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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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는 터키에서도 가장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요리를 자랑하는 미식의 도시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 터키 음식점에서 주력으로 내는 요리들도 대부분 가지안테프 요리일 정도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가지안테프의 향토 요리는 양고기를 주로 쓰며, 고기를 쓸 때도 뼈부터 내장, 기름까지 하나도 버리는 부위 없이 모두 요리에 쓰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섞인 향신료를 사용하는 다른 남동부 지방 요리들과 달리 대체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정도의 향신료 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 가지안테프의 명물, 가지캐밥에 들어가는 고기와 야채를 다진 소스, 출처 : 필자의 직접 촬영
예를 들면 같은 케밥을 만들 때도 가지와 함께 꼬치에 꿸 때는 단지 소금과 후추만으로 양념을 하고, 양파와 함께 꼬치에 꿸 때는 석류 농축액(Nar ekşisi)과 소금 만으로 간을 한다. 그리고 쿠민은 육고기 요리에만 사용하고, 민트는 닭고기 요리에만 사용하는 등 향신료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요리에 사과, 자두, 석류 같이 과일을 사용하는 것도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가지안테프만의 특징이다. 또한 가지안테프 요리만의 독특한 향을 내는 재료로 타르흔(Tarhın)이라는 유럽 쑥을 사용하는데 이 또한 가지안테프에서만 볼 수 있는 요리의 특징이다. 다른 지방과 달리 전통적으로 양파가 귀했던 지방이라 양파 대신 마늘을 퍼붓는다는 점은 한식과도 비슷해보인다.
가지안테프의 대표 케밥 요리라 할 수 있는 가지 캐밥(Patlıcan kebabı)은 반드시 가지안테프에서 먹어야 할 캐밥이다. 특히 토마토가 터키에 전해진 것은 19세기로 그 역사가 길지 않지만 과거 아나톨리아 남동부와 지중해, 에게 해, 마르마라 해 등지에서는 토마토를 아주 광범위하게 요리에 활용해왔다. 토마토 속에 다진 양고기를 채워 오븐에 조리한 '아디야만(Adiyaman)', 토마토와 석류 소스, 파슬리, 파프리카와 향신료를 섞은 샐러드 '에즈메(Ezme)', 토마토를 베이스로 양파, 마늘, 파프리카, 밥을 함께 조리한 가지안테프 지방 요리 '토마토 타바(Tomato Tava)'를 비롯해 라임에 재운 토마토, 토마토즙에 레몬과 설탕, 민트 등을 넣고 얼린 셔벗 등 달콤한 토마토 디저트도 다채롭게 나타난다.
카르느야륵(Karnıyarık)은 가지안테프의 향토 요리로 터키 서북지방 요리 이맘 바이을드(İmam bayıldı)와 비슷하지만 고기를 넣는다는 점과 맛이 맵다는 점에서 다르다. 다진 고기를 고추, 양파 등과 함께 볶아 소를 만들고 그것을 가지에 채우고 쪄서 만든다. 가지안테프 현지에서는 사투리로 가르느야륵(Garnıyarık) 혹은 므흐슈(Mıhşı)라고 부르기도 한다. 카박 오투르트마스(Kabak Oturtması)는 속을 도려내고 잘 말린 호박 속에 양파와 고기를 주 재료로 한 속을 채워서 푹 삶은 요리로 가지안테프의 향토 요리이다. 파틀르잔 돌마스(Patlıcan dolması)처럼 말린 호박을 쓰는 건 가지안테프 특유의 풍습으로 보인다. 생호박으로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만큼 물을 적게 넣어야 한다고 한다.
파틀르잔 돌마(Patlıcan dolması) 또한 가지안테프에서 유래한 전통 요리로. 가지안테프의 향토 요리지만 현재는 터키 남동부 지방 전체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요리로 공 모양의 작은 가지의 속을 파내서 오랫동안 말려 보관하는 것을 끓는 물에 끓여서 불린 다음 다진 양고기와 마늘, 매운맛이 나는 살차, 후추, 타르흔(tarhın)이라 불리는 쑥향 비슷한 향기가 나는 향신료 등을 넣은 속을 가지에 채운 다음 삶아서 익힌 요리이다. 전통적으로 가지안테프식 파틀르잔 돌마에는 고기만 넣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쌀을 채우기도 한다. 끓일 때 석류 농축액(Nar ekşisi)을 넣어 약간의 신맛을 더하는데, 석류 농축액을 넣어 음식에 감칠맛을 내는 것은 터키 남동부 지방 요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말흐탈르 쾨프테(Malhıtalı Köfte) 또한 가지안테프에서 유래한 요리이다. 고기가 들어있지 않고 렌틸(렌즈콩)이라는 작고 둥글납작한 콩과 통밀을 주 재료로 양파, 실파, 매운 고춧가루 등을 넣고 반죽해서 만든다. 굉장히 맵게 만드는 게 일반적이고, 다른 지방에서도 널리 먹지만 가지안테프가 원조다. 다른 지방에서는 메르지멕 쾨프테라고 부르지만, 가지안테프에서는 렌틸(Mercimek)의 현지 사투리인 말흐타(Malhıta)라고 부른다. 역시 터키에서도 음식하면 가지안테프, 음식의 본 고장이라 불리며 음식에 한해서 "터키의 전라도"라고도 부른다. 다른건 몰라도 전라도 음식은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