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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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왜구의 발흥 원인은 명나라의 해금정책 때문이다. 명나라 조공무역 체제의 유지를 원하였기 때문에 바닷길을 통한 사무역을 규제했다. 심지어 연안의 어부들이 고기잡이 출어를 나가는 것도 금지하고 연안의 섬을 무인화하였다. 명은 제국의 위엄과 외적 방어의 명목으로 폐쇄체제를 추구하였고 이와 중에 남중국 연안 주민의 생존권이 심대한 침해를 받는다. 중국의 복건성, 저장성 연안은 토질이 매우 척박한 곳이다.

14世紀末-16世紀中期の琉球王国の交易ルート, 出所:高良倉吉 著, 『アジアのなかの琉球王国』, 吉川弘文館, 1998, p. 64.
농사만으로는 먹고 살기가 어렵다. 더구나 당나라 시대, 원나라 시대, 송나라 시대 시기에 무역으로 경제적 부를 누린 경험이 있는 곳이다. 명나라 조정의 해금이 이들에게는 수용할 수 없는 압제였다. 먹고 살기 위해 출어와 밀무역에 나서는 상인들이 생겨난다. 바다는 넓고도 넓다. 쾌속정이 단속을 하는 현대에도 바다에 통치권을 행사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 옛날 무동력선으로 관리들이 바다를 엄격히 통제한다는 것은 어려운 노릇이다.
무역이 엄격히 제한되던 시절, 바다에 나가 밀무역으로 입수하는 물건들은 큰 이익을 안겨주었고, 워낙 상업 마인드가 뛰어난 복건과 저장의 상인들은 점점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밀무역의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이러한 중국 밀무역 상인들의 활동을 더 넓게 한 것이 포르투갈인들이었다. 포르투갈은 인도의 고아를 기점으로 15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동아시아 진출을 모색한다. 말라카, 자바, 시암, 참파 등에 무역 포스트가 만들어지고 1540년대 들어서는 동중국해에 진입한다.
포르투갈인들은 명나라와의 무역을 희망했지만, 전술한대로 명나라는 조공무역 외 사무역을 금하였다. 이 지점에서 중국 밀무역 상인과 포르투갈 상인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동남아시아 일대의 무역 포스트에서 거래를 트기 시작한 두 세력은 동중국해 일대에서 파트너쉽을 형성한다. 포르투갈인들이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운반해 온 물자를 중국 명나라 상인들에게 넘기면 명나라 상인들이 이를 자신들의 밀무역 루트에 태워 처분하고 그 댓가로 얻은 이익을 포르투갈 상인들과 나누는 형식의 일정의 대리 무역이 성행한다.
이 과정에서 명나라 함선에 승선한 포르투갈인 일부가 태풍의 영향으러 다네가시마에 표착한다. 1543년의 일이었다. 이것이 일본과 유럽의 최초 만남이었다. 유럽과 일본의 만남 자체가 왜구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면 이러한 상인들을 왜 왜구, 즉 해적이라고 하는가? 그것은 명나라 정부가 밀무역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그에 종사하는 상인들을 탄압하였기 때문에 이미 범죄자 신분이 된 이들이 폭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는 순수한 도적집단인 경우도 있었지만, 많은 집단이 그저 밀무역에 종사하는 상인으로 출발하였다가 관헌에 의해 가족이 몰살당하거나 복귀시 처벌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본거지를 세우고 때로는 상업적 거래를 때로는 무력에 의한 약탈을 병행하는 독립적 집단으로 변모해 갔던 것이다.
이들의 본거지는 일본인들이 용병으로 합류하기도 하고 동남아시아인들이 참여하기도 하는 등 국제적 또는 무국적 성격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본다면 동아시아 해상 항로를 개척한 이들은 바로 왜구다. 왜구가 해적질하며 다니는 루트는 왜구가 사라진 이후, 무역항로로 변모했다. 왜구가 다녔던 길을 현재까지 한, 중, 일, 동남아시아까지 각종 무역 선박들이 자유롭게 누비고 있다. 역사의 해석을 본다면 항상 역설적인 부분까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에 미치고 있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