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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지중해와 에게 해의 해적들 이야기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7 22:00:46

주요 문명이 인접한 지중해와 에게 해에서는 일찍부터 해적들이 창궐했다. 온갖 문명이 번성했던 지역답게 상선들이 많이 지나다니기에 해적질은 끊이지 않았다. 당대에는 항해술의 한계로 연안항해가 기본이었는데 그리스 반도가 워낙에 다도해다 보니 적당한 섬들 사이에 숨어 기다리면 알아서 상선이 다가오니 해적질이 줄어들 리가 없었다. 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보면 해적질하는 것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았고 해적이 아닌 사람들도 해적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등 여러모로 해적질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얼마나 해적질이 성행했는지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노예로 팔아먹으려고 한 해적들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고대 지중해와 에게해 일대를 휩쓸었던 해적선 석조, 출처 : 터키 안탈리아 고고학박물관에서 필자의 직접 촬영


페니키아인, 아시리아인 등 주요 문명들은 해적들을 당연히 소탕하려고 애썼지만 큰 성과는 없었고, 해적들이 하도 많아서 약 2500년전에는 해적 토벌과 해전이 구분되질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그리스 도시 국가들은 공격받으면 선전포고 없이 보복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해적들은 이 관습을 악용해서 자기들의 노략질을 이와 같은 보복행위로 주장하기도 했다. 로마 시대에도 해적들의 노략질은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노예와 약탈한 화물을 로마인들에게 팔기도 했으나, 점차 로마가 영토를 확장하면서 지중해의 해적들은 골칫거리가 되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젊은 시절 해적에게 포로로 잡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그 악명은 대단했다.


이에 로마 공화정은 폼페이우스에게 전 지중해의 해적들을 소탕하라 명령했고, 그가 사망한 뒤 아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는 옥타비아누스와 싸우기 위해 해적이 되었다. 그는 시칠리아 섬을 거점으로 이탈리아 해안을 약탈하고 성공적으로 봉쇄했으며, 패할 때까지 자신을 '바다의 통치자'라고 불렀으나 결국 진압되고 처형당한다. 지중해는 이렇게 로마의 대대적인 소탕으로 좀 잠잠해졌지만 페르시아 만은 아직도 안전하지 않아서 페르시아는 해적들과 끝없이 싸워야 했다. 일례로 샤푸르 왕은 '어깨의 제왕'이라 불렸는데, 자기가 붙잡은 해적의 어깨를 뚫어서 새끼줄로 꿰어버려서라고 한다.


그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젊은 시절에 킬리키아 해적에게 붙잡힌 스토리가 있다. 리비우스의 <로마사>에 의하면 카이사르가 젊은 시절에 그리스의 로도스 섬에 유학하러 가다가 킬리키아 해적들에게 붙잡했다. 해적들은 몸값으로 20탈렌트를 요구했다. 시오노 나나미가 저술한 <로마인 이야기>에 따르면 20탈렌트는 병사 4,300명의 1년치 봉급으로 서술했다. 그런데 이 거액의 몸값을 요구받고도 카이사르는 배짱을 부렸다. 그는 “네 놈들이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모양이군”하면서 스스로 몸값을 50탈렌트로 올렸다. 청년 카이사르가 담대하기도 했지만, 자기 과시욕도 있었던 것 같다.


카이사르는 하인에게 로마에 돌아가서 몸값을 마련해 오라고 하면서 해적소굴에서 그들과 함게 살았다. 그는 해적들에게 거만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자려고 하는데 해적들이 떠들면 조용히 하라고 명령하고, 해적들이 무술 훈련이나 오락을 할 경우 함께 놀면서 기량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해적들이 건방지게 굴면, “네놈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오히려 위협했다고 한다. 하인이 돈을 마련해 오자 그는 38일만에 풀려났다. 하지만 그는 바로 로마로 돌아가거나 로도스 섬으로 공부하러 가지 않고 근처 밀레투스에 가서 배를 빌리고 선원을 모집했다. 


카이사르는 해적선을 찾아 다니며 자신을 포로로 만든 해적들을 사로 잡았다. 물론 그가 지불한 50탈렌트도 찾았을 것이다. 그는 그 해적들을 모두 교수형에 처했다. 포로생활을 할 때 말한 것이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처럼 로마 시대 당시의 해적들의 주 약탈품은 사람(노예), 포도주, 올리브유, 밀이었다. 로마는 수많은 정복전쟁을 통해 노예를 많이 확보한지라 해적들의 사람을 붙잡아 와서 노예로 파는 행위 역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들이 주로 활동한 해역은 해안선이 복잡한 마케도니아와 킬리키아 일대였다. 영화 <벤허>에서 주인공이 속한 아리우스 제독의 함대를 공격한것도 바로 마케도니아의 해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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