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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반의 16년 체제의 종식, 새로운 마자르의 시대가 시작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7 23:43:24

빅토르 오르반은 2010년 검찰총장 임기를 6년에서 9년으로 바꾸면서 독재 체제를 굳혔었다. 당시 오르반의 측근인 페터 폴트(Peter Polts)가 검찰총장에 올라 지금까지 검찰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2019년 도나우 강 유람선 사고 당시 참사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관련자들이 저지른 죄에 상응한 처벌로 피해자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크루즈 바이킹 이둔 호 선장에 대해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조건부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헝가리 검찰은 유리 C. 선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재판이 지연되어 아직 선장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에 잊혀진 사건이 되어 가고 있고 페터 폴트는 사법계에서 이 사건을 지휘한 인물이기도 하다. 



2026년 4월 12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변에서 야당 티서(Tisza)당의 지지자들이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16년 장기 집권을 끝낸 역사적인 총선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  출처 : The Atlantic


더불어 사법 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청장도 오르반과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 툰데 한도(Tunde Rando)가 맡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재임 중에 있다. 오르반과 여당 청년민주동맹은 2011년 사법 권력 장악을 위한 개헌 안을 통과시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정부가 해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사법권까지 행정부가 관여했다. 또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11명에서 15명으로 증원하고, 늘어난 4명을 여당 단독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헝가리 헌법재판소의 권한은 행정부에 대해 거의 간섭하지 못하도록 대폭 축소되었다. 새로운 헌법은 예산과 관련된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켰다. 공공부채가 GDP의 5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헌법재판소는 예산과 조세, 의료보험비, 관세 등과 관련된 법안은 심사할 수 없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기본권과 시민권에 관련된 사안만 가지고 심사할 수 있게 되면서 그 권한은 심각하게 약화되었다. 2012년에는 사법부와 검찰을 친여(親與) 성향으로 바꾸기 위해 갑자기 판사와 검사 정년을 70세에서 62세로 바꿨다. 274명에 달하는 판사와 검사가 하루 아침에 강제 은퇴를 당하게 되었고, 이들의 빈 자리는 오르반을 오로지 지지하는 성향의 젊은 법조인들로 채워지게 된다. 또한 법원의 운영을 책임지며 고위직 판사 임명권을 총리가 갖게 되었으며 동의 없이 판사를 일시 전보할 수 있는 권한과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이관시키는 권한 등을 지닌 법원 행정처장을 의회가 임명하게 만들어 놓았다. 피데스 당의 허가 없이는 세력이 약한 야당이 사법권에 관여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의회는 제대로 뽑힌다고 해도 문제가 될텐데,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의 국회의원수를 386석에서 199석으로 절반의 의석을 파격적으로 줄였다. 


문제는 이와 같이 의석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띄는 지역구를 보수적인 농촌과 함께 묶어서 선거구를 조정하는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을 무더기로 강행했다. 그로 인해 2014년 헝가리 총선에서는 여당 피데스 당의 득표율이 대폭 감소하고 반대 급부로 야당의 득표율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석 비율은 별 차이가 없는 심각한 민의 왜곡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는 2018년 총선에서도 변함 없었다. 언론도 오르반의 독재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오르반 정부는 언론을 통제해 자신과 여당인 피데스 당의 비판적인 기능을 제거하는 한편, 사실상 정부의 홍보 기관으로 만들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가 아닌 여당의 선전선동의 도구로 전락했다. 2010년 7월에는 미디어 텔레콤청과 미디어 위원회를 설립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미디어 위원회의 권한은 방송만이 아니라 종이 매체와 인터넷 미디어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감독 기관의 임명권은 여당 피데스 당이 장악한 의회와 상징적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게 있었기 때문에 대개 친여 인사로 채워졌다. 같은 사람이 수장을 맡은 두 기관은 헝가리 내 모든 미디어로부터 아무 때나 모든 정보를 요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업 비밀이나 기타 보호된 정보에 대해서도 예외가 인정되지 않았다. 거기에다 요구에 불응하게 되면 막대한 벌금이 부과되고 등록 취소도 가능하게 해놓았다. 그와 같이 통제하면서 어마어마한 독재 권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미디어 법은 균형 잡히지 않고 혐오스러운 보도를 하는 방송과 신문, 온라인 미디어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으며 이에 대한 진실성, 객관성, 균형성, 혐오성의 판단은 감독 기관의 판단이기에 이 두 법은 사실상 정부에 비판적이던 언론에 재갈을 물린 셈이 되었다. 공영 미디어는 더욱 심하게 정권에 복속되었다. 


2010년 법에 의거하여 TV와 라디오 통신사 등 모든 공영 미디어는 언론위원장이 관리하는 미디어 서비스 지원 신탁기금(MTVA)에 속하게 되었다. 이어 MTVA에 대한 대규모 숙청으로 인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은 퇴출되었다. 정부는 민영 미디어도 공익 광고와 미디어 발전 지원금의 배분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독재를 용인하도록 길들여 놓았다. 비판적인 미디어는 경영난에 빠뜨려 퇴출시키던가 아니면 다른 소유자에게 넘어가게 하여 철저히 통제했다. 외국인 소유의 미디어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대형 미디어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광고 수입에 대해 2014년 도입된 대규모 세금으로 경영 실적을 악화시켜 매각을 유도한 다음 오르반과 친분 관계가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이를 매입하게 했다. 헌법재판소는 정부에 대한 어떠한 심판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사법부는 의회에게 모든 인사권을 강탈당하다시피했는데 의회는 대통령의 자의적 게리멘더링에 의해 여당이 무조건 개헌선을 넘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언론의 모든 기사는 정부의 사후 심의를 받았다. 하는 짓이 북한과 결코 다르지 않는 통치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021년 7월 6일, 결국 국경 없는 기자회가 유럽의 국가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오르반 총리를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약탈자(Predators) 명단에 올리게 되었다. 사세가 이쯤되니 이번에 치뤄진 2022년 총리선거도 부정선거를 의심해도 될 법하다. 사법과 국회, 언론 미디어까지 장악했으니 야당에서 힘을 못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71%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를 한 것도 어쩌면 부정선거를 의심케 하는 득표율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인 피데즈와 야권 연대에 대한 지지도가 각각 48%, 47%로 접전인 상황에 있었기에 부정선거와 오르반 행정부의 선거 개입 등은 충분히 의심해 볼만한 사항인 것이다. 그리고 여러 미디어들을 통해 온갖 불법적인 일을 자행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게다가 페테르 마르키자이(Peter Marki-Zay) 야당 연합 총리 후보가 패배를 쉽게 인정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르반 정부로부터 뭔가 위협을 당했기에 빠른 인정을 하여 목숨을 보전하려 했던 부분도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런 형식이라면 다음 총리 선거에도 헝가리 오르반 총리의 정권 교체도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러나 2026년 총선에서 신생정당인 티서당은 무려 138석 확보가 유력하며, 오르반의 피데스 당은 55석, 극우 정당인 '우리 조국(Our Homeland)' 당은 6석을 얻었다. 이번에 티서당의 압승으로 오르반은 16년 만에 권력을 내려 놓게 되었다. 이로써 헝가리는 45세의 젊은 페터르 머저르의 시대를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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