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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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의미의 아라베스크는 동식물을 모티브로 해 모스크에 장식된 기하학적 문양으로 집약된다. 질서, 평화, 안정으로 표현된 신의 세계와 신의 존재 그 자체가 아라베스크로 표현된다. 이슬람은 우상으로 활용될 만한 초상화나 조각, 장식을 금지한다. 이콘(Icon)의 카톨릭, 정교회, 불상의 불교 사원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모스크 안에 들어가도 눈에 띌 만한 특별한 뭔가가 없다. 이슬람 성지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중앙 제단을 기준으로, 카펫으로 채워진 휑한 공간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알라는 물론, 무함마드나 이슬람 성인(Imam)에 관한 조형물이나 장식물도 전무하다.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울루스베그 마드라사의 아라베스크 장식, 출처 : 필자의 직접 촬영
십자군은 십자가를 통해 가톨릭 전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이슬람은 어떨까? 아예 없다. 이슬람은 십자가와 같은 상징물도 우상으로 본다. 가톨릭 교회는 신과 만나는 기도의 공간만이 아니라, 신을 찬미하는 무대로도 활용된다. 화려하고 크고 높은 교회일수록 신을 기쁘게 만들고 신에게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본다. 식물 덩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연속 무늬로, 주로 벽 장식으로 새겨졌다. 사람을 벽에 새기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대안품 같아 보이지만 그 예술성 덕분에 현대에도 여러 곳에서 쓰이고 있다. 감이 안 잡히면 대충 방에 도배된 벽지를 보자. 뭔가 선 같은 게 아주 많고 복잡한 생김새의 연속 무늬가 있으면 그것이 아라베스크다. 일정한 형태가 없기 때문에 패턴은 수도 없이 많다. 거기다가 중복되는 패턴도 없다.
18~19세기 유럽에서 이슬람풍 유행이 귀족들에게 퍼져 물담배라든지 터키 커피와 오스만 제국 옷차림이 유행할 당시, 여러 유럽 귀족들이 이 아라베스크를 집에 새겼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없던 유럽 조각가들은 쉽지 않은 기술이라 비슷한 문양으로 표현할 수 있어도 원본대로 만들지 못하였다. 그래서 유럽의 국왕들은 거액을 들여 오스만투르크에서 아라베스크 조각가를 초빙하여 만들기도 했다. 이슬람 세계사에 기록된 위대한 인물들도 여러 명 배출됐다. ‘부하라 학맥의 삼총사’로 불리는 성훈(聖訓)학자 이맘 부하리(801~870), 의학자 아부알리 이븐 시노(980~1037), 수학자 알 쾨리즈미(780~850)가 대표적이다. 이슬람의 성훈이란 교조 무함마드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언행록이다.
이맘 부하리는 무함마드의 언행을 곁에서 지켜본 제자들과 그 제자, 또 그 제자를 통해 구두나 기록으로 전승돼 온 것들을 정리해 ‘성훈집록’을 펴냈다. 그는 16년간 1000여명의 전승자들을 만나 60만 조항의 성훈을 수집해 정리했으며, 그의 ‘성훈집록’은 이슬람이 공인한 첫 성훈 진본으로 후대에 제작된 모든 성훈집의 표준본이 되고 있다. 이슬람 학문 중 유럽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분야는 단연 의학이다. 특히 이븐 시나는 유럽 현대의학의 기반을 제공한 인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는 평생 242권의 의학서를 저술했는데 그 가운데 ‘의학전범’은 병리현상에 심리현상을 결합시켜 늑막염과 폐렴, 간염을 정확하게 구분해 냈고, 폐결핵, 전염병, 피부병, 성병, 상사병 등에 대한 구체적 치료법을 제시했다.
특히 알코올을 소독제로 추천한 최초의 의사이기도 하다. 수학자 알 쾨리즈미는 대수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진다. 인도의 숫자 서법을 아랍어 서법에 맞게 변형시켜 대중화했고, ‘0’을 수(數)의 개념이 아닌 상호관계적인 개념으로 전환해 대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켰다. 유럽인들은 아랍인들에게 전수 받은 이 수의 체계를 ‘아라비아 숫자’라 불렀으며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전통적으로 써오던 로마 숫자를 아라비아 숫자로 대체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뜻하는 ‘알고리즘’이라는 말도 ‘알 쾨리즈미’의 이름에서 연유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