 외국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는데 방콕의 혼잡한 고가전철 출입구에서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던 중 마스크 착용에 비협조적인 서양 여행객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파랑'(farang)이라는 표현을 썼다. 태국인들은 서양인 또는 유럽인을 보통 파랑(farang)이라 부르는데 파랑이라는 단어에는 다소 경멸하는 의미가 있다. 물론 당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타 인종을 경멸하는 발언을 본인 분기를 참지 못하고 내뱉은 것을 보면 매우 즉흥적인 성격에 평소에도 외국인에 대한 그가 가진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이런 스타일은 외국인에 대해 트럼프와 비슷한 유형을 보이게 되는데 불법체류자들이라던지, 외국인에 대한 검문 검색 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좀 극우적인 성향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후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적극 추진했는데 당시 태국에서 대마가 합법화 된 것도 아누틴의 입법이 받아들여졌다고 볼 수 있다. 대마 관련 범죄로 적발될 때 장기간 징역형 또는 사형까지 선고했던 과거의 강경한 태도에서 완전히 돌변했다. 태국 거리의 카페와 노점에서는 모든 종류의 마리화나 제품을 공개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강력한 향기를 내뿜는 양귀비 꽃으로 가득 찬 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누틴은 대마가 가미된 카레 요리를 직접 시식하면서 별 문제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아누틴은 합법화된 대마 재배로 인해 새로운 수입 창출을 꿈꾸는 농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대마에 관한 한 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국가가 되었다. 당시 태국의 할머니들은 초록빛 마리화나 음료를 마셔보며 즐거워했고 마리화나 재배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무료로 나눠주는 양귀비 묘목 100만 그루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비록 마케팅 및 판매와 관련해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긴 하지만, 이제 마리화나를 원하는 만큼 재배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로 인해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태국에서 마리화나가 실제로 허용된 이래 많은 부작용들이 속출했다. 대마 과다 흡입으로 청소년들이 병원에 실려가는 사례들이 빈번해진 것이다. 아누틴은 대마초 사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 도입을 검토한다 발표했지만 결국 규제는 없었다. 당시만 해도 아누틴은 대마 합법화로 인해 의료적 혜택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물론 그만큼의 혜택은 있었지만 때에 맞춰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헤로인의 생산이 빈번해졌다. 필로폰과 케타민 등의 향정신성 마약들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으로 흘러 들어갔고, 이는 바다 건너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 국가들까지 흘러 들어갔다. 물론그 배후에는 중공 자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태국발 대마나 헤로인, 필로폰과 케타민 같은 성분의 마약들이 별다른 규제 없이 없이 퍼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면 우리 대한민국에게도 좋은 점은 있다. 아누틴은 외교적으로 볼 때 아세안(ASEAN) 중심의 지역 협력을 중시하며,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적인 외교를 주창하는 자다. 그는 외국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외국의 투자 유치와 방산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 이는 트럼프와 유사하다. 트럼프 또한 미국인 위주라는 정책을 고수하지만 외국에게 투자를 강요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누틴 또한 그러한 성향을 충분히 갖고 있는 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방산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과 무기 거래 등을 할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와의 전쟁은 일시적인 휴전이 있지만 그래도 압도적인 무력으로 캄보디아를 누르고 싶어 한다. 아마 한국의 K-9 자주포 같은 수준의 무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다. 


그는 탁신의 친중적인 행보와 반대의 성격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의 중심적인 위치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이점을 활용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친미도 아니고, 친중도 아닌 태국의 "대나무 외교"의 지침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태국 보수의 이념은 "라마 4세와 라마 5세의 기조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지칭되어지는 라마 5세 쭐랄롱꼰 대왕(Culalongkorn, 재위 : 1868~1910)은 서구 지향적 개혁의 수행자로 태국 근대화를 이룩한 성군이었다. 그는 소위 ‘차크리 개혁’이라 부르는 태국의 근대화를 주도했고, 대나무 외교를 통해 태국의 주권을 지켜냈다. 바람에 따라 휘어지더라도 꺾이지는 않는 대나무처럼 정세에 따라 더 강한 세력에게 기우는 외교 정책을 유연하게 취함으로 인해 약소국의 실리를 추구해 내는 외교책인 대나무 외교는 어디든 태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태국 국내 내적으로는 전통적인 탐마라차(Dhammaraja)를 유지하며 모든 구심은 국왕에게 모이게 하면서 내정과 내치에 더 주력하겠다는 것이 새로 총리에 당선된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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