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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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역외 관계에 있어서 최근 가장 중요한 쟁점은 중국과의 관계에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간 관계는 2002년 양측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성립과 FTA 협정의 조인 등 상호 협력적 측면 외에도 동남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증가의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동남아시아를 역내 대륙으로 보고 가장 많은 영향력을 투사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륙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팽창에 있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중국에 대한 관세의 강화로 압박할 것으로 보고 역내 대륙인 동남아시아부터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면 된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은 더욱 가속화 되었으며 남중국해의 몇몇 도서들에 대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 영유권 분쟁 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인도차이나의 메콩 광역권(GMS: Greater Mekong Subregion)에 속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도로, 철도,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여 자원 경제의 직접적인 투자처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벵골만의 새로운 지정학적 요충지로 떠오른 지역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Andaman and Nicobar Islands)와 중국의 영향력이 심화되는 인도양 일대, 출처 : 저널인뉴스, 정길선 칼럼리스트
필자는 작년에 라오스 비엔티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때 라오스 관광 가이드이자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의 부동산 시장은 매우 좋은 편이라 한다. 소위 자고나면 오른다는 것이다.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매물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격고 있으며 외국인은 오직 외국인이 판매하는 매물만 살 수 있지만 이것도 수요가 매우 높다. 그런데 이런 외국인 매물을 현지 동남아시아인들이 집을 보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한다. 특히 이 부동산업의 외국인 매물의 85% 가량이 중국인이라 한다. 게다가 현지 화교들까지 이 매물에 뛰어 들어 투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이 아닌 다른 외국인이 집을 사려고 해도 물건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한다. 그래서 간혹 급매물 나오면 연락 달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러나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한다. 특히 운남(雲南) 지역의 중국인들 중, 부호들이 동남아시아 아파트들을 3~4채씩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인들의 시장 잠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이게 부동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현지 입장에서는 불행의 서막일 수 있다. 바로 땅을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운남 지역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왜냐하면 운남 지역이 중국의 동남아사아 일대일로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사어 국가의 주요 도시 및 항구와 중국의 운남성을 연결시키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중국은 석유 및 천연가스와 수산자원 및 광물자원의 매장량이 풍부하며, 아시아의 해상 운송과 해상 안보와 관련하여 전략적으로 중요한 남중국해의 스프레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 등에 대해 일방적인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활동은 동남아시아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의 인해전술식의 투자와 막강한 재력 앞에서 동남아시아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이같은 동남아시아 일대에 대한 인해전술식 투자로 인해 종합 경제 및 부동산 경제마저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자본은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일수록 빠르게 먹혀 들어간다. 중국 자본의 투자는 낙후된 자국 경제를 좀더 편하게 일취월장(日就月將)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025년 1월, 싱가포르 국책 연구소인 ISEAS 유소프 이삭 연구소가 발간한 <동남아시아 현황 2024 여론조사보고서(Southeast Asia Status 2024 Opinion Survey Report)>에 따르면, 아세안이 미국과 중국 중 반드시 한쪽 편을 들어야 한다면 어디를 고르겠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0.5%가 중국을, 49.5%가 미국을 꼽았을 정도이다. 동남아인들의 마음을 보다 중국 쪽으로 기울게 한 것은 우선 ‘중국의 투자자본’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국가 별로 중국을 선호하는 TOP 3에는 말레이시아(75.1%), 인도네시아(73.2%), 라오스(70.6%)가 꼽혔다고 한다. 이들 세 나라는 중국 일대일로를 통해 인프라가 급속도로 좋아졌던 국가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특히 중국 자동차 제조사 지리(吉利)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자동차 제조 허브에 약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에는 중국과 함께 건설한 고속철도가 개통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나라나 지역은 중국(59.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아세안(16.8%), 미국(14.3%), 일본(3.7%) 순이었다. 참고로 한국은 1%에 그쳤다. 그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하면서 과연 무엇을 했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그만큼 역내 중국의 외교 및 경제적 관여가 강화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변화에 대한 세밀한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보다 중국을 선호하는 현상은 국제정세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발전 요구 및 열망에 효율적으로 대응한 중국의 전략적 투자 및 외교적 노력에 기인하고 있다. 중국은 라오스-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미얀마에도 공을 상당히 들이고 있다. 차슈푸 항을 매입하여 중국의 항구로 쓰고 있을 뿐 아니라. 미얀마~중국을 잇는 송유관의 시작점이자 일대일로 해상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국은 차슈푸 항구 주변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항구 일대를 차세대 시아누크빌 항구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 항구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아프리카 지부티의 오보크 항구를 연결하는 중국의 거대한 ‘진주 목걸이’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차슈푸 항 주변은 석유,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인도양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잇는 핵심 지역이다. 이 지역바다가 벵골만인데 중국 벵골만으로 진출하려는 이유가 경제적인 일대일로를 제외하고 다른 이유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인도와 지정학적인 경쟁 때문이다. 벵골만은 인도의 사실상 내해(內海)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남아시아 5개국인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부탄, 네팔과 동남아시아 2개국인 태국, 미얀마가 참여하는 지역협력체인 BIMSTEC(The Bay of Bengal Initiative for Multi-Sectoral Technical and Economic Cooperation,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의 텃밭이다. 현재 BIMSTEC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 정도이며 전세계 인구의 22% 정도인 약18억 명의 인구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대체로 인도 문화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사이에 중국이 끼어든다는 것은 BRICS에서도 상호 경쟁국이나 마찬가지인 인도를 견제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 파키스탄의 남부에 과다르 항을 매입해 파키스탄에 일대일로를 확대해 아라비아해로 진출한 중국이 차슈푸 항을 매입하여 벵골만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정, 지경학적으로 보면 인도는 사실상 중국에 포위되어진 셈이다. 아시아의 대국(大國)이자 최대 경쟁국인 인도를 제압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는 것이 필자의 분석이다. 차슈푸 항의 매입과 벵골만으로 중국의 영향력 투사는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이 벵골만에서 새로운 지정학적 요충지로 부상하게 된다. 그곳이 바로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Andaman and Nicobar Islands)이다. 안다만 니코바르는 인도의 연방 직할지로 안다만 제도와 니코바르 제도로 구성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 주에서 북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안다만해를 사이에 두고 태국, 미얀마와 떨어져 있다. 그리고 인도 본토와는 매우 멀고 오히려 지리적인 위치상 동남아시아와 가깝다. 그래서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는 남아시아가 아닌 동남아시아에 더 가깝기 때문에 중국의 하이난 성이나 대만처럼 동남아시아에 포함되기도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일본 제국이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일부 지역을 침략했으며, 인도 독립 이후에 현대로 접어들며 본 제도가 인도령으로 귀속된 지역이고 인도의 대 동남아시아 정책의 최동단 지역으로써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안다만 니코바르는 800여 개의 섬과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0명 미만이 거주 중인 벵골만 군도는 미얀마 코코 제도의 중국 관련 군사 전초기지와 차슈푸 항구와는 고작 55km 떨어져 있다. 또한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중요한 해상 항로에 걸쳐 있는 셈이다. 중국이 벵골만으로 영향력을 투사하기 위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곳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인도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도 입장에 볼 때, 동남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 확장 사업에 대해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안다만 니코바르가 중국의 영향력 앞에 매우 위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다만 니코바르의 인도 사령부는 해군 플랫폼과 기타 군사 자산에 대한 물류 및 행정 지원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 정부는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시를 통해 주요 해상 항로와 요충지에서 인도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을 끊임없이 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모디 총리의 동남아시아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는 공군, 육군, 해군의 자산을 통합할 수 있도록 안다만 니코바르 사령부에 속한 해군 공군기지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이 작업은 현대화 된 비행장, 확장된 부두, 강화된 물류 및 저장 시설, 업그레이드 된 병력 숙소, 첨단 감시 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 코코 제도와 차슈푸 항은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지원부 소속의 중국 공산당 군인들이 2,300m 길이의 활주로와 잠재적으로 첩보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인도의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중국의 지역적 활동과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8월, 인도 텔레그래프(Telegraph)의 보도에 의하면 인도가 수중 사격 계획을 발표한 곳에서 약 120km 떨어진 벵골만에서 중국의 측량선이 발견되어 인도 해군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도의 이러한 대응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벵골만 뿐 아니라 인도양까지 그 긴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동남아시아 영향력 투사는 단순히 동남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벵골만, 트럼프의 관세 부과 우려 등의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