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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내 무슬림 집단, 로힝야족 이야기
  • 알렉세이정
  • 등록 2026-04-19 21:57:44

로힝야 집단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의 북부 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있는 소수민족이리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약 250만 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로힝야들은 방글라데시에서 건너온 인도-아리아인 계통의 사람들이며 주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로 정확한 이슬람 계통으로는 수니파에 들어간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미얀마의 마웅다우, 부티다웅, 아캬브, 라테다웅, 캬우크타우를 중심으로 집단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얀마 이 외에도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에도 살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에도 이주해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의 극단적인 탄압을 피해 망명한 인원들이 주류로 보여 진다. UN에서 난민과 소수 민족 문제에 정통하다고 알려져 있는 현임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사무총장은 로힝야를 지칭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The most persecuted people in the world today)"이라고 표현했다. 

미얀마 라카인주의 로항야 난민들,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세계에서 가장 박해 받는 민족은 로힝야와 더불어 쿠르드족, 팔레스타인 민족으로 볼 수 있는데 공통점은 팔레스타인 파타가 지배하고 있는 요르단 강 서안을 제외하고는 나라가 없는 무국적자들이라는 것에 있다. 물론 쿠르드족의 경우, 일부 터키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자들은 터키 국적을 가진 경우가 있지만 터키와 이란, 시리아, 이라크에 저항하는 자들은 대개 무국적자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로힝야의 경우, 방글라데시나 미얀마 등에도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미얀마인들 대부분 주류 민족인 버마족은 물론이고 카렌족, 샨족, 카친족, 몬족, 아라칸족 등 여타 소수민족들조차도 로힝야족을 그다지 좋지 않게 여긴다. 버마족과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미얀마의 소수민족들도 로힝야족은 탄압의 대상으로 여기고 다른 미얀마 내 소수민족들과는 동맹을 맺지만 로힝야와는 절대로 동맹을 맺지 않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더구나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하는 민족들인 것이다. 

다만 미얀마 내전 과정에서 로힝야 세력을 이용하기 위해 반군이나 정부가 로힝야에게 여러 당근을 제시한 사례들도 있다. 이는 로힝야족의 인구도 줄이고, 이들을 적극 이용한 뒤, 필요가 없으니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에 로힝야족도 모두가 적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이들과 저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로만 남지 않고 보복 공격도 자행하고 있다. 따라서 미얀마의 로힝야 문제는 여러 민족들의 입장과 이해타산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그 해결이 쉽지 않다. 이는 미얀마의 국내 사정과 맞물려 있는데 미얀마는 130개가 넘는 종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주요 종교는 불교를 믿는 버마족이 다수이기 때문에 불교를 신봉하고 있지만, 이슬람교, 샤머니즘, 기타 힌두교 등 다른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민족들을 인정하는 미얀마는 유독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에 대해서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으며, ‘로힝야족’이라는 용어 자체도 거부했다. 미얀마는 이들을 자국에 불법 입국한 벵골족, 방글라데시인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방글라데시조차도 이들을 벵골인이자 방글라데시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글라데시의 입장으로 본다면 로힝야의 출처가 반드시 벵골인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사실, 로힝야의 출처로 본다면 순수 벵골인이라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는 19세기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당시, 미얀마까지 통합하여 영국령 인도를 완성하고 인도 각지에서 저항하던 종족들을 벵골인들과 함께 마구 뒤섞어 미얀마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힝야는 그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그 뿌리를 단정 짓기 힘들다. 워낙 뒤섞어 놓은 상태인데다 벵골인이 다수이긴 하지만 인도 각지의 민족들과 혼혈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인공적인 씨-부족의 결합체이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이들이 로힝야족의 조상들, 즉 방글라데시인들이기 때문에 소수민족이 아니라 미얀마에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는 이주자일 뿐이라는 입장이라 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게다가 군부에 저항하던 미얀마인들도 로힝야인의 인권이나 이들의 처우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 저기서 미움받는 민족인 로힝야는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만들어낸 비극의 씨앗이다.

인도권 국가와 미얀마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미얀마에서 나름대로 공존하던 로힝야족이 탄압의 표적이 된 것은 1962년 네 윈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이다. 불교식 사회주의를 내세운 네 윈 군사 정권은 로힝야족이 영국 식민 시대의 잔재라고 주장했다. 실제 로힝야족은 영국 식민 시대에 영국 총독부로부터 많은 우대를 받았다. 이들이 우대를 받은 이유는 당연히 미얀마 내 대 영국에 대한 저항 세력을 무마시키고 대부분의 불교도들로 이루어진 버마인들을 분열시키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힌두교의 인도인들과 무슬림들을 미얀마 불교도들 사이에 섞어 놓아야 했는데 미얀마의 대영제국 식민지 기간 동안 이들 간의 잦은 싸움과 내전이 벌어졌고, 영국 총독부는 무슬림인 로힝야인들을 지배 서열 2위로 올려 놓으며 미얀마 불교도들을 탄압하게 했다. 이 때 영국 총독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로힝야인들은 미얀마 불교도들을, 주류 민족인 버마족 뿐 아니라 카렌족, 샨족, 카친족, 몬족, 아라칸족 등의 소수민족들도 닥치는데로 학살했는데 영국이 식민지배를 끝내고 물러가자 로힝야인들을 지탱하던 배경이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들이, 로힝야에 대한 미얀마 내 주류 민족과 소수민족들이 갖고 있던 악감정에 네 윈 정권이 불을 붙였던 셈이다. 어쩌고 보면, 영국 총독부의 지배층에 붙어 미얀마인들을 학대했던 것에 대한 업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서로 간의 용서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 싶다. 실제 로힝야들은 교육과 취업이 제한되고, 주거 이동 등의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가 박탈된 채 라카인 지역에서 빈민들로 살아가고 있다. 더불어 2012년에는 로힝야족 남성이 미얀마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교 승려들을 중심으로 한 미얀마인들이 이들의 거주지를 습격해 유혈충돌로 비화되었다. 지속되는 탄압으로 인해 로힝야인들은 스스로 뭉쳐 미얀마의 소수민족들과 주류 민족인 버마족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을 조직하여 각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테러에 나섰다. 이들 무장조직들은 종종 관공서를 습격하고, 정부군이나 현지 주민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으며 미얀마 정부군은 번번이 토벌 작전에 나서게 되면서 라카인 주 일대는 정정이 매우 불안한 상태에 있다.

그러다가 2017년 8월 25일에 대참사가 발생하고 만다. 이는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이 라카인 주의 미얀마 경찰 초소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미얀마 정부는 즉각 대 테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라카인 주에 전례 없는 대규모 토벌 작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미얀마 군은 무장 조직 토벌에 그치지 않고, 민간 로힝야족들이 거주하는 집을 방화했으며 살인과 폭행, 강간 등 인권 유린 행위를 자행했다. 당시 국제 인권 단체 ‘국경 없는 의사회’의 보고에 의하면, 8월 25일부터 9월 24일까지 사망한 로힝야족이 최소한 9,000명이 넘는다고 하였다. 살아남은 로힝야인들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미얀마 군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와 인도, 태국 등 이웃 국가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2017년 이후 라카인 주를 떠난 로힝야족은 7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제 사회에서는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을 말살하려는 이른바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당시 미얀마 정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던 아웅산 수지가 국가를 이끌고 있었다.

아웅산 수지 또한 로힝야족이라는 용어 사용을 거부하고 미얀마 군의 행동을 정당방위의 일환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암묵적 동의 내지는 방관했다는 비판이 일어났고 결국 아웅산 수지의 노벨평화상은 박탈당하기에 이른다. 이후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간 정부가 전복되고, 군부가 들어섰다. 아웅산 수지는 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있으며 지금 미얀마를 이끌고 있는 쿠데타의 주역인 민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 또한 다른 것은 몰라도 로힝야에 대해 일소를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어 로힝야에 대한 차별과 탄압은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민아웅 흘라잉 또한 2017년 라카인 주 진압을 지휘한 인물 가운데 1명이기에 로힝야에 대한 극도의 적개감을 갖고 있다. 현재 UN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에는 로힝야족 학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소송이 제기되어 있지만 이는 하나 마나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좀더 근본적인 것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그 원인을 제공했던 영국이 나서서 사과하고 로힝야인에 대한 처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무장 세력의 테러는 그들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로힝야를 벼랑 끝에 몰아넣은 세력은 누구이며 그렇게 만든 근원이 무엇인가에서부터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여태까지 숱한 악행을 저질렀던 식민 당국의 당사자 영국이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일지도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3월 21일,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탄압이 집단 학살에 해당한다고 공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친중으로 기울고 있으며 중국 일대일로의 발판이 되도록 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정치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기본적인 인권 문제를 거론해 미얀마 군부를 정치적으로 묶고 중국의 팽창을 경계한다는 것에서 로힝야 탄압을 언급한 것인데 정작 미국은 로힝야인들이 어떤 환경에 있는지, 혹은 이들의 인권 유린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중국과 밀착하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계와 압박에만 관심이 있다. 이처럼 국제 관계는 매우 냉혹하다. 그리고 인권(Human rights)은 국제 정치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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