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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문명을 하나로 묶어 놓은 지대한 공헌품, 홍차(紅茶)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9 21:41:25

홍차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영국과 더불어 또 다른 홍차 강국 러시아는 1700년대부터 중국과 차 무역이 시작 되었다. 1727년 러시아와 중국 간 조약을 통해 접경 도시인 카흐타에서 차 중개 무역이 시작 되었다. 그러나 이전에 러시아는 키예프 루스 시기부터 공후들이 차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몽골-타타르 지배 시기부터 몽골인들에게서 전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영국과 달리 중국과 국토가 이어져 있는 러시아는 배 대신 주로 수백 마리의 낙타 떼를 모는 대상 카라반(Caravan)들이 중국의 차를 18,000km나 되는 모스크바로 공급하였다. 

러시아 수즈달의 한 카페에서 직접 촬영한 홍차와 사모바르 주전자

다양한 브랜드의 Russin Caravan Tea는 유럽인이 좋아하는 훈연향을 품고 있다. 중국에서 19세기 초까지 수입된 홍차는 값이 비쌌기 때문에 일반 서민이 마시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1900년대 들어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완공으로 저렴한 가격에 많은 차를 신속하게 들여 오면서 가격이 내려가 러시아는 순식간에 홍차 대국이 되었다. 국가별 홍차 수입량 통계에 따르면 약 18만톤으로 세계 1위~3위 수준일 정도로 홍차 소비 대국이며 미국, 파키스탄과 순위가 해마다 바뀐다. 오늘날 차는 러시아 국민 음료일 정도로 러시아인의 94%가 거의 매일 차를 마신다.

홍차 마시는데 있어 꼭 필수적인 용품은 사모바르 주전자다. 전기식 사모바르는 그냥 전기포트와 똑같이 물을 채우고 플러그를 꽃은 뒤 물이 끓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다만 물이 끓기 시작하면 코드를 뽑아야 과열을 막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전기 전용 사모바르들은 센서가 장치되어 있어서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알아서 전원이 내려가는 시스템이 있지만, 구식 사모바르나 하이브리드형 사모바르는 그런거 없다. 땔감을 사용하는 사모바르 사용법은 약간 복잡하다. 먼저 물을 가득 채우고 뚜껑을 덮은 다음 미리 준비해둔 불쏘시개와 잘 마른 솔방울 몇 개를 넣은 뒤 신문지를 찢어 거기에 불을 붙이고 연통 안에 넣는다. 

이때 연료가 잘 마른 상태여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연료를 넣으면 연통 내 공기가 통하지 않아서 꺼져버린다. 항상 불을 봐가면서 조금씩, 그리고 공간을 충분히 떼어서 공기가 통하도록 신경 쓰는 요령이 필요하다. 조금 있으면 연기가 나면서 불쏘시개에 불이 붙기 시작할탠데 어느정도 불쏘시개에 불이 옮겨붙었으면 좀 더 굵은 장작이나 숯 혹은 석탄을 넣고 굴뚝을 꽂는다. 사실 굴뚝은 없어도 무방하지만 굴뚝이 있어야 대류가 잘 돼서 빨리 타고 연기가 얼굴에 직격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또한 굴뚝이 있으면 연통내 산소공급이 빨라지기 때문에 완전연소를 유도하고, 연기도 더 적게 난다. 

다만 땔감을 넣을 때 절대로 굴뚝을 제외한 연통의 높이보다 높게 쌓아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물 끓는 소리가 들릴 텐데 이때 사모바르 뚜껑을 가지고 연통을 막는다. 연통 내 산소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불이 천천히 꺼질 것이다. 이제 끓는 물을 가지고 차를 우리면 된다. 차를 우릴때는 찻잔 하나당 2-3 티스푼 비율로, 15-20분정도 우리는데 통상 마시는 차보다 진하게 우린다. 이것을 러시아어로는 자바르카(Заварка)라고 부른다. 이때 찻주전자를 사모바르 받침 위에 놓으면 보온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차를 마실 때는 찻 주전자에 우려진 홍차 액기스와 사모바르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을 섞어서 따른다. 

원조 러시아식으로 자바르카를 찐하게 우려냈을 경우 자바르카와 사모바르 물을 1:10 정도로 따르는것이 표준이며 입맛에 따라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여기다가 설탕, 레몬, 잼 등을 곁들여 마시기도 한다.1618년 명나라 사신이 러시아 차르에게 홍차를 선물했다는 사료가 있을 정도로 러시아 홍차 역사는 오래됐다. 화려한 홍차 주전자 사모바르는 러시아 가정의 필수품이다. 영국인들이 오후 2~4시 애프터눈티를 마시는 데 비해 러시아인들은 하루 종일 홍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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