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꿈을 꾸고 나도 예전과 달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선명하다. 보통은 깨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않고, 기억을 해도 뒤죽박죽이고 전혀 논리도 없다.
꿈 속에서 지방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터미날에 내렸다. 도착 30분 전에 미리 친구한테 연락을 했다. 터미널 안은 고속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 마중하고 송별하는 사람들로 장터처럼 붐볐다. 요즘에도 이렇게 고속버스 타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면서 친구를 기다렸다. 참으로 오랫만에 타본 고속버스였다. 오래 전 지방으로 갈 때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버스를 탔다가 다시 돌아와 터미널로 나올 때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그 거울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대충 친구가 올 때 된 것 같아서 전화를 걸었더니 이제 출발했다고 하면서 터미널 뒷쪽 도로로 나오라고 한다. 한 참을 기다렸는데, 이제 출발했다니... 꿈 속에서도 약간은 괘씸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깼다.
이렇게 생생한 꿈을 꾸는 것을 보니 성철 선사가 말한 것처럼 몽중일여(夢中一如)의 단계에 오른 것일까? 깨어있을 때나 잠잘 때나 그저 한 생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