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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7.<<존재의 당위성과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하여>>
  • 조율여백
  • 등록 2026-04-19 15:58:43
<<존재의 당위성과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하여>>

1. 인간사 속에서 ‘울림’이 교감되지 않는 이유

인간 관계와 사회, 그리고 역사와 개인의 의지 속에서 우리는 서로 간의 ‘울림’에 교감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교감이 매우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지거나, 때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배려받은 기회에 대한 합당한 감사의 부재입니다.
인간은 타인과 환경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기회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식과 감사가 결여될 경우, 관계의 기초가 되는 정합성이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그 결과 관계는 축적되지 못하고, 지속적인 역사성을 갖기 어려워집니다.

둘째, 성숙에 대한 관심의 부족입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내적 성장이나 성숙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두지 않으며, 그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삶의 방향성이 흐려지거나, 애초에 방향이라는 개념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납니다.

셋째, 성찰과 쓰임에 대한 인식의 부족입니다.
자신이 받은 기회와 조건을 되돌아보지 못한 채, 그것을 의미 있게 활용하기보다는 단순히 소비하거나 소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점차 관행으로 굳어지고, 일부에서는 이를 당연한 권리나 특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나아가 이러한 왜곡된 인식은 타인에 대한 이용이나 구조적 부당함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조건들이 누적될 경우, ‘울림’이라는 개념은 성립하기 어려워집니다.
기초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감을 기대하는 것은, 기반이 없는 구조 위에 무엇인가를 쌓으려는 시도와도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는 옳음이나 훌륭함, 혹은 동경의 대상조차 본질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왜곡된 시선 속에서 소비되거나 평가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2. 존재의 당위성과 선택의 문제
제가 비교적 난해하고 고된 사유의 과정을 지속하는 이유는, 단순한 지적 관심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당위성’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됩니다.

전체와 그 구성 요소의 존재 자체는 인간이 임의로 바꿀 수 없는 영역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방향을 지향할 것인가는 여전히 인간에게 남겨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로 이 선택의 영역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에는 일정한 당위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3. 인간의 경향과 근원적 가능성

현실 속 인간은 대체로 생존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자신의 신체와 이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욕망의 확장과 자원의 확보를 중심으로 한 행동 양식이 반복되며, 때로는 그것이 자연에 대한 훼손이나 약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인간이라는 종이 지닌 하나의 본능적 경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그러한 경향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소비나 확장을 넘어, 자신이 받은 조건과 기회에 대해 인식하고 그것에 응답하려는 태도 역시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

그렇다면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물질과 정신, 그리고 의지의 순환 속에서 충돌과 저항은 불가피하게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존재들은 스스로를 절제하며, 가능한 한 타자와 세계에 해를 덜 주는 방향을 선택하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도덕적 규범을 넘어, 존재가 취할 수 있는 하나의 근원적 방향성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특히 힘이나 영향력이 크지 않더라도, 끝까지 무해함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적극적인 개입이나 성취와는 다른 차원의 가치이지만, 관계와 세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근본적인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결국 인간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그 안에서 어떠한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맡겨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의 끝에서,
타자와 세계에 대한 최소한의 해를 지양하고,
가능한 한 무해함을 지향하려는 태도는
비록 미약해 보일지라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하나의 근원적 가치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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