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르기스스탄 천산산맥, 출처 : 필자의 직접 촬영
이 설은 곽말약(郭沫若)이 <이백과 두보>에 있는 쇄엽(碎葉)이라는 지명에서 제기한 것이다. 당시 쇄엽은 당나라 때 두 군데가 있었는데, 하나는 중앙아시아의 쇄엽이고, 다른 하나는 언기(焉耆)의 쇄엽이라는 것이다. 언기국(焉耆國)이 한나라 이후 멸망했는데 당나라 고종 당시 돌궐을 막기 위해 성이 다시 재건되는데, <비문>에서는 이태백이 태어난 때가 수나라 말기라고 표시하고 있으므로, 이태백의 출생지는 중앙아시아 쇄엽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곽말약의 이 주장은 일부 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여러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표적으로 여서성(余恕誠)의 <이백이 중앙아시아 쇄엽에서 출생하였다는 또 하나의 확증>, 주방(朱方)의 <당대 '조지'위치의 의문>, 주춘생(周春生)의 <이백과 쇄엽>, 진화신(陳化新)의 <이백이 중앙아시아 쇄엽에서 출행하였다는 설>, 은맹륜(殷孟倫)의 <당대쇄엽성의 지리위치 시론>등이 나타나 모두 이태백은 중앙아시아 쇄엽에서 출생하였다는 설에 찬성했다.
어떤 학자들은 이 설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하여 약간의 수정을 가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강한논단> 1981년 제1기에 발표한 경원서(耿元瑞)의 <이백가세문제곽설변의>에서는 곽말약이 얘기한 조지의 지리가 부정확하다는 것 이외에 쇄엽성의 지리는 당시 소련 토크마크의 서쪽 푸롱지의 동쪽인 칸트라고 하였다.
이후에 출판된 일부 이백에 대한 연구저작, 문학사저작에서도 줄줄이 이 설을 채택하였다. 예를 들어, 왕운희(王運熙), 이보균(李寶均)의 <이백>, 유억훤(劉憶萱), 관사광(管士光)의 <이백신론>, 교상종(喬象鍾), 진철민(陳鐵民)이 주편한 <당대문학사>등이 그것이다. 악베쉼은 당나라 때 쇄엽(碎葉)이라 불렀다. 수야브라고도 불렀다. 수, 당나라는 왜 이곳을 쇄엽(碎葉)이라고 했을까? ‘물가의 도시’라는 뜻의 페르시아어 Suy-ab의 음차자일 가능성이 있다. 아마 수많은 소그드인들이 장안에서 장사를 했기 때문에 나타난 페르시아어를 한자로 음차했다는 것이다.
다른 뜻으론 황성(皇城) 혹은 군영(軍營)을 뜻하는 당시 투르크어 Ordu와 도시라는 투르크어의 Kent 라는 뜻의 오르두켄트(Ordukent)라고도 불렸다. 그리고 흑거란(黑契丹, 카라키타이)에 의해 멸망할 때 Ak-Beshim 이라 했던 것이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서 현장은 쇄엽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쇄엽, 현장은 소엽(素葉)으로 기록했다. 서쪽으로 수십 개의 성이 있는데, 성마다 장(長, 우두머리)을 두었다. 명령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투르크(돌궐)에 예속돼 있다. 쇄엽에서 카산나국(Kasana or Kushane)에 이르기까지 토지는 소그드라 이름하여, 사람은 소그드인이라 한다. 문자, 언어도 그 명칭을 소그드 문자, 소그드어라고 일컫는다.”
쇄엽(碎葉), 세엽(細葉), 소엽(素葉) 등으로 표기된 Suyab은 suy와 ab이 결합된 합성어다. 연호탁 교수가 말하길 áp 또는 ab는 물(water)을 뜻하는 범어다. 범어로 江은 síndhu라고 한다. 페르시아어로 강은 daryâ 또는 daryāb이다. 물은 범어와 마찬가지로 ab이다. 티베트어로 물과 강은 chu / tsangpo, 호수는 tso라고 한다. 현지인들이 종카(Dzongkha)라고 하는 부탄어로 물과 강은 공히 ch(h)u다.
부탄어는 남부 티베트어로 분류되며 동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인도 시킴주의 주민들이 구사하는 시킴어(Sikkimese)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두 언어로의 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페르시아어의 영향을 받은 소그드어에서 물과 강은 ab이다. 카자흐어로 강은 제티수(Zhetysu: “seven rivers”)에서 보듯 수(su)라고 한다. 위구르어에서도 강이나 물을 su라고 한다. 신장 위구르 자치주에 속한 악수현(阿克苏, Aksu)은 ‘백수白水’(Ak ‘white’ + su ‘water’)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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