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의 실력 없는 교수가 계속 정교수로 남아있는 이유는 두 가지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7 21:01:31

첫째는 사학연금이고 둘째는 확실한 명함이다. 

국제학계의 어느 한 포럼,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두 번째부터 얘기를 하자면 확실한 명함이 있어야 방송에도 출연해 인지도를 쌓을 수 있고 그 인지도를 이용해 개인 사업을 하든, 정치로 진출해 진정한 폴리페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라면 국회의원을 노리고 공천을 받던가 아니면 비례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확실한 연줄과 끈이 있어야 하는데 학연, 지연, 혈연이 통하는 대한민국에서는 폴리페서 교수들이 공부나 연구는 안하고 동향의, 혹은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 출신의 정치인을 만나며 인맥 쌓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학생들 강의는 부교수, 조교나 제법 학위과정에서 논문만 학생에게 시간강사를 주고 수시로 자리를 비운다. 


그러니 학업의 질이 높아질리가 없다. 레포트도 대충 쓰고 제출하고 마음에 들고 괜찮은 학생에게만 후한 학점을 준다. 이게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는건 여러분들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한국학계에 학을 띤 이유는 대학원 과정에서 지도교수가 학생을 지도할 줄도 모르고, 잘 지도하지도 않으면서 해당 전공분야 교수 중 자신과 친한 교수에게 지도를 부탁한다. 물론 본 지도교수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게 맞지만 그런 식이면 사실 그 학생은 더블 스토퍼(지도교수 2명) 체제로 나가기 때문에 학위 논문의 논조가 수시로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럴 경우, 논문 교정 봐주고 있는 조교나 동료는 극한 스트레스에 머리털이 다 빠지는거고 그들 본인도 공부할 시간이 없어지니 동반으로 질적 하락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요즘에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2010년대만 해도 그랬다. 


그러니 한 학생만 피해가 아니라 이게 그 지도교수 라인에 있는 전체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교수의 실력이 떨어져서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더 최악은 첫째 언급한 사학연금 얘기다. 사학연금 노리고 실력 없는 교수들이 나가질 않으니 학계가 정체된다. 즉, 선순환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후배 학자들이 교수가 되려고 해도 학교 정원 티오가 차서 정식 교수가 못 된다. 게다가 학계의 줄도 잘 서야 하고 지도교수가 실력 없어도 그에게 신망을 받아야 한다. 공부가 아닌 다른 쪽으로 말이다. 골프 라운딩을 같이 한다든지, 교수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이 무엇인지 빠르게 캐취하고 신임을 받으면 그래도 2~30% 나마 앞날이 보장될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난 후학들은 시간강사나 전전한다. 학교 티오가 없으니 공부만 한 후학들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다. 그리고 어쩌다가 부교수 정도 얻지만 정교수는 못 되고 혹시나 싶어 해외로 나갔다 오면 자리 생기겠지 하여 해외 유학을 선택한다. 그런데 유학갔다 돌아오면 여전히 자리가 없다. 유학 갔다 온 사이 누군가가 자리 꿰차고 있으면 그거야말로 빡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듯 그 자리를 위해 해외 유학 가는 것도 망설여진다. 


그러니 혹시나 학교 티오가 남을까봐 지방 대학, 특히 지잡대라 불리는 대학까지 돌아다니며 일생을 날린다. 한국이 세계적인 석학을 배출 못하고 노벨상을 잘 못 받는 이유는 대학과 학계 시스템이 썩었기 때문이다.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