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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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된 땅'과 아브라함의 자손들이라는 혈통적, 민족적 정당성을 내세워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논리
기독교 <성경>에는 아브라함이라는 유태 민족의 조상이 되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본래 이름이 ‘아브람(Abram)’이었는데 상당히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름마저 ‘열국의 아버지(The father of a multitude)’라는 뜻의 아브라함(Abraham)으로 바꾸게 된다. 흔히 ‘믿음의 조상(The father of faith)’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신앙에 대한 보답으로 그 가족과 후손들이 크게 번성하고 은혜 받게 한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노인이 될 때까지 자식을 얻지 못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Sarah)는 하나님께서 이 약속을 지키시리라 믿을 수 없었다. 사라는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이집트인 하녀 하갈(Hagar)을 부인으로 맞을 것을 권했고 둘 사이에서는 장자 이스마일(Ishmael)이 태어났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정실인 사라를 통해서도 아들을 얻게 되는데 100살이 되어 이삭(Issac)을 낳은 것이었다. 하나님은 그렇게 얻은 귀한 아들 이삭을 산 제물로 바치라 했고 아브라함은 그 뜻을 따라 이삭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모리아(Moriah) 산으로 향한다.

The territory that, according to the idea of "Greater Israel", should belong to Israel. Photo : Deviant Art
하나님은 미리 다른 제물을 준비해두고 있었고 아무 의심 없이 하나님의 뜻에 따랐던 아브라함에게 큰 축복을 내린다. 그 후 유산 상속 문제를 놓고 이스마일을 경계한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일을 집에서 추방하라고 강요한다. 집에서 추방되어 사막 한가운데 버려진 하갈과 이스마일에게는 수일간의 방황 끝에 한 방울의 물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이스마일을 살리기 위해 하갈은 물을 찾아 사파(Safa)와 마르와(Marwa)라는 두 언덕 사이를 7번 돌았으나 허사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또 다른 기적의 은총을 내려주었는데 이스마일의 발밑에서 잠잠(Zamzam)이라는 샘이 솟게 한 것이었다. 이에 추방된 이스마일이 아라비아인의 조상이 된다는 것이 성경의 이야기다. 이슬람의 경전 <꾸란(Quran)>에서는 이브라힘(Ibrāhīm, 무슬림들이 아브라함을 부르는 이름)이 하니프(hanif, 유태인도 아니고 그리스도교도도 아니며 우상 숭배자도 아닌 진정한 유일신론자)라고 말한다. 이슬람에서는 신께서 이브라힘의 신앙을 시험하기 위해 그의 아들을 희생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셨을 때 주저 없이 오직 신께 복종했던 이브라힘의 신앙을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시한다. <꾸란>에서는 또한 이브라힘이 진정으로 사랑한 아들은 이샤크(Ishag, 기독교 성서의 이삭)가 아닌 큰아들 이스마일(Ismaīl, 기독교 성서의 이스마일)이었고 하나님이 제물로 바치라고 한 것도 이스마일로 나온다.
기독교 성서 구약의 창세기 22:2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길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너에게 가리켜주는 산의 한 곳에서 그를 번제로 바쳐라”라고 되어 있으며, 16절에서도 “……네가 네 아들 네 독자라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무슬림들에 따르면 이샤크가 태어났을 때 형 이스마일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이샤크는 독자가 될 수 없다. 결국 이 일화는 이샤크가 태어나기 이전의 일이며 제물로 바친 아들은 이스마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방된 것도 이스마일이 아니라 오히려 이샤크 쪽이었다는 것이 이슬람의 해석이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먼저 하나님과 이브라힘의 약속을 매우 중시한다. 이 약속은 이샤크가 태어나기 전에 맺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이스마일은 ‘약속의 아들’이고 이브라힘의 합법적 상속자다. 그는 장자였고 할례를 했으며 합법적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스마일의 자손이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이 위대한 민족이 마침내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배출한 아라비아 민족이다. 무슬림들은 창세기에서 이샤크의 이름이 이스마일의 이름을 대신해 쓰인 것은 유태 기독교 전통의 구원의 역사에서 헤브루(Hebrew)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유태인들은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장소가 모리아 산으로 기록되어 있고, 이 장소는 나중에 솔로몬 왕이 건축한 예루살렘 성전의 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슬람 전승은 이브라힘이 이스마일을 제물로 바치려던 사건이 일어난 모리아 산은 메카(Mecca, 아랍어로 Makkah : 마카)에 있는 마르와 산이며, 하갈과 이스마일이 버려졌던 파란의 광야(Wilderness of Paran, 성서의 바란의 광야)가 메카 근처의 사막지대였다고 한다. 이브라힘은 그 이후 하갈과 아들의 생사가 궁금하여 찾아가 보니 모자는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며 메카에서 잘 살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 그곳에 정착한 이브라힘은 사막에 떨어진 운석을 운반해서 제단을 쌓고 이스마일과 함께 예배소를 세워 감사의 예배를 드리니 이것이 오늘날의 카바(Ka‘ba)다.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육면체 모양의 카바는 무슬림 세계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고 이슬람의 가장 친근한 상징 중 하나이다. 결국 성전 터가 된 지명의 해석에 따라 유대교에서는 예루살렘을, 이슬람에서는 메카를 제일의 성지로 여기는 셈이다. 결국 역사적으로 유태인과 아라비아인은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고 민족이 갈라진 계기는 바로 이브라힘의 아들 이스마일과 이샤크의 상속권 분쟁 때문이었다. 유태인들은 적통을 이삭으로 보는 것이고 아라비아인들은 적통을 이스마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유태인과 아라비아인은 모두 이브라힘의 자손이라는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이삭은 어머니가 유태인 출신이고, 이스마일은 어머니가 이집트 출신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결국은 유태교와 이슬람과 기독교는 모두 같은 역사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집트를 포함한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거주하던 아라비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은 자신들의 언어를 ‘아라비아어(Arabic)’라 불렀지만, ‘아라비아(Arab)’이라는 명사는 원래 종족이나 민족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주로 아라비아 반도, 시나이 반도, 시리아-아라비아 사막에 사는 ‘사막 거주자’를 지칭하는 셈어(語)였다. 글을 아는 도시 거주자들이 그들 자신을 이러한 민족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묘사하기 시작한 것은 유럽의 민족주의 사상이 영향을 끼친 근대에 들어서였다. 이슬람의 성서 <꾸란>은 종교이자 예술이며 문학이다. 아라비아인들은 그들의 정통성을 <꾸란>과 <하디스>에서 찾으려 한다. 또한 무슬림들은 새벽, 낮, 오후, 일몰, 밤 각각 다섯 차례 메카 방향을 향해 행하는 예배인 살라트(Salāt)와 라마단(Ramaddan, 이슬람력으로 9월) 한 달 동안 모든 성인이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지키는 금식(Sawm) 등으로 공동의식과 협동정신을 함양한다. 또한 메카 대순례 하즈(Hajj)는 공동체의식을 강화하여 동질성을 갖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라비아 민족주의’라는 세속 사회에서 이상적인 무슬림 공동 사회인 움마(‘Umma, ummah)를 건설하려는 노력과 방법이 의식적으로 통일되어 정형화한 것이며, 과거의 역사적 영광을 재건하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아라비아인이란 의미는 이슬람 문명권에 거주한다는 의미보다는 아라비아 세계에 거주하는 또는 이슬람 세계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는 새로운 현대적 생활의 의미까지를 포함하게 되었다. 이에 반해 바그다드 출신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자브라 I. 자브라(Jabra I. Jabra)는 역사적으로 중동 지역에 나타난 마지막 언어인 아라비아어를 강조하여, 자신의 모국어로 아라비아어를 사용하고 스스로 아라비아인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누구나 아라비아인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종교보다도 언어를 강조하여 아라비아 세계 내의 소수 기독교 아라비아인까지 포함시키는 범아리비아주의 사상이다. 또한 아라비아 사상을 연구했던 앨버트 후라니(Albert Hourani)는 아라비아 민족을 정의하면서, 아라비아인은 공통어인 아라비아어를 중시하며 이를 통해 민족적 친화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아라비아어는 인종적 요인에 따라 ‘아라비아인의 언어’, 종교적 요인에 따라 ‘무슬림의 언어’, 지리적 요인에 따라 ‘아라비아 반도의 언어’라고 각기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아라비아어는 또한 <꾸란>어(語)로서 ‘신성한 언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슬람은 아라비아어로 기록된 <꾸란>을 경전으로 삼기 때문에 이슬람화 한다는 것과 아라비아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같은 의미이다. 이슬람이 출현한 7세기경부터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라크 지역은 아라비아인의 정복과 함께 아라비아어를 사용했다. 이는 이 지역의 비잔틴 제국(Byzantine Empire, Byzantium, 306~1453)인 시리아와 사산 왕조 페르시아 제국(Sāsānian Persia, Sāsānian dynasty : 224~651)의 영향권에 있던 이라크가 아라비아어를 사용하는 아라비아 반도의 아라비아 혈통을 가진 사람들과 싸워서 패배했음을 의미한다. 이슬람에 정복되어 다마스쿠스와 바그다드가 이슬람 제국의 중심이 되자 이 지역을 중심으로 아라비아어는 가장 중요하고 우월한 언어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아라비아 세계의 국가에는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 예멘, 이집트, 수단, 지부티, 소말리아,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모리타니 등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슬람 세계라는 것은 이슬람을 국교로 정한 나라와 무슬림이 다수파를 차지하는 모든 나라의 집합을 의미한다. 이슬람 세계는 중동 세계를 포함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과 동유럽 일부 및 아프리카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으로 일부 산유국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가난한 국가에 속하며, 정치적으로 거의 대부분 제3세계 민족주의 이념을 내세운다. 이슬람 세계에는 아라비아인, 페르시아인, 터키인과 같은 종족 중심의 국가가 있었으며 이집트나 오스만투르크의 술탄(Sultān), 그리고 이란의 샤(Shāh)의 영역과 같은 영토 중심의 국가도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이슬람 국가에서는 유럽의 정치 및 경제생활과 같이 그러한 영토적 개념이 중요성을 가진 적은 없었다. 더욱이 영토적 주권자나 국민적 지도자가 종교나 공인된 종교 지도자의 권위를 제한하려고 한 적은 없었으며 지금도 그런 경향은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이 임박하면서 네타냐후는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을 꿈꾸고 있다. 대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실지회복주의적, 확장주의적 영토 주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이스라엘'은 <구약성경>에 언급된 '약속의 땅' 범위를 말하는 것인데 1967년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장악한 서안지구, 가자지구, 레바논, 요르단 전역을 포함하여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와 이집트 홍해안 일대의 영토, 시리아 영토의 70%와 터키의 하타이를 비롯한 일부 지역, 이라크 영토 절반과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전역을 지칭한다. 이는 네타냐후의 제국주의 및 침략주의적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아랍 국가들의 대대적인 반발에 부딪쳤다. 아랍 연맹은 성명을 통해 전혀 용납도, 용인도 할 수 없는 확장주의적, 공격적 의도라며 식민주의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마이크 허커비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구약성경>의 해석과 관련해 논쟁을 벌였다. 허커비 대사는 "창세기에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유프라테스에서 나일 강에 이르기까지의 땅을 약속받았다고 나오며 그것은 이스라엘과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의 상당 부분도 포함된다."라 발언하며 경악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허커비 대사는 "하나님이 ‘그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주셨다"고 발언했다. 이에 아랍에미리트(UAE)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14개 국가와 이슬람협력기구(OIC),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연맹(LAS) 등이 허커비 대사의 발언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하필이면 미국의 대 이란 공격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고 있는데 필자는 미국이 이란 공격에 성공하면 네타냐후는 <구약성경>에 언급된 '약속의 땅'인 '대이스라엘'을 미국의 도움으로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본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스마일과 이사악이 아브라함의 자손들이라는 구절들을 인용해 지배의 정당성을 완성시킬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미국이 이란 공격이 성공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중동 지역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갖고 있는 이란이 패배하면 이스라엘은 중동의 맹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이들 유태인들은 "선민사상"을 앞세워 아랍인들을 노예로 부리고, 천대하며 때로 온갖 인권 탄압을 자행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선민사상을 교리로 가진 유태교에서는 이방인과 결혼해서는 안 되며, 유태인에게 주어진 땅에 살고 있는 이방인들과 그들의 아이 및 가축까지도 모두 죽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이방인에 대한 차별 대우는 당연한 것처럼 명시된 규정들이 존재한다. 이런 유태인의 교리들과 그들의 습속들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