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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미술 조각에 대한 고고미술사학측의 생각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23 01:35:35

20세기에 들어와서, 미술 관계자들은 실제 발굴 조사나 연구를 통해 고대 조각이 채색 조각이었다는 뜻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그중 한 사람이 독일 고고학자 빈첸츠 브링크만이다. 조각상에 남아 있는 안료의 미세한 흔적을 찾아낸 그는 이것이 고대 조각이 채색되었음을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이후 그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 그룹은 X-ray 형광 분석과 같은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에 의해, 조각에 칠해져 있던 다채로운 안료의 색상을 알아냈다. 그리고 본래 색과 비슷하게 채색한 석고 및 대리석 복사본을 만들어냄으로써 고대 조각의 모습을 복원했다.

그리스 크레타섬의 크노소스 궁전(Palace of Knossos)에 있는 고대 벽화를 현대적으로 복원하거나 재해석한 작품, 출처 :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박물관에서 필자의 직접 촬영 

이 복제품들을 전시한 ‘색채의 신들(Gods in Color)’ 전시회는 2003년에서 2015년까지 13년간 전 세계를 순회하며, 고전 조각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다. 고대 조각이 흰색의 대리석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던 관람객들은 뜻밖의 채색 조각에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교과서나 미술관에서 본 백색 조각은 역사상 가장 놀라운 거짓말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고대인들은 색을 중요시했으며, 그들의 신을 화려한 색채로 장식하기를 좋아했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대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조각을 채색했다. 고대 조각상들의 옷, 머리카락, 입술, 피부 등은 밝고 생생한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눈은 색색의 돌이나 유리, 상아 등으로 상감되기도 했다. 때로는 보석과 금속으로 만든 귀고리나 목걸이 등으로 장식되었다. 

백색 조각의 신화는 고대 조각상이 발굴된 르네상스 시대에 탄생한 것이다. 조각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비바람에 색이 벗겨져 발굴 당시 흰색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애초부터 백색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대 문명을 동경했던 르네상스인들은 흰색 조각이 고전 조각의 특징이며 이상적인 미를 구현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무색의 조각은 모든 예술가들이 따라야 할 고전 미술의 표준이 되어버렸다.

미켈란젤로 역시 16세기에 발굴된 흰색 대리석 조각 벨베데레 토르소나 라오콘 군상 등을 흠모한 나머지 대리석 산지 카라라까지 가서 흰 대리석을 직접 구입해 로마로 가져갔다. 고전 조각이 노랑, 빨강, 파랑 등 원색으로 채색되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품들을 자연의 색으로 남겨 두었다. 또한, 백색 조각의 환상이 서구 미술에서 확고히 굳어진 데는 18세기 독일 미술사가 요한 요하임 빙켈만의 공이 크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백색 조각이 완벽한 조형미의 모범이라고 생각했다. 

빙켈만은 고대 도시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보고 고전 조각이 채색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흰 것일수록 아름답다’라는 자신의 미학 이론을 깨기 싫었던 그는 채색 조각들이 그리스 조각이 아니라 이전 문명인 에트루리아의 것이라고 결론지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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