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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인들의 문화와 일상 생활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8 20:36:58

나는 현지인이 이용하는 터키 시장에 들러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상을 관찰하면서 꾸준히 메모한다.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과 문화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터키 동부 지방의 중소도시들은 보통 1주일에 두 번 대형 야외 시장을 연다. 수백, 수천 개의 좌판과 행상이 몰려오면서 북새통을 이룬다. 나는 사람 사는 냄새와 현지 분위기도 익힐 겸 항상 들르는 곳이 그런 서민들이 살아 숨쉬는 시장이다. 나는 가능하면 시장 사람들의 삶 자체에 들어가 면밀히 파악하며 살펴본다. 그리고 구석진 시장 골목에 자리 잡고 차 한 잔하면서 현지인들의 대화를 들어본다. 서로 간에 느끼는 바는 다르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메르신 아타튀르크 광장의 터키 시민들, 출처 : 필자의 터키 메르신에서 직접 촬영


나만의 방식이지만 나는 시장에 갈 때마다 좌판 음식을 파는 주인에게 차이 한 잔을 나누며 인사를 하고 그들과 대화 및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특히 터키 동부 지역은 아시아인이 드물기 때문에 주변의 행상들도 말을 걸며 몰려온다. 차이 한 잔을 나누면서 얘기도 나누고 삶의 공기도 읽는다. 터키인 대부분이 나에게 던지는 고정 질문은 아직도 북한과 대립 중이냐? 이다. 터키인의 정서는 1970년대 한국과 비슷하다. 작은 뭔가를 선물로 받으면 곧바로 보답하려 한다. 온갖 물품들을 선물로 안겨주기 때문이다. 차이 한 잔으로 맺어진 인간관계지만 깊고 넓으며 따뜻하다.


터키 인구의 대다수는 이슬람 신자이다 보니 신기한 현상들이 여기 저기 눈에 보인다. 예를 들자면, 술 문화가 있는 나라들에는 전통 술이 있는 반면에 국민의 다수가 무슬림인 나라에서는 전통 술이라는 개념이 없다. 특히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술 판매조차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터키에는 라크(Rakı)라는 전통 술이 있다. 오스만 제국이 예전에 다스렸던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라크는 터키뿐만 아니라 그리스, 이란, 발칸 반도에도 자주 소비되는 음료이다. 아니스 향이 나는 증류주인 라크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단 맛이 나지 않는다. 라크를 마실 거라면, 특히 해산물 요리가 최고이다. 터키 국민을 보면, 술을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 일주일에 몇 번씩 저녁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술을 안 먹는 사람들이 무엇을 마시고 즐기는 것인가? 바로 홍차이다. 오늘날 한국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티백에 끊인 물을 넣어서 만든 차를 터키 사람들은 차로 취급을 안 한다. 터키 사람들은 차를 터키 양식 기구들을 통해 우려내는 특별한 방식으로 만든다. 그리고 차를 위한 잔이 따로 있으며, 찻잔이 아닌 잔으로 마시는 것도 차에게 예의 없는 태도로 여겨진다. 차 만드는 방법과 마시는 것이 까다로운데도, 터키 사람들은 매일 적어도 5잔은 마신다. 지금 현재 전 세계 차의 생산력을 보면, 터키는 5위이지만, 이 생산의 최종적인 목적은 4위 스리랑카나 3위 케냐처럼 수출이 아니고 1위 중국과 2위 인도처럼 자국에서 마시려고 생산하고 있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멸망하고 더 이상 "한 제국의 신민"이라는 정체성이 적용되지 않게 되자 터키인들 본인부터 새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나서면서 단순히 투르크라는 분류에서 벗어난 터키인만의 정체성이 생겼다. 현대 공화국 터키로 들어와서 민족 국가 터키의 민족적 정체성을 새로 재창조하고 의도적으로 오스만투르크 문화의 다국적인 색채를 빼느라 이제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기나긴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실질적으로 그리스와 터키는 비잔틴 제국과 투르크족의 아나톨리아 대이동 이후 비잔틴~오스만투르크 제국으로 내려오는 동일하고 서로 공유하는 문명에서 나왔다. 오히려 그만큼 서로 유사하고, 많은 역사를 같이 했음에도 차이점 또한 명확하고, 19세기 민족주의의 광풍과 20세기 제국 해체와 전체주의의 시절을 겪으며 단절 또한 과격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악감정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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