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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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돌아가신 이해찬 총리는 나에게도 여러 면에서 기억되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인물이다. 힌창 일할 수 있는 70대 초반에 너무 빨라 돌아가신게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이해찬'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도 1980년 대 초 중반 C. Wright Mills의 <사회학적 상상력>(The Sociological Imagination)이란 책을 통해서 이다. 이 책은 개인의 삶을 사회 구조와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할 것을 설명한 책이다. 이 책은 1950년대 당시 미국 사회학의 주류 경향이 탈코트 파슨스로 대표되는 거대 이론(Grand Theory)의 추상적인 개념 체계에 매몰돼 구체적인 사회 현실이나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것을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점점 전문화되고 분과화되는 당대 사회과학이 대기업, 군대, 정부 등 거대 기관의 행정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관료적 기술'로 변질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막 눈을 뜨게된 나에게 비판의식을 크게 심어 주었다. 이 책을 바탕으로 그 후 나는 미국의 군산 복합체 지배를 분석 비판한 <파워 엘리트>와 <들어라, 양키들아> 같은 책들도 열심히 통독을 했다.



이 책을 번역한 이해찬 전총리는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이고 운동권에 몸 담으면서 서울대 앞에서 <광장>이란 서점을 경영했다. 당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운동권 이념 서적을 취급한 이런 서점들이 크게 유행을 했는데, 그 역시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트렌드)를 앞서간 선구자라 할 수가 있다. 그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을 받아 평민당 후보로 출마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진입해서 7선 의원이 된 데는 그의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성품과 학문적 배경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제 그에 버금가는 전략가를 여야 통털어서 찾아보기 힘들다. 할 일이 산적한 현실에서 그의 부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