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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통령 선거, 당선될 확률이 높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José Antonio Kast)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2 15:07:37

안토니오 카스트는 필자가 전날 포스팅 한 칠레에서 가장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인물로 "칠레의 트럼프" 라는 별칭에 걸맞게 남미를 대표하는 우파 계통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카스트는 바이에른 출신의 독일계 집안으로 그의 부친은 미하엘 카스트(Michael Kast, 1924~2014)로 나치 육군 장교 출신이다. 미하엘과 그의 집안은 나치 전범이지만 일개 장교였기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나치 전범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칠레로 망명해 산티아고 메트로폴리탄 주에 정착했다. 미하엘은 슬하에 자식 10명을 두었다. 그 중에서 4남이 안토니오 카스트다. 미하엘은 극우 정치사상을 주장하는 자였기에 자식들도 보수 성향으로 키웠으며 미하엘의 장남인 미겔 카스트(Migel Kast)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피노체트 정권 때 노동부 장관과 칠레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다. 카스트의 집안은 피노체트 정권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으며 안토니오 카스트는 1988년 칠레 국민투표에서 피노체트 정권의 8년 연장 안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덕택에 피노체트 집안과 매우 가까웠는데 피노체트는 카스트의 가족들을 틈만 나면 대통령궁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한다. 

Jose Antonio Kast, presidential candidate of the far-right Republican Party, votes in the presidential election, in Santiago, Chile, November 16, 2025. 출처 : REUTERS / Rodrigo Garrido


안토니오 카스트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1990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로펌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는 1996년부터 정치 전선에 뛰어들어 산티아고 내, 부인(Buin) 지역의 지방의원에 당선되어 지역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 산 베르나르도 30구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면서 국회에 진출했다. 그는 반공주의와 카톨릭 보수주의 및 경제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독립민주연합(Unión Demócrata Independiente) 당의 사무총장으로써 칠레 보수의 핵심인물로 자리 잡는다. 당시 칠레의 보수는 분열되어 있었는데 카톨릭 정통 보수와 리버럴리티들로 구성된 변종 보수로 나뉘어 있었다. 당시 리버럴 변종 보수들은 여성들의 성관계 시 피임과 동성결혼을 찬성했었는데 이에 정통 카톨릭 산티아고 추기경인 후안 이그나시오 곤잘레스 에라주리스(Juan Ignacio González Errázuriz)가 이를 적극 반대하여 정통 보수들을 동원해 시위에 나섰다. 이 때 안토니오는 그 시위에 선봉에 있었다. 이후 안토니오 카스트의 정치 활동에는 추기경, 주교 등을 비롯한 카톨릭 사제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안토니오 카스트는 자신의 기반을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 


카스트는 보수주의자로서 법과 질서, 자유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인물로 불법이민, 낙태, 동성결혼에 반대하며, 기혼 여성들에게만 사회적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칠레의 유럽적 유산과 국가통합을 수호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와 자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로 인해 그의 칠레 대통령 선거 당시, 보우소나루의 강력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사실 칠레는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브라질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국가지만 카스트의 보수주의 보우소나루의 브라질 우익 보수주의와 유사한 면이 많았다. 이후 2017년 8월 18일, 카스트는 카톨릭 사제들과 43,461명의 서명을 받아 선거관리국에 무소속 출마를 등록하게 된다. 이는 그가 2016년까지는 중도우파 보수정당인 독립민주연합 소속이었지만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혁신당(Renovación Nacional) 소속의 세바스티안 피녜라(Sebastián Piñera, 1949~2024) 대통령에 단일 후보 출마에 반대하여 탈당했고 그래서 무소속이 된 것이다. 사실 피녜라는 피노체트 정권을 비난한 진보좌파의 성향을 가졌지만 이후, 우익인사로 이념 세탁에 성공했고, 그로 인해 칠레 내 범보수권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안토니오 카스트는 피녜라의 이러한 철새 행위, 그리고 좌파 성향을 가진 피녜라에 대한 반발심이 있었던듯 싶다. 카스트는 반이민 정책을 주장했다. 그는 "더 적은 세금, 더 작은 정부, 친 생명(Impuestos más bajos, gobierno más pequeño, Pro-life)"을 슬로건에 내세워 선거를 주도했고 피노체트의 군사 정권에 대해 적극 옹호했다. 이와 같은 극우 성향의 선거 운동은 칠레 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피노체트 정권 이후, 피노체트 정권 치하에서 피노체트를 지지한 정치인들 상당수는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정치범들을 포함하여 노령 관련 질병을 가진 80세 이상의 죄수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는 칠레 보수를 자처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2017년 대선에서 2~3%대라는 여론조사를 뒤집고 523,213표를 얻어 7.93%를 득표하는데 성공했다. 그라고 결선투표에서는 세바스티안 피녜라를 지지했다. 피녜라를 싫어했던 카스트가 마음을 바꾸어 그를 지지한 이유는 좌파들이 집권하여 사회주의적인 성향의 국가로 칠레가 변모하는 것보다 피녜라가 낫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만큼 카스트는 철저히 보수우익성향으로 무장되어 있었다.


이후 카스트는 피녜라의 당선 이후, 볼리비아나 콜롬비아 갱단 및 카르텔들의 마약 밀매를 차단하기 위해 볼리비아와의 국경을 봉쇄하고 장벽을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 3월, 이키케의 아르투로 프라트 대학에서 특별 강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좌파 성향의 학생 시위대들이 강력히 반발하여 물리적인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8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지지했다. 그리고 그가 브라질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무소속인 자신의 틀을 깨고 2019년 6월 칠레 공화당(Partido Republicano)을 창당하여 본격적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과 함께 정치 세력의 공고화에 나서게 된다. 2019년 9월에는 파나마에 있던 그가 차린 회사들에게 송금한 금액을 신고하지 않은 비리 혐의로 기소되었다. 카스트는 이들 회사를 자신의 것임을 인정하면서 그의 여섯째 동생인 크리스티안 카스트(Cristianan kast)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라 언급했으며 칠레 시민들이 해외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를 옹호했다. 그는 2019년에 발생한 칠레 반정부 시위(2019 Chile Protest)는 정당한 사회 운동이 아닌 테러리스트들이 조직한 폭력 시위라며 이를 극렬히 반대했다. 


사실 당시 반 정부 시위는 칠레 정부와 산티아고 시청이 산티아고 지하철이 적자를 많이 본다는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30페소(한화로 약 5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최저 임금이나 그 이하를 받아 가난한 상황에서 비싼 지하철 요금을 더 올린다고 하니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시위가 심각한 폭력 시위로 변질이 되니 카스트는 이를 반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에 대한 지지여론이 다소 줄어들자 일부 시위대가 행사한 폭력에 반대하는 칠레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20년 칠레 헌법 개정에도 반대했지만 결국 개헌이 성사되자 조기총선이 치러졌다. 2021년 칠레 제헌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 보수정당 연합인 '칠레 바모스(Chile Vamos)'와 집권했을 때 연정 협약과 더불어 공동 후보를 내면서 좌파 정권의 의회 독식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당시 총선에서 전체적으로 좌파가 압승했기 때문에 이들은 20.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의석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기 때문에 과반의 좌파 정당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후 카스트는 주요 후보 중 한 명인 여성 보수 성향의 테레사 마리노비치(Teresa Marinovich)를 정당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했는데, 카스트 자신과 비슷한 성향이기 때문에 일부 중도우파들은 그녀에 대한 반대가 극심했지만, 마리노비치가 높은 득표율로 승리하였기 때문에 보수 정당으로써의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 2018년부터 카스트는 2021년 칠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것과 다르게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이 창당한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하게 된다. 카스트는 공화당과 기독보수당(Partido Conservador Cristiano)의 후보 명단을 제출하기 위해 정치 협약을 맺고 카톨릭 사회 전선(Frente Social Católico)을 결성했다. 카스트는 피노체트 정권 관련자들에 대한 사면을 요구했고 낙태를 금지할 것과 여성 및 성평등 관련부처를 폐지할 것, 그리고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및 늘어난 수감자들의 수용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교도소 증설 등을 제안했다. 그는 2021년 선거 운동 동안 "칠레를 위대한 나라로 만들자(Hacer de Chile un gran país)"는 슬로건을 사용했는데, 이는 후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일명 MAGA 슬로건과 비교되었다. 


이후 카스트는 바모스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바모스 후보가 된 세바스티안 시첼(Sebastián Sichel)은 선거 정국이 시작될 때만 해도 가장 지지율이 높은 보수우파 후보였지만 첫 TV 토론회 이후 카스트가 시첼을 비판한 내용들이 전파를 타, 보수우파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어 가브리엘 보리치 현 대통령과 2021년 11월 21일에 실시된 1차 투표에서 28%가량을 득표해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이처럼 카스트는 1차 투표 이후 카스트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을 포함한 칠레의 보수우파 정당과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국제적으로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아들인 에두아르도 보우소나루(Eduardo Bolsonaro) 의원과 함께 스페인의 극우 정당인 복스가 주도한, 이베로-아메리카의 좌파진영을 비난하는 문서인 마드리드 헌장에 서명하는 행보를 보이게 된다. 그리고 카스트는 2021년 대선을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로 규정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12월 19일 결선투표에서 44.13%를 득표하며 55.87%를 득표한 좌파 후보인 가브리엘 보리치에게 10%가 넘는 격차로 패배하여 낙선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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