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세계화의 물꼬 튼 '해의만(海義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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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8일 15시 20분 54초에 미얀마 사가잉 주에서 리히터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오늘 있었던 사가잉 대지진은 1948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가장 거대한 지진으로 나타나며 독립 이전, 미얀마의 역사까지 포함한다면 1912년에 발생한 리히터 규모 7.9의 메묘(Maymyo) 지진 이후, 무려 113년 만에 발생한 최대 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인해 미얀마 전역은 물론 1,000km 떨어진 인접 국가인 태국 방콕에서도 건물 붕괴가 일어나는 등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가잉 대지진의 진앙은 사가잉 주(州) 북서쪽 약 16km (10마일) 지점이며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 근교라 만달레이 일대에서도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런데 미얀마는 내륙부 동남아시아에서 지진 위험이 항상 경고되어 있던 국가였다. 물론 이렇게 할 지진이 많지 않았지만 인도 판, 순다 판, 소규모 판인 버마 판 사이에 위치해 있는 충돌 지대의 판이라 항상 대형 지진이 발생할 위험 경계선에 놓여 있었던 곳이다. 더불어 방글라데시 쪽으로는 인도판이 들어가는 수렴 경계인 아라칸(Arakan) 해곡이 위치해 있으며, 여기에서 동쪽의 미얀마 내륙으로는 버마 판과 순다 판이 충돌하는 판의 경계가 있다.

2025년 3월 28일 미얀마 중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7.7의 대강진으로 인해 제2의 도시 만달레이(Mandalay) 시내의 건물이 처참하게 붕괴한 현장, 출처 : SBS 뉴스
이 지역의 판의 경계를 사가잉 주가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사가잉 단층(Sagaing fault)"이라고 불렀다. 더불어 쪽의 버마 판은 동쪽으로, 순다 판은 남쪽으로 이어지는 주향 이동 단층으로 언제든 충돌할 위험이 있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남동쪽 해역에서부터 거의 정북쪽으로 올라오는 이 단층은 미얀마 북쪽 인도와의 국경 근방까지 이어지며 총 길이는 무려 1,200km에 달한다. 그런데 이 단층에서는 많은 수의 강한 지진이 연달아 발생한 역사적 기록들이 있다. 이 단층에서 최대 지진은 1839년 3월 23일 발생한 아바(Ava) 지진으로 손꼽힌다. 당시 아바 지진의 리히터 규모는 8.1~8.3으로 추정되며, 미얀마 역사상 내륙 지진으로는 최대의 지진으로 그 피해는 인근 태국, 인도, 네팔에 영향을 미쳤고, 방글라데시에는 그 여파로 엄청난 해일이 발생해 다카 시의 3분의 2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를 입었었다. 이후에도 수많은 지진이 발생했으며 20세기 들어 1912년 메묘 지진이 일어난 이후, 44년 만인 1956년, 사가잉 일대에서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1956년에 발생한 지진이 묘하게도 70년 후에, 같은 사가잉 일대에서 다시 발생했다.
만달레이 남서쪽에서 사가잉과 만달레이를 잇는 사가잉 대교(Sagaing Bridge)가 붕괴되었으며 미얀마 3대 불교 성지 중 하나 마하무니(Mahamuni) 사원과 탑이 붕괴되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인명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어 현재 사상자 900명에 육박하고 있고, 미얀마의 인구밀집도 및 각종 현상들을 볼 때 최소 3만 명 이상의 희생자들이 생기고 10만 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정은 네피도, 사가잉, 만달레이, 바고, 마궤, 샨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웃 국가 태국도 마찬가지로 방콕에 공사 중이던 30층 높이의 빌딩이 무너져 인부 수십여명이 매몰되었으며 식당과 상점이 들어선 방콕 시내 건물이 흔들리고, 고층 호텔의 옥상 수영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러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또한,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중국 서남부 운남성에서도 진동이 감지되었다고 한다. 운남성 일부 지역에서도 건물이 부서지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베트남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는데 남부 호치민 1군과 11군, 푸뉴언(Phu Nhuan) 군과 7군 등 고층 빌딩에 거주 중인 많은 주민들이 집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아래층으로 대피했다. 그리고 필자가 있는 하노이에도 약간의 진동이 감지되었다.
이와 같은 대지진으로 인해 내륙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지진의 위험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처럼 휘청거리는 이유가 뭘까? 동남아시아의 지형은 전체적으로 보면,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가 동쪽과 동남쪽으로 뻗어나가 대륙부에서는 많은 산악과 하천 저지대의 기복이 심한 지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도서부에서는 말레이 반도 및 인도네시아 군도를 형성하고 계속 동쪽으로 나가 환태평양 조산대와 만나면서 필리핀 열도를 만들어 놓은 형국에 있다. 이러한 지각 구조로 보면, 인도-호주 판(Indo-Australian Plate)과 필리핀 판(Philippine Plate)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도-호주 판은 대륙의 히말라야 및 티베트 고원에서 남쪽으로 인도와 미얀마 사이로 뻗어 내려오는 산맥들, 안다만(Andaman) 제도 및 니코바르(Nicobar)제도, 수마트라 섬에서 말루쿠(Maluku) 제도까지의 인도네시아 군도를 말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 판(Philippine Plate)은 필리핀 열도부터 일본 열도를 거쳐 캄차카 반도까지의 환태평양 조산대의 불의 고리를 형성한다. 이 두 개의 판, 플레이트들이 만나는 지역 및 해역에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오래 전부터 일어나고 있었다.
미얀마에서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자바, 말루쿠 등을 거쳐 필리핀 루손 섬까지 활 같이 생긴 모양을 이루는 지역은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지진대 및 화산대의 일부를 이루는 지역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인도양 및 남중국해 일대의 지역은 화산과 지진 등이 빈번한 곳이지만 그에 비해 내륙부 동남아시아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는 화산과 지진 같은 자연 재해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인도양 및 남중국해 일대의 지역 및 싱가포르 등은 본래 지진으로부터 견딜 수 있는 빌딩들과 가옥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싱가포르, 자카르타, 마닐라 등, 대도시들의 고층빌딩 마천루들은 지진으로부터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내륙부 동남아시아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는 내진 설계가 취약한 편이다. 대형 지진과 화산 활동 등이 많지 않다보니 내진 설계를 무시하고 지은 가옥들이 많은 것이다. 게다가 고층빌딩 마천루 또한 내진 설계가 부실해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필자가 있는 베트남의 경우, 정말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오래된 옛 건물 및 아파트들과, 높은 습도로 인한 곰팡이들 및 철골의 부식이 심하고, 내진을 장담하기 어려운 고층빌딩들은 강풍이 불면 흔들거리는 면 또한 있어 불안한 입장이다. 게다가 지하에는 본래 늪지대였던 곳들이 많아 지반 자체가 형편 없는 곳이 많다. 즉, 연못 같은 물들이 지하에 흘러들어가 땅 속 깊이 들어온 건물의 지축을 파먹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불안한 지반 때문에 하노이와 호치민은 지하철이 아닌 지상철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 도시 곳곳에 웅덩이와 호수, 저수지 같은 곳이 많은데 대개 예전에 늪지 및 습지였던 곳이 많아 도시를 개발하면서 그곳에 물들이 한 곳에 모여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들이다. 그런 지반 위에 세워진 고층 건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고 지반은 계속 침하된다. 그런 사정인데도 하노이와 호치민에서는 계속 고층건물 마천루들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베트남 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국 방콕이나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캄보디아의 프놈펜과 같은 도시도 마찬가지로 지반이 불안정하며 내진 또한 형편없이 부실하다.
미얀마에서 진도 7.7의 강진 때문에 이웃 나라 태국 방콕의 고층건물이 그 영향으로 무너지고 호치민의 고층빌딩들도 흔들렸다는 것은 그 취약성을 반영한다. 얼마나 불안한 지반 위에 형편 없는 내진으로 건설 되었으면 진앙지에서 1,000km가 넘는 지역의 건물들까지 그 영향을 받을까? 만약에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리히터 규모 진도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특히 베트남은 1893년과 1939년 서북부 디엔비엔푸 지역에서 초대형 지진 피해를 당한 바 있는데 이 때 리히터 규모 6.8, 6.75 였다. 또 호치민 시와 인접한 남부 지역에서도 1923년에 규모 6.3의 지진이 대륙붕 해역에서 발생한 바 있다. 만약 이 지진이 도심이나 산업지역에서 발생했다면 피해 규모는 엄청났을 것이다. 아시아 지진협회(AEA)에서도 2011년 하노이, 호치민, 바리아-붕따우 성 등 세 곳이 리히터 규모 5.0∼7.0의 대형 지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베트남은 지진대에 속해 있지 않지만 대형 지진과 쓰나미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해야 할 것은 최첨단 지진 탐지 장비를 갖추고 지진과 쓰나미에 대응한 조기 경보 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고층건물 내진설계에 대한 법안을 발의해, 엄격하게 감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