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의 농어 요리, 출처 : 필자의 직접 촬영
터키 사람들은 해산물을 그리 즐겨먹지 않는다. 바다에 접해 있음에도 바닷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면 생선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물고기 요리를 먹지않던 유목민족의 문화가 남아있는 것이다. 터키에서도 해산물을 즐겨먹는 지역은 과거 그리스인들이 많이 살았던 흑해, 지중해, 그리고 이스탄불 정도다. 동부 쪽은 잘 먹지도 않거니와 구하기도 워낙 어려워서 여길 여행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물고기를 먹고 싶어도 터키 동부에선 도무지 구할 수 없어 죽을 맛이었다고 수필로 쓸 정도였다.
그런데 같이 간 지인은 터키 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대조적이었다고 한다. 터키 요리의 전성기는 역시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대일 것이다. 이 시기 터키 요리는 제국 내 거주하던 민족들의 다양한 조리법을 흡수했는데, 가령 페르시아인으로부터는 향신료와 세련된 조리법을, 그리스인으로부터는 다양한 야채 요리와 생선 요리법을, 그리고 아랍인으로부터는 과자 만드는 법을 흡수했다. 18세기 이후로는 파디샤를 중심으로 서양문물 개화를 통해 프랑스 요리의 영향도 받게 되어 화려한 장식을 더해지며 한층 화려해졌다.
특히 터키 측 흑해에 오면 생선요리가 진리다. 흑해는 에게 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인들이 많이 살던 바닷가지만, 날씨가 지중해와는 다르기에 다른 방향으로 음식이 발달했다. 흑해 지역은 사람들이 대부분 농부인데다가 날씨가 추워 밀 농사도 잘 되지 않는 지역인데, 그 때문에 옥수수 요리와 감자 요리가 많이 발달했다. 전통적인 흑해 요리집에 가보면 다른 식당에서 흔히 나오는 빵 대신 옥수수빵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동네에서는 피데(Pide)가 가장 유명하고, 트라브존(Trabzon)의 함시라는 생선을 튀긴 요리도 인기 있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구수하면서도 밋밋한 편으로, 터키에서 가장 간이 담백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함시는 멸치의 사촌뻘인 생선으로 흑해 지방에서 상당히 많이 잡히는 생선이다. 종종 터키 관련 책자나 여행자들 블로그에선 멸치라고 쓰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생김새가 좀 크기는 하지만 멸치와 모양도 맛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날은 농어구이가 나왔다. 소금을 사용한 농어구이인 투즈다 발르크(Tuzda Ballkı)는 식탁에 내어 놓는 과정이 특이하다. 수레에 하얀색의 소금이 덮인 정체불명의 음식이 나온다.
여기에 알코올을 붇더니 불을 붙인다. 음식에 장난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에 내가 봤을 때 불이 꺼지면 직원이 망치를 가져와 굳은 소금을 깬다. 소금을 살살 걷어내면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뽀얀 자태를 드러낸 농어가 등장한다. 주방에서 다 익혀서 나온 것으로 불쇼는 쇼에 가깝지만 눈이 즐거워 혀까지 기대되게 만든다. 농어를 포크 두 개만 사용해 살을 발라 접시에 내놓는다. 여기에 구운 야채를 곁들인다. 소스를 발라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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