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9 〈필자의 글쓰는 목적〉
저는 현재 사회 속에서 생존을 위해
비교적 비중이 크지 않은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일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기능에 가까우나,
그 과정에 임할 때만큼은
성실함과 타인에게 이로움을 주고자 하는 태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한 이후,
남은 시간과 힘은 가정과 사회를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남는
매우 제한적인 에너지를 통해,
저는 글을 쓰고 사유를 이어가며
수행과 연구의 과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글들은 일반적으로
인간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추구되는
부귀나 명예, 혹은 성공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제 글은 때로
난해하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비논리적으로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글을 쓰는 목적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거나 어떠한 성취를 약속하며 타인을 설득하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하는 이들,
즉 자기 성찰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이들에게
작은 사유의 계기를 전하고자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입니다.
제가 인간을 바라보며 느끼는 특징 중 하나는,
인간이 본래 하나의 존재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자기애를 과도하게 신성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인간은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규정하거나,
선택된 위치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태도가
존재로서 지녀야 할 겸허함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스스로를 선민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가 지향하는 사유와 글의 방향은
일반적인 사회적 가치와는 다소 다른 결을 가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일부에게는 낯설거나
거부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글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그것은 성실한 연구와 행동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가능한 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사유하며,
그 사유를 정합적인 구조로 정리하려는 노력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저는 만물 간의 조화와 균형을 이해하고자 하며,
나아가 인간과 문명이
보다 이타적인 목적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방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개인과 문명 모두가
일정한 인내와 감내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단순한 이상이나 선언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유와 연구를 통해
하나의 설계적 전략으로 구체화해 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율여백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간과 구조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고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 조율의 과정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아직 이 모든 과정은
매우 미완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쓰는 글들은
완결된 결론이라기보다,
그 방향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기록된
사유의 흔적이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의 축적이
언젠가 개인과 사회, 나아가 문명에 있어
작은 조율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 조율여백, 이수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