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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키르기스스탄의 예민한 정국 : '법률 위반에 관한 법(О правонарушениях)'의 강화 (3부) - 사디르 자파로프의 사회 안정화 & 언론 및 사회 탄압의 양면성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2 15:09:53

키르기스스탄 국기를 보면 태양이 천산산맥 위로 떠오르며 키르기스스탄 땅을 따뜻한 빛으로 가득 채우는 형상이다. 천산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키르기스스탄의 정치적인 격변과 경제적 어려움을 참고 이겨낸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의 힘과 회복력을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그와 같은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빛이 있다고 믿는다. 중앙아시아 정치권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지 않는 나라가 키르기스스탄이고 자신들이 중앙아시아 자유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의 실상은 대통령이 독재만 안할 뿐이지, 시위가 잦고, 국민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혼돈과 혼란이 연이어 발생 중인데다, 정부가 이를 통제할 능력이 없어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를 통제하여 바로 잡고자 하는 정부의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미디어와 언론을 어느 정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작은 내륙국가다. 키르기스스탄의 면적인 199,951km²로 우리 대한민국보다 2배 크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주변의 국가들의 영토가 워낙 크다보니 타지키스탄과 더불어 중앙아시아에서는 소국(小國)에 들어간다. 타지키스탄도 면적이 143,099km²으로 대한민국보다 영토가 큰 나라다. 이처럼 작은 규모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키르기스탄의 언론 자유 수치를 본다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중에서 언론의 자유라는 측면으로 볼 때 매우 그 수치가 높은 편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에서 발표한 2024년 언론 자유 지수 순위에 의하면, 키르기스스탄은 일본(71위, PFI -64.37)에 이어 72위(PFI* -64.25)를 차지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이다. 해당 순위 차트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중 카자흐스탄은 122위(PFI - 48.28), 우즈베키스탄은 133위 (PFI - 45.74), 타지키스탄은 152위 (PFI - 40.26), 아제르바이잔은 154위 (PFI - 39.40)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언론의 자유 지수의 평가에서 높이 나오게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이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 결단력과 끈기의 성과로 여겨 진다. 그러나 그로 인한 혼란은 키르기스탄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장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가 정착하기까지 나타나는 양면성의 극명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키르기스스탄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언론의 자유를 향한 노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러한 자유 노력은 서방 NGO 단체들이 줄지어 유입되면서 그들의 지원으로 인해 철저히 길들여지면서 시작된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틀을 만들기 위해 채택된 것이 2005년 신헌법 제정이 그 시작점이라 볼 수 있는데 자유 민주주의를 포장하는 여러 리버럴적의 성격이 담긴 정책들이 나타났고, 이를 수용하는 측과, 수용하지 않는 측이 충돌하면서 오히려 이는 국민 분열을 가속화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같은 법 제정이 통과되면서 언론인과 미디어가 검열이나 정부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로 활용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법적인 보호가 있더라도 미디어가 완전히 자유로 가는 것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강력한 권력자들은 종종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비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더불어 언론인들은 매우 민감한 주제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인해 정보부에 의해 몰래 납치되다시피 구속되어 신체적인 폭행을 당하고 투옥되기도 하였다. 특히 반 정부 독립 언론인들은 여전히 감시받고 있는 상태에 있지만 언론의 자유를 위한 그들의 투쟁은 이들 언론들이 키르기스스탄을 떠나 유럽이나 미국으로 옮겨가 꾸준히 투쟁을 벌였기에 정부조차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르기스인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위를 조직해 개혁을 촉구함으로써 더 큰 자유를 위해 계속해 투쟁했다. 제2차 튤립폭동이 벌어지던 2010년에 바키예프 정부가 무너지고 정치 개혁의 시기가 도래하면서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보는듯 했다. 새로운 정부 하에 언론인들을 탄압으로부터 보호하고 정부 절차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했다. 이후에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언론의 자유에 대해 국가가 한 약속이 지켜지려면 한참이 지나야 했다.


키르기스스탄의 저명한 작가이자 외교관인 칭기즈 아이트마토프(Chingiz Aitmatov)는 언론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절대다수에게 전해지는 말은 힘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아이트마토프의 소설과 에쎄이에서는 종종 언론이 주는 자유의 중요성과 검열이 주는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가 사람의 자유이며 그것이 없이 우리는 운명의 바람에 떠다니는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고 했다. 아이트마토프와 수많은 키르기스인들에게 있어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인간의 알 권리로, 이는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권력을 가진 기득권 층들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정부와 다른 강력한 행위자들이 종종 반대 의견을 탄압하려는 사회에서 언론은 그들의 권력을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언론의 자유는 건전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것에 매우 필수적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과 대화를 촉진하며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를 갖는다. 언론 없이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체로서 번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르기스스탄의 언론 자유 달성 문제는 최우선 과제이지만 이는 현재 자파로프 대통령에 의해 조금씩 목소리가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의 자유는 밝은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하면서, 국가의 통치자들과 상류층들은 계속해서 언론의 견제 및 중립과 대치하고 있다. 특히 자파로프 또한  시민들의 혁명에 의해 집권했지만 이제는 시민들의 파워를 확인한 이상, 그 권력과 통제가 안 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키르기스스탄의 맹목적인 자유주의가 더 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인식한 자파로프 대통령은 우선 미디어 조작에 나섰다. 그를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칭송하는 글귀들이 소셜미디어와 단체 대화방을 통해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즉각 보편화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2024년 11월 17일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선거 3일 전, 수도 비슈케크 지역 지방의회 의원으로 출마한 키르기스스탄 사회민주당 대표와 부대표, 선거캠프 당직자 등이 경찰에 강제로 연행되는 일이 발생한다.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 즉 '투표 매수'였다.


물론 중앙아시아의 부정선거는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다. 그 정도 흔하고, 정치적으로 정적 제거를 위해 흔히 사용하는 네거티브다. 또 다른 도시에서는 구금과 체포에 더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쓰게 했다. 이같은 행위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지만 자파로프는 민주주의의 남발로 인한 혼란 대신, 국가와 통치의 안정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정부의 어용 언론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현 키르기스스탄은 이웃 국가인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호몬, 우즈베키스탄의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카자흐스탄의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의 노선을 밟을려 하고 있다. 그 노선을 밟느냐 아니면 민주주의의 혼란이라는 역설을 다시 선택하느냐는 이번 달 말, 총선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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