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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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덩굴이라면 우선 외국 영화에 나오는 고풍스런 대학건물의 벽에 붙어 자라나는 아이비(ivy)를 생각케 합니다. 지성(知性)의 청년 남녀가 모여 인생과 세계의 철학을 논하는 광경을 가까이 지켜보며 자라나는 그 식물은 분명 식물 중에 가장 행복하리라고 여겨집니다. 오래 전부터 대학의 낭만을 느끼고 싶어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가까이 보고 싶어 하곤 했으니 아마도 지금쯤은 우리나라의 대학건물들도 상당히 많은 곳에 미국동부의 유서 깊은 대학들 못지않은 담쟁이덩굴을 벽에 기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시골 길 외따로 떨어진 화장실의 벽에도 덩굴이 자라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덩굴은 분명 자기가 붙어 자라나는 그 벽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바싹 붙어서 자라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식물은 어떤 벽(壁)이든 차별하지 않습니다. 외따로 서 있는 변소(便所)의 녹슨 쇠벽에도 아무런 불평 없이 붙어 자랍니다. 자신이 연모(戀慕)하는 건물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역할이 주어지든 자신이 동정(同情)하는 건물의 누추함을 가려주는 역할이 주어지든 담쟁이덩굴은 어느 건물의 벽에게도, 대지 위에 굳건히 솟아 자신을 수직으로 자라게 해주는 그 벽에 대한 사랑을 가꾸며 자라고 있습니다.
아무 벽이라도 좋습니다. 하늘을 향해 자랄 수 있도록 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2004년의 해당 사진과 챗지피티에 의한 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