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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권모술수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 朴京範 소설가/철학수필가
  • 등록 2026-06-04 23:01:44
  • 삼국지는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고전 소설이다

한국의 三國志는 그 판본의 가짓수가 중국의 것보다 많을 것이다. 이토록 설명이 필요 없는 필독서인 삼국지도 한 때 邪惡한 權謀術數를 가르친다하여 有害書論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물론 곧바로 삼국지가 나쁘지 않다는 反論을 받아 有耶無耶되기는 했지만. 

하지만 아직도 삼국지의 해석을 두고는 意見이 紛紛하다. 

원전 그대로 삼국지의 유비를 좋게 조조를 나쁘게 나타내는 것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해석이라고 한다면 조조를 좋게 그리고 유비 쪽을 반드시 善으로는 그리지 않는 것을 진보적인 해석으로 본다. 심지어는 삼국지에서의 각종 ‘惡人’들도 그들이 소수민족이라서 차별받았을 뿐이라는 급진적인 해석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삼국지는 그 자체가 권선징악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문학에서 권선징악의 구도가 무너진 것은 서양근대문학에서부터일 뿐이다. 善人이 반드시 잘 되는 것도 아닌 悲劇의 대명사인 세익스피어의 문학에서도 惡人괴 善人의 區分은 있었다. 

삼국지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자의 속임수와 권모술수를 마치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이 본받고 따르라는 식의 삼국지해석은 분명 有害한 것이다. 오죽하면 “삼국지를 다 읽은 자와는 (교묘한 술수를 써서 당신을 속일 수 있으니) 사업거래를 하지 말라.”는 우스개까지 있는가. 

진정 고전을 존중한다면 본래 作者의 意圖대로 義人은 義人, 惡人은 惡人으로 인정하고 책에서 본받고자 하는 것은 義人의 행실로 그쳐야 한다. 오늘날의 改作者들로서도 진정 原典의 특정인물의 惡人設定이 불만스럽다면 그것을 과감히 폐기하고 (三國志演義를) 새로 써야 한다. 원작자의 意圖와 해석을 달리하면서 그 소설의 구도를 빌려오는 것은 創作人으로서 비겁한 짓이다. 

삼국지를 제대로 理解하지는 못하면서 삼국지로 돈을 벌자는 사람들만 많은 것이 한국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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